독선적 운영 규탄…“대표회장 사퇴해야”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변승우 이단 해제 후 영입, 기독자유당과 MOU, 총선 대비 253개 지역연합회 조직 결의, 뉴스앤조이·CBS 이단옹호·반기독교언론 규정이 모든 일이 전광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취임한 지 3개월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정교유착의 대명사가 된 한기총. 내년 4.15총선을 향해 막가파식 행보를 보였던 전광훈 대표회장이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17일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제30-9차 긴급임원회를 개최하고 기도회 및 포럼, 회원 징계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표회장의 전횡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등장하면서 끝내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한기총은 이날 논의된 안건 중에서 나라 사랑 6.25 기도회 건은 직무대행인 김운복 목사에게 위임하고 3회 기독교 지도자 포럼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본격적인 소란은 회원 징계와 관련된 안건을 다루면서부터 시작됐다. 윤리위원회의 보고가 끝나자 일부 임원들이 반발하면서 욕설과 고성이 오간 것이다

임원들 간에 이견이 발생하자 회원 간에 비방 및 허위사실유포와 전 세계가 이단으로 정죄한 프리메이슨과 관련한 제보로 인하여 K목사에 소환하여 조사한 후 임원회에 상정하기로 하다’, ‘K목사에 대하여 신천지 옹호 발언과 신천지와 관련성 조사를 위하여 소환 조사한 후 임원회에 상정하기로 하다항목은 조사 내용을 보강해 차기 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나머지 징계 안건 중에서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음주문화 척결을 위한 개혁의 일환으로 음주와 관련 제보가 있는 P목사 J목사와 제보자를 소환하여 조사한 후 임원회에 징계를 상정하기로 하다는 그대로 보고 받는 것으로 정리했다.

전광훈 대표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장신 측 홍계환 총회장과 이광원 총무에 대한 징계 안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전 대표회장이 해당 징계 안건을 기타 안건으로 처리하라고 문자메시지로 지시한 것이 알려져 일부 임원들이 절차적 하자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김운기 목사 한기총, 기독당 하급기관으로 전락했다

임원회는 전 대표회장의 독선적인 행보를 조목조목 지적하는 유인물이 배포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김운기 목사(한기총 언론위원장)지금의 한기총이 한심하다. 한기총의 법이 무너졌다한기총은 개교회가 아니라 연합단체다. 각 교단의 독자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교회의 사명을 따라 연합사역을 해야 하는데 어떤 개인 단체의 산하기관밖에 안 되는 인식이 되어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전광훈 대표회장은 한기총의 설립 목적을 무시하고 정관에 의한 규정과 절차를 위반하면서 살벌한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한기총을 자신의 정치 목적을 위한 기독당의 하급기관으로 만들고 일개 단체(청교도영성훈련원)의 산하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기총 회원들을 비하하는 대표회장의 태도도 지적했다. 김 목사는 “(전광훈 목사의) 생중계 유튜브 방송을 보면 한기총 가니 전부 다 XX기같은 놈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한기총 어른들이 가만히 계시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는 이런 회의 백날 해봐야 소용없다고 했다.

상임위원장 40명 중 10명 이상을 청교도영성훈련원 관계자로 임명한 점 임원회 결의 없이 특별위원회를 설치한 점 긴급임원회를 남발해 임의대로 안건을 처리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목사는 전광훈 대표회장은 스스로 내년 선거를 위해 130표를 확보했으니 연임은 물론 앞으로 10년은 한기총을 좌지우지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다. 장기집권 하겠다는 목적은 무엇인가라며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게 그저 긴급임원회를 한다고 통보 후에 안건들을 처리하는 형태로 임원들을 거수기로 만들었다. 부의된 안건 외에 대표회장이 하고 싶은 대로 처리했던 불법이 난무한 긴급임원회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의 정치 세력화를 위한 지나친 정치적 행보로 인해 한기총 30년 역사상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해산 청원을 하는 빌미를 줬다한기총을 일개 정치단체의 산하기관으로 전락시킨 전광훈 목사는 대표성을 상실하고 그 정체성을 크게 훼손시킨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회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광훈 목사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김 목사는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한편, 정부와 사회를 향해 곧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회복하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대표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발표를 했더니 언론위원장 해임시키고 제명한다고 문자로 통보했다문자만 보낸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임원회에서 결의하고, 실행위를 통과해서 총회까지 가야한다. (전광훈 목사가) 독선적으로, 독재적으로 하니깐 두고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인 한기총이 개인의 정치세력으로 변질되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다. 김 목사는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연합기관이지 정치집단이 아니라며 전광훈 목사 개인의 정치세력으로 한기총이 더 이상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전광훈 대표회장이 주도하는 일들에 대해서 다수 회원들이 원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 바로잡혀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며 “17일 날 발표는 시작에 불과하다. (한기총이) 다시 정상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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