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들, 사례비‧목회활동비‧퇴직금까지 교회로부터 수천억 받아
수천억 챙기면서도 아무런 반성 없어, 청빈과는 거리 먼 목사들
방인성 목사, "신앙의 내면과 외면의 균형 맞아야"

강연 중인 혜민 스님(출처=연합뉴스)
강연 중인 혜민 스님(출처=연합뉴스)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돈을 중점으로 놓으면 어떻게 느끼냐면, 항상 부족해. 안 채워져요. 돈은 자꾸 나를 남과 비교하게 해.쟤는 더 좋은 옷 입고 다니고, 쟤는 더 좋은 차 타고 다니고... 이러기 때문에 돈을 중심으로 놓으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어요"     -2014년 11월 혜민 스님 북콘서트 中-

 

평소 '돈에 대한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혜민 스님이 풀소유 논란에 휩싸였다.

혜민스님은 지난 7일 tvN ‘온앤오프’에 출연해 삼청동 자택을 공개했다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그는 평소 자신이 하던 말과 다르게 수십 억대의 자택과 차량 등을 소유하고 있었고, 이에 실망한 사람들은 '청빈을 강조하면서 자신은 과도하게 재산을 축적했다', '무소유가 아니라 풀소유다'라며 비판했다. 결국 혜민 스님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을 결정했다.

종교인의 돈 문제는 혜민 스님이나 불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종교에서 돈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다. 개신교도 예외가 아니다. 

목사들은 성도들에게 헌금할 것을 요구한다. 헌금은 '돈에 대한 훈련'이라며,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자신의 저서 ‘목사님, 십일조는 어떻게 드려야 할까요’라는 책에서 "월급생활자의 경우, 세금 등 각종 공제액을 제하지 않은 급여의 총액에서 드려야 한다". "예금이나 증권투자 등을 통해 생긴 이자소득은 불로소득이므로 십일조를 드려야 한다"는 등 십일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일부 목사들은 교회로부터 사례비나 목회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필요 이상의 돈을 챙기기도 한다. 

 

억대 연봉에 부동산까지, 부 축적 수단?

몇몇 대형교회 목사는 횡령 문제로 몇 차례 뉴스에 등장하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퇴직금 200억원 논란은 이미 교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파다하다. 조용기 목사는 2007년에 1억647만5천원을 십일조 명목으로 납부했다. 조 목사가 속해있던 기하성 총회는 교역자사례비 십일조를 3등분해 총회와 지방회, 교회에 각각 납부하도록 돼 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당시 조용기 목사 연봉은 31억9425만원으로 추정된다. 또 2018년 11월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차명의 부동산까지 소유한 것으로 보인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역시 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8년 PD수첩의 보도에 따르면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개인 명의로 경기도 하남시에 약 40억원 상당의 별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명성교회 성도 중 한 명은 “명절이나 생일에 김삼환 목사에게 2000~3000만원씩 줬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2019년 KBS의 보도에 따르면, 소망교회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곽선희 원로 목사에게 지급한 금액은 약 91억 3400만원이었다. 김지철 목사 역시 재임 당시 연봉 1억 5000만원 외에 목회활동비 2억 8500만원, 청원보조비 명목으로 7억 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 합치면 약 1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중 목회활동비와 청원보조비는 그 사용처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도 2017년 교회로부터 약 13~15억 상당의 아파트를 증여받았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담임 목회자에게 목자의 심정으로 몸 된 교회를 섬기고 성도들을 양육해 달라는 교회의 뜻을 모아 전례에 따라 행한 사안”이라며 별문제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부의 축적은 대형교회만의 얘기가 아니다. 중‧소형의 교회 목사들 역시 같은 교회 부목사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례비를 받고 있다. 2015년 기윤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담임 목사의 월평균 사례비는 395만원으로 부목사 평균 급여 204만원보다 약 190만원 정도 많았다. 그러나 담임 목사 월평균 사례비가 5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26.4%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볼 때, 평균의 함정을 고려한다면 실제 겪는 격차는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발표한 자료(출처=기윤실)
2015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발표한 자료(출처=기윤실)

 

뻔뻔한 목사와 문제의식 없는 성도들

재산 문제가 불거지자 혜민 스님은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비판에 즉각적으로 반응한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 목사는 비판을 받아도 참회하거나 회개하기는 커녕, 충성스런 교인들과 동료 목사들의 비호 아래 건재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통' 분류에서도 벗어나긴 하나, 2019년 1월 12일 배임‧횡령 문제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기동 씨(성락교회 목사)는 2019년 1월 1일 설교에서 “축구선수 하나에게 연봉이 150억원, 아니면 천억 가까이 해. 근데 목사에게 1년 연봉 5억을 주는 것을 크다고 생각하십니까? 치사스럽지 마세요. 복 못 받아”라고 말하는가 하면, 지금은 고인이 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역시 교회 공금 31억을 횡령해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교회법'을 운운하며 문제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2019년 1월 1일 설교중인 김기동 목사(출처=KBS)
2019년 1월 1일 설교중인 김기동 목사(출처=KBS)

과거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교인들이 수긍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재정을 집행하자 성도 중 일부는 갱신위원회를 만들어 재정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회와 목사 추종자들은 이들을 교회 음해 세력으로 몰아 비난을 퍼부었다. 명성교회의 재정 관련 내용을 보도했던 MBC ‘PD수첩’은 교인들로부터 “빨갱이”, “날도둑놈들”과 같은 욕설을 들으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신앙의 내면과 외면의 균형 맞아야"

교회개혁실천연대의 방인성 목사는 목사들의 과도한 부 축적의 원인 중 하나로 '내면에 치중된 신앙생활'을 꼽았다. 신앙은 내면과 외면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지금 한국 종교의 대부분은 내면에 치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방 목사는 "혜민 스님만 보더라도 (신앙이) 내적인 부분에 집중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인으로서 세상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한데, 내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다 보니 사회 현상을 못 읽어내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만일 혜민 스님이 종교인으로서 자신이 누리는 부가 사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봤다면 그런 축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혜민 스님은 사람들의 비판에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종교로 돌아가는 종교인다운 모습을 보였다"며 "개신교 목사들보다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방 목사는 “(목사들은) 지지기반이 있기에 참회하지 않는다”며 “교인들이 자신의 교회 목사만 인정하고, 다른 교회 목사와 차별화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목사들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분위기를 만든 것 다름 아닌 목사들"이라고 비판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 방인성 목사(출처=연합뉴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방인성 목사(출처=연합뉴스)

성경 마태복음 6장 24절에는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라고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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