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목사, 녹취록서 ‘평화나무 경찰 배후설’ 주장
사임하겠다 밝혀놓고 이제 와서 S 장로 탓
곽세지 이중성에 눈 뜬 교인들, 곽세지ㆍ하만복 해명 요구

지난달 24일 '0시 예배'에서 복귀를 밝힌 하만복 목사(출처=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난달 24일 '0시 예배'에서 복귀를 밝힌 하만복 목사(출처=유튜브 화면 갈무리)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하만복 목사의 복귀로 갈등을 빚고 있는 헤븐포인트교회 단체 채팅방에서 곽세지 목사의 녹취록 파일이 등장했다.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접수된 이 파일에는 곽 목사와 재정 장로 신 모 씨의 통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10월 18일 곽세지ㆍ하만복 목사의 사임 발표가 있기 전 이틀 전인 10월 16일자 대화 내용으로 확인된다. 

여기에는 ‘평화나무가 경찰과 법무팀을 움직인다’는 황당한 주장과 함께 곽세지‧하만복 부부 목사 사임의 이유와 세부 지시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곽세지 목사, “평화나무가 법무팀과 경찰팀을 움직이고 있다” 주장

헤븐포인트교회 교육 목사이자 하만복‧곽세지 목사의 아들인 하 모 씨는 20대 초중반의 여신도 예닐곱 명을 성추행해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또 경찰은 곽세지 목사의 교인 폭행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다. 

이번에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곽 목사가 교회 재정 장로 신 모 씨에게 지시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평화나무가 법무팀과 경찰팀을 움직여 조종한다는 황당한 주장이 포함됐다.

곽 목사는 "경찰이 얼마나 바쁘고, 다른 것도 많이 밀려있는 상태로 알고 있는데, 경찰도 지시를 내렸고, 법무팀도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빨리 판결을 내리려 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아들인 하XX 목사의 죄질이 나빠 경찰과 법무팀이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평화나무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취지의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경찰과 법무팀의 빠른 대응이 평화나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전광훈 씨가 줄곧 해 온 주장이기도 하다. 

이어 곽 목사는 신 장로에게 ‘일이 더 터지기 전에 사임해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그녀는 “빨리 이번 주 안으로 사임하고 정리해야 한다"며 "우리가 먼저 앞서서 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먼저 (사임)해야, 이후 뭔가 터지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만뒀겠나’ 이런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터져야 하는데, 다 터지고 나중에 사임한다?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일이 커지기 전에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임을 통해 교인들의 동정표를 사는 일종의 쇼를 벌일 목적이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곽 목사는 신 장로에게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다. 곽 목사는 ‘아이들 양육비로 1억원씩, 총 8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모두 교회에 헌금하고 사임해야 남아 있는 사람들의 분노가 사그라들 것이고, 언론에서도 보기 좋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방법이 금상첨화라고 생각한다”며 “매일 (관련 보도가)나올 건데 뭐하러 빌미를 주고 시간을 주느냐.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재정 담당 신 장로에게 모든 죄 떠넘기려하자, 신 장로 녹취록 공개

이 음성파일은 지난 10월 16일 녹음된 파일로 확인된다. 이 대화가 있은 후 이틀 뒤인 10월 18일 곽세지ㆍ하만복 목사가 사임한다는 영상이 교인들에게 배포됐다. 그렇다면 곽세지‧하만복 목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신 장로는 왜 이 파일을 교인들에게 공개했을까. 

복수 증언에 따르면, 곽세지 목사가 사임을 하게 된 이유는 물론, 재산을 교회에 헌금한 이유 모두 신 장로와 그의 아내 이 아무개 권사가 꾸민 일이라고 주장하며, 교인 사이를 이간한 탓이다. 이들은 "곽 목사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 모든 게 신 장로가 꾸민 일이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곽 목사가 '우리 부부를 내쫓고 신 장로와 그 일당이 교회를 차지하고 장악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꾸몄다'는 식의 주장을 하자, 일부 교인들은 '목사 사임하라 해 놓고 지방으로 유배 보냈다', '우리 목사님 24년간 사역을 내려놓게 하고 재정까지 멋대로 한 장본인들은 반드시 본인들 죽더라도 목사님 명예회복 시키고 죽어야 마땅하다' 등, 신 장로와 이 권사를 비방하는 글을 단체 채팅방에 올리기 시작했다.

교인들의 비방에 시달리던 신 장로는 “지금 공개하는 녹음파일은 곽 목사님께서 전화로 저에게 지시하실 때 한 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부득이하게 녹음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사용하게 됨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단체 채팅방에서 신 장로를 비방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신 장로가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제공=복수의 제보자)
단체 채팅방에서 신 장로를 비방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신 장로가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제공=헤븐포인트교회 복수의 제보자)

 

"평화나무 통해 일찍 드렸을 뿐"이라던 18억 헌금, 이제와 신장로 계략?

결국 상황은 곽세지 목사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꼴이 되고 말았다. 곽 목사는 지난 9월 20일 사임하겠다고 나섰다가 번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교인들을 책망하며 "사역은 목회자가 기뻐야 하고 행복해야 하는데 편치가 않다"며 "목사님은 교회 재산이나 모아둔 것을 그때마다 다 하나님께 드렸고 이번에도 평화나무를 통해 조금 빨리 드렸을 뿐이다. 하나님을 위해 쓰려고 했던 물질을 아낌없이 통장째 넘겨주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18억 재산을 헌금한 것은, 본래 하나님께 드리려던 것을 드렸을 뿐이란 주장을 펼친 것. 그런데 이제와 재산을 교회에 내놓게 된 상황에 분통을 터뜨리며 측근까지 배신자로 내몰아 자신의 이중성을 드러낸 셈이다.  

이때문에 곽세지ㆍ하만복 목사에게 합리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교인은 더 늘어났다. 

20여 년간 헤븐포인트교회에 출석하며 곽 목사를 최측근에서 지켜본 복수의 제보자들은 ‘곽 목사가 누군가의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신 장로와 이 권사는 정말 (곽 목사에게) 충성했다. 잠도 사무실에서 자고, 공연이 있으면 새벽까지 교인들 연습시키고, 남아서 작업하고, 그런 걸 다 봤다. 심지어 목사 부부가 낮잠을 잘 때도 일을 했다”며 그간 그들이 곽 목사와 하 목사를 향해 보여준 충성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설명했다. 재정 의혹의 칼끝이 곽 목사에게 충성한 신 장로 부부에게 향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 

그러면서 “이번에 신 장로와 이 권사가 그렇게 된 걸 보고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전까지 열심히 대응하지 않았지만 신 장로‧이 권사 부부의 일을 듣고 곽세지 목사와의 싸움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지난 10월 29일 평화나무에서 주최한 '헤븐포인트교회 곽세지 고발 기자회견'
지난 10월 29일 평화나무에서 주최한 '헤븐포인트교회 곽세지 고발 기자회견'

곽 목사의 ‘평화나무 경찰 배후설’과 신 장로와 얽힌 교회 사임과 헌금 문제, 교인 폭행 문제 등을 질의하기 위해 하만복 목사와 곽세지 목사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헤븐포인트교회 이 모 전도사와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역시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한 제보자는 "재정의혹을 밝혀달라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후, 신 모 장로 부부는 조사를 받았으나 곽세지 목사는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떳떳하다면 경찰 조사부터 당당하게 응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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