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이가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와 꽃, 선물 등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이가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와 꽃, 선물 등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한동대학교 총동문회가 학대와 방치로 숨진 정인 양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고, 아동학대 피해자를 돕는 일에 마음을 모으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동대 총동문회는 13일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작은 꽃 정인이가 참혹하게 꺾여버렸다”며 “정인이 사건의 가해자들이 우리 공동체 일원이었다. 침통하고 참담하다. 어느 한 명의 어리석은 짓이라고 하기에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 많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허탈함과 실망을 넘어 분노에 휩싸여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해당 글은 한동대 출신 박 아무개 씨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공개됐다. 한동대 총동문회 명의의 글에는 “우리 중 하나였던 이들이 너무나 큰 죄를 저질었다”며 “우리 안에 이런 거짓과 위선, 죄악이 있었던 것에 회개한다. 우리는 조금 다른 대학에서 다르게 공부하고 같이 4년을 살았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다르게 살겠다는, 희생하고 섬기며 살겠다는 다짐이었지, 우리가 다르거나 특별하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인 양부모를 향해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회개하고, 적법한 처벌을 받아 죗값을 치르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절망을 느낀다는 것. 

총동문회는 “정인이를 기억하기 위한 일에 공동체가 함께 나서주시기를 부탁한다”며 “정인이 같은 아이들이 나쁜 어른들로부터 분리된 후 보호받고 있는 곳들의 형편과 처지가 너무나 열악하다는 것도 알게 돼 이런 것을 찾아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겠다”며 아동학대 피해자들을 돕는 일에 나설 뜻도 밝혔다. 

총동문회 관계자는 정인이 사건으로 인한 상처들이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했다. 그러나 이번에 작성된 글이 한동대학교 이사들의 동의를 거친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아동학대 피해자들 지원을 위해 시설 관계자들을 만나 실질적 행동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정인양 사건의 가해자인 양부모는 모두 한동대 졸업생이다. 양부인 안 모 씨는 A 방송사에 재직하기 전 한동대를 재직하기도 했다. 한동대학교는 '인성'과 '영성'의 융합으로 삶의 열매를 맺고, 세상을 바꾸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기본 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사장은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다. 

앞서 한동대학교 한 관계자는 "학교와 (온누리)교회가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과 다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너무 조용한 것이 불편하고 마음아프다"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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