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 선거 겨냥하며 ‘광화문 자유대연합 정당’ 출범 지원

지난 13일 열린 ‘광화문 자유대연합 정당’ 출범 선언식 안내문.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지난 13일 열린 ‘광화문 자유대연합 정당’ 출범 선언식 안내문.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광훈 씨가 4.7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당 조직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가오는 3.1절에 “1,000만명을 조직하겠다”며 ‘대국본 앱’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후원 창구를 다각화하는 한편, 태극기집회 세력을 한데모아 서울·부산 시장선거를 발판으로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지난 13일 ‘광화문 자유대연합 정당’ 출범 선언식에서 축사를 전하며 적극적인 후원을 약속했다. 선언식 사회자인 이동호 소장(캠페인전략연구소)은 “자유대연합 정당에 출범에 산파역을 해주셨다”고 전 씨를 소개했다.

이날 선언식에는 자유한국21(고영주 대표), 개혁자유연합 창당준비위원회(창당준비위원장 정규재), 자유시민당 창당준비위원회(창당준비위원장 이순임)가 참여했다. 또 전 씨와 자칭 ‘애국운동’을 함께하고 있는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강연재 변호사(8.15참가자시민비상대책위원회), 김수열 대표(일파만파), 최인식 대표(자유민주국민운동), 주옥순 대표(주옥순TV 엄마방송), 응천스님(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등도 자리를 지켰다.

자유대연합이 내걸고 있는 가치는 ‘선명성’이다. ‘공산화’를 시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체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자유우파’ 시민들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 씨는 지난 13일 열린 선언식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의힘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세상을 망가뜨린 주도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정권을 찾는 것도,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는 주도세력들을 그대도 두었다가는 나라를 바로 세워봤자 또 무너질 것”이라며 자신들이 ‘자유우파’를 대변하는 유일 정당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 씨는 “저는 여러분들이 하시는 모든 일을 적극 후원하고 함께 뒤에서 응원하겠다. 반드시 이번 기회만큼은 무너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고영주 대표의 발언은 한층 더 노골적이었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의 ‘좌파 정권의 독재’와 ‘공산화’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을 지지해왔지만 “국힘당이 현 정부 여당의 적화 야욕을 막아낼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우리 자유우파 애국국민들을 대변하는 보수우파의 정당이 되리라고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자신들을 극우세력으로 규정하고 결별한 국민의힘의 처신도 비난했다. 고 대표는 “국민의힘은 엉뚱하게도 선거 패배의 책임을 태극기세력과 우파 유튜버 등 애국세력에게 돌렸다”며 “국힘당은 지금도 중도세력에 영합한다는 명목으로 좌 클릭을 계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골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 노릇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고 대표는 ‘우파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한 듯 재보궐선거에서 필승도 자신했다. 모든 ‘애국정당’이 통합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우선 국민의힘은 결코 우파 정당이 아니다. 종북 좌파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또 이 민주당의 2중대인 국민의힘, 이들 세력과 맞서는 3자 정립 구도를 만들고 애국국민들이 패배주의만 극복하면 저희가 필승할 수 있을 걸로 믿는다”고 했다. 고 대표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광훈 씨는 “잘했습니다”라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진 대담에서도 자유대연합이 국민의힘을 대신하는 제1야당이자, ‘자유우파’ 시민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이들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후보를 내는 것은 물론, 다가오는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문재인 주사파 정부’로부터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대담에는 고영주 대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 이희범 위원장(국민노동조합) 등이 참여했다.

류 전 교수는 “전(광훈) 목사님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세 그룹이 합치는 게 어떠냐’ 제안을 하셨다”며 “창당 7부 능선을 넘었다. 이번 달 말에 창당을 완료하고 합당을 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도 “전광훈 목사님이 감옥에서 나오셔가지고 ‘뭉쳐야 된다’ 그래서 ‘뭉칩시다’ 하고 모였다”고 맞장구쳤다.

자유대연합의 출범이 보수가 분열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류 전 교수는 “일부에서는 ‘보수를 분열시키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없잖아 있다. 저희들 입장에서 보면 분열된 보수가 없다. 보수를 대변하는 정당이 제도권에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그걸 만들어서 보수를 대변시키는 정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보수였으면 저희가 이럴 필요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일에는 기독자유통일당(고영일 대표)도 자유대연합에 합류했다. 전광훈 씨가 13일 열린 선언식에서 기독자유통일당을 언급한지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당시 전 씨는 “저는 조용기 목사님, 김준곤 목사님 어르신들의 뜻을 받들어서 25년 동안 기독당, 기독자유당, 기독자유통일당 이와 같은 이름으로 뒤에서 섬기면서 후원을 해왔는데, 정당이 만만치 않았다”며 “빨리 이제 그 기독자유통일당인가 그 당도 제가 한동안 섬겼으니깐 빨리 기독자 빼버리고 이쪽으로 붙어라. 기독자 붙었다고 나라가 통일 되겠나? 여기(자유대연합)에 다 합쳐가지고 대한민국을 세우는 결정적인 동기가 되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영일 대표는 19일 자유대연합과 기독자유통일당 통합 선언식에서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고 문재인과 그 주체사상에 반대하고 대한민국을 바르게 세우려고 하는 모든 사람들은 우리와 뜻을 같이 해야할 것”이라며 “미스터트롯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주사파 정권을 대항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헌법을 지키고 공정한 선거를 쟁취하려는 그 이념을 가지고 생각을 가지고 참여하려는 자는 누구나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자유대연합 출범 선언에 동참한 정당 가운데 4.7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낸 곳은 개혁자유연합이 유일하다. 부산시장 후보에 정규재 대표(펜앤드마이크),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다가 30·40세대 및 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김대호 소장(사회디자인연구소)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유튜브 평론 정치와 실제 정치 간의 간극 절감할 것”

자유대연합은 4.7재보궐선거 승리는 물론, 대선까지 필승을 자신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밀려 여론의 주목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재까지는 실제 창당으로 이어질지도 장담할 수 없다.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태극기 세력이 지자체 선거나 원내 진출에 실패한 사례를 찾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은 정당 득표율 1.83%에 그쳐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20대 총선에서 얻은 2.63% 보다도 저조한 수치였다. 안쓰럽기는 우리공화당이나 친박신당도 마찬가지다.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은 21대 총선에서 각각 0.74%와 0.51%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성회 소장(정치연구소 싱크와이)은 26일 평화나무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대연합 출범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자리를 잡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힘을 쓰기 어려운 우파 정치집단이 일단 장외에서 세를 모아 김종인 비대위원장 퇴각 이후 국민의힘으로 들어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자유대연합의 재보궐선거 성적은 어떨 것으로 예상하나’는 질문에는 “유튜브에서 평론하는 정치와 실제 정치 간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며 “안철수-국민의힘 단일화 과정에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면 지지율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 자유대연합이 창당으로 이어지고 4.7재보궐선거를 치르더라도 대선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대선은 결국 얼마나 합쳐서 치르느냐의 싸움이 되는데 분열을 말하는 것으로 승부가 나진 않을 것이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다. 홍 의원과 정치적인 동맹을 맺는다면 일말의 가능성이 생기겠지만, 홍 의원 입장에서 우파 정치인들과 손잡고 당 내로 진입하는 그림을 그릴 지는 미지수로 봐야하지 않겠나”라며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이 무엇이고 나는 이것을 주장한다는 그림까지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유대연합의)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전광훈 씨나 태극기세력과의 연합을 선택할지 여부도 계속해서 지켜볼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재보궐선거는 시작에 불과하다. 대선 때까지 우파들의 공간을 열고 그것으로 국민의힘과 힘을 합치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과연 중도층을 설득할 정당으로 남을지 아니면 행동력 있는 우파의 손을 잡을지 이것에 대한 당내 갈등이 고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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