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안디옥교회 '김승규 장로 코로나19 특효약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추천' 문자 돌렸다 돌연 취소

설교 중인 박영우 목사 (출처=광주안디옥교회 홈페이지)
설교 중인 박영우 목사 (출처=광주안디옥교회 홈페이지)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광주안디옥교회(박영우 목사)가 코로나19 때문에 자가격리 중인 교인들에게 김승규 장로에게 받은 내용이라며 “트럼프도 먹은 약이라면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섭취하라”고 권하는 내용을 보냈다가 “잘못 전달된 것이니 착오말라”며 번복했다. 

안디옥교회가 30일 교인들에게 보낸 두개의 메시지 중 하나는 김승규 장로(전 국가정보원장/전 법무부장관)가 보낸 메시지를 복사해 붙여넣기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메시지에는 “목사님 교회를 향한 사탄의 공격을 잘 이겨낼 것으로 믿습니다. 트럼프도 먹었던 약으로 의사들은 다 먹고 있습니다”라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을 권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한 유튜브 채널을 소개했고, 우리 정부는 이것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코로나를 가지고 예배를 못 드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도 적혀 있다. 

교회측이 교인들에게 보낸 또다른 메시지에는 “김승규 장로로부터 특효약이라고 적극 추천 받았다”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법을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교인들에게 이 약을 보내줄 예정"이라고 했다. 발신인은 박영우 담임목사다. 

(출처=제보자 제공)
(출처=제보자 제공)

 

교회측은 교인들에게 이 메시지를 보냈다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방금 전에 보내졌던 코로나 약 관련 안내문은 잘못 전달된 것이오니 성도님들의 착오 없으시기 바란다"고 재공지했다. 

 

트럼프 복용한 말라리아 치료제, 코로나19에 특효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트럼트 전 미 대통령이 한때 “신의 선물”, “게임체인저”라고 부르며 코로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하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미국의 최고 감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인 것처럼 주장하는 트럼프와 번번이 충돌을 빚어왔다. 말라리아약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견해를 밝혀온 것이다.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도 부작용을 경고했다.

1월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을 코로나19 조기 치료에 사용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약품 사용을 권장해 온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보건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임상실험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역당국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칼레트라 등의 약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지 말것을 권고한 바 있다. 아울러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보기 부족한데다 일부 환자에게 부정맥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튜브에 나온 것이니까..." 황급히 전화 끊어버린 박영우 목사 

'묵묵부답' 김승규 장로 

평화나무가 31일 박영우 목사에게 ‘김승규 장로가 추천한 약이라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교인들에게 추천했다가 번복했는데, 이유를 알고 싶다’고 묻자 “나는 모르겠다”라고 발뺌했다. 

이에 평화나무가 ‘안디옥교회 전화번호로 교인들에게 전달됐다’라고 재차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유튜브에 나온 것이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 목사는 ‘김승규 장로님에게 추천받은 건가보다’라는 말에는 딱히 부인하지 않은 채, 다음 질문이 나오기 전에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평화나무가 다시 연락을 취했으나, 더이상 전화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승규 장로 역시 연락은 안 되는 상황이다. 이에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맞다면, 어떤 의도로 보낸 메시지인지, 약의 효능은 책임질 수 있는 것인지, 정부가 코로나를 통해 예배를 못 드리게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질의해 놓았으나 여기에도 답변은 없는 상태다. 

앞서 안디옥교회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난 24일부터 내달 7일까지 2주간 교회시설 폐쇄 명령을 받았다. 이 교회는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원인이 된 IM선교회의 방과후 교육 과정인 CAS를 열기로 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6월에는 IM선교회 대표 마이클 조 선교사가 직접 교회를 찾아 교육 과정을 홍보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작년 8월에도 방역당국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어기고 대면예배를 강행했다 고발당했다. 지역에서는 반정부 메시지를 내는 교회로 유명하다. 

한편 김승규 장로는 지난해 9월 광주안디옥교회에서 ‘한국교회가 시급히 알아야 할 당면과제’라는 제목으로 간증하면서 ‘네오막시즘이 한국교회 몰락의 원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좌파 핵심 세력 중에 레닌주의가 있는데, 조국 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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