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축복' 이동환 목사 항소심, ‘비공개 재판’ 논란 끝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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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축복' 이동환 목사 항소심, ‘비공개 재판’ 논란 끝에 연기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1.02.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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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목사 변호인단 “공개 재판 받을 권리 타협 대상 아니다…짬짜미 식 재판 공정할 수 없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정직 2년’을 선고받은 이동환 목사(영광감리교회)의 항소심 1차 공판이 파행 끝에 무산됐다. 다음 공판 기일은 3월 2일 오후 4시다. (사진=평화나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정직 2년’을 선고받은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의 항소심 1차 공판이 파행 끝에 무산됐다. 다음 공판 기일은 3월 2일 오후 4시다. 사진은 1차 공판이 무산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동환 목사의 변호인 최정규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1심에서 ‘정직 2년’을 선고받은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의 항소심 1차 공판이 파행 끝에 3월 2일로 연기됐다. 항소심을 맡은 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 2반(반장 최대용)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비공개 진행, 변호인 1명으로 제한, 참관인 출입 금지 등을 통보해 감리회 헌법인 교리와 장정이 명시하고 있는 공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재판 전부터 제기됐다.

항소심은 감리회본부 16층 본부교회에서 4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동환 목사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져 30분 정도 지연됐다. 수시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다행히 물리적 충돌 없이 양측이 피켓 시위를 마무리하고 16층에서 퇴장하고 나서야 가까스로 재판이 진행됐다.

하지만 재판위원회는 비공개 재판에서 공개 재판으로 전환해달라는 이동환 목사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목사 측은 비공개 상황에서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없고,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공판 기일 변경을 신청했다.

이동환 목사는 “벌써부터 공정하지 않은 처우가 벌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압박에 절대 굴하지 않고 당당히 무죄를 주장하며 나아갈 것”이라며 “1심 이후 4개월 만에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저에 대한 유무죄를 가르는 재판이 아니다. 감리교가 성소수자에 대해서 어떠한 인식 수준과 인권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판가름하는 재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판부는 하나님의 사랑에 의거해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와 공동변호인단은 재판위원회의 공개 재판 불가 방침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특히 이 목사의 항소심이 열리기 몇 시간 전인 22일 오전 11시부터 감리회 본부 14층에서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협의회’, ‘감리교회 바르게 세우기 연대’ 등의 단체가 ‘동성애, 포괄적차별금지법 반대 구약성서를 통해 비춰 본 동성애’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점을 지적했다. 해당 세미나가 30명 규모의 행사로 진행된 만큼 항소심도 비슷한 규모로 공개 재판을 열지 못하는 이유가 없음에도 코로나19를 이유로 유독 비공개 재판을 고수해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반동성애 세미나가 열린 14층은 현재 입주한 사무실이나 단체가 없어 층 전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는 “(30명이 참여하는) 세미나는 열릴 수 있는데 재판은 참관이 안 된다고 한다. 공개 재판이 금지된 상황에서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방역수칙 때문에 일부 인원이 제한된다 하더라도 적어도 헌법상 보장되고 교리와 장정에도 보장된 공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된다”고 했다.

재판위원회는 재판위원들을 공개하지 않아 이동환 목사의 기피신청권도 무시했다가 이 목사 측이 항의하자 그제야 공개를 약속했다. 최 변호사는 “어떤 재판위원이 있는지도 모르는 자리에 재판을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공개 요청을 했다”며 “재판위원의 명단을 확인하고 기피 신청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 변호사는 “(재판위원회에서) 사정을 봐 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공개 재판을 받을 권리는 타협을 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자들과 방청객들도 참관하지 않은 상태에서 짬짜미 식으로 이루어지는 재판은 공정할 수 없다”며 “하루빨리 총회 재판부에서 입장을 바꿔서 제한된 인원이라도 일정한 인원의 방청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는 “재판부는 오는 3월 2일 16시로 다음 재판 기일을 공지했으며, 3월 2일에 열릴 재판이 선고 공판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대책위원회는 총회 재판부로 오늘 재판에 대한 공개 질의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환 목사의 항소심에 앞서 22일 오후 3시에는 감리회본부 앞에서 감리회 소속 50~60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이하 혐차반모)’ 발족식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혐차반모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기독교는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성별, 인종, 신분, 종교, 이념 등 사람 사이의 차별과 혐오를 가능케 했던 모든 벽을 허물고 대화와 이해와 소통과 치유의 삶으로 나아가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위에 서 있다”며 “‘세계는 나의 교구다’라는 웨슬리 정신은 우리가 고통과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한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혐오와 폭력에 대한 저항을 선언하며 감리회가 앞장서 성소수자들을 위한 안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목회 현장과 삶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소수자들 특히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고통의 문제에 대해 이 시대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진지하게 함께 찾아갈 것이다. 낯선 이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고난과 고통 안에 있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음성에 끝까지 귀 기울 것”이라고 했다.

감리회 소속 5060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22일 오후 3시 감리회본부 앞에서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이하 혐차반모)’ 발족식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평화나무)
감리회 소속 5060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22일 오후 3시 감리회본부 앞에서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이하 혐차반모)’ 발족식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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