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진행

지난 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 변희수 하사를 함께 기억하는 추모행동에서 참가자가 고인의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 변희수 하사를 함께 기억하는 추모행동에서 참가자가 고인의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고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는 추모행동이 12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국방부 일대(삼각지역 13번 출구 방향)에서 진행된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추모행동 진행 소식을 알리면서 “변희수 하사님을 군에서 내쫓고, 그녀의 죽음에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았던 국방부 앞에서, 우리가 함께 애도와 추모의 마음을 모아보려 한다”며 “애도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촛불과 포스트잇을 삼각지어린이공원 입구에서 나누어드린다. 국방부 정문, 서문, 전쟁기념관 일대를 자유롭게 오가며 추모의 뜻을 표현해 달라”고 했다.

개신교계에서도 고 변희수 하사 추모 성명을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개신교청년퀴어단체 할렐루야 퀴어’는 지난 10일 발표한 ‘더는 죽이지 마라’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계속되는 트랜스젠더 동료들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동시에 분노가 치민다”며 “우리는 죽고 싶지 않고 서로를 잃고 싶지도 않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던 트랜스젠더 이은용님과 김기홍님, 변희수님이 천국으로 갔다”고 했다.

혐오와 차별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교회의 상황에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에서는 이동환 목사를 처벌하려는 재판이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심지어 이동환 목사를 고소한 장본인인 이구일 목사를 감리교 총회 동성애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목하기까지 했다. 감리교를 비롯한 개신교는 차별과 혐오를 하느라 ‘동성애’를 입에 올리기에 바쁘지만 성소수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신교청년퀴어단체 할렐루야 퀴어’는 “아직도 성소수자를 사랑한다면서 그들의 다양한 섹슈얼리티와 젠더 실천에는 반대한다는 이들이 있다면 들으라”며 “그런 말은 철저한 위선이며 헛소리다. 사랑을 행하는 이들이라면 자신의 말이 칼날이 되어서 누군가를 무너트리고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성소수자도 하나님의 자녀이며 제자”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차별과 혐오로 자행되는 죽음의 사슬을 끊어 동료들을 지켜나갈 것이다. 죽이기를 자행하는 당신들은 당장 차별과 혐오를 멈추어야 한다”며 “故 이은용 작가, 김기홍 활동가, 변희수 하사를 진심으로 추모한다. 더는 동료를 잃고 싶지 않다. 더는 죽임을 당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무지개예수 등이 참여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지난 5일 추모성명을 발표했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우리 사회는 변희수의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특히 정부와 군은 변희수 하사에게 오래도록 깊고 명백한 상처를 남겨왔다”며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할 수 없다는 낡고 반인권적인 사고에 갇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 여기에 더하여 이름 없이 날아오는 차별과 혐오의 손가락질은 더할 나위 없는 고통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변희수 하사의 사망 소식에 “민간인 사망 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는 군의 발표도 규탄했다. 이들은 “지금 군이 변희수 하사에게 전해야 할 것은 애도가 아닌 사과다. 핑계가 아닌 대책이다. 이들의 진심어린 사과와 대책을 우리의 몫으로 다짐한다. 당당한 모습의 멋진 부사관, 변희수 하사.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고맙고 또 미안하다”고 했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나눔의집협의회는 지난 5일 ‘혐오와 차별, 삭제와 모욕으로 얼룩진 세계와 교회를 떠난 이들을 애도합니다’ 성명서를 발표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별세한 故 변희수 하사를 기억한다. 故 이은용 작가와 김기홍 활동가를 기억한다. 우리는 이들이 단 한마디 말로 규정될 수 없는 사람들임을 기억한다. 하느님 앞에서 평등한 모두가 누려야 할 존엄과 권리를 위해,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임을 기억한다”며 “우리는 오늘 이 땅의 그리스도교 교회, 특히 대한성공회 안팎의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 그대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숱한 사회적 타살 앞에서 슬피 울고 있는 하느님의 눈물과 더불어, 우리는 당신들 편”이라고 했다.

이어 “간절한 마음으로 요구한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한시라도 빨리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 달라”며 “평등의 원칙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그리스도교가 지향해 온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도 어긋남이 없다. 그러니 ‘사회적 합의’라는 수사 뒤에 숨거나 주저하지 말고 법 제정에 앞장서 달라. 차별금지법 제정은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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