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의 차남인 전재용 씨가 5일 극동방송 간증 프로그램인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부인 박상아 씨와 함께 출연해 “목사 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왼쪽부터 최혜심 아나운서, 박상아 씨, 전재용 씨,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 출처 : 극동방송 유튜브)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두환 씨의 차남 전재용 씨가 목사 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 씨가 신대원 1학년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들교회 '전도사'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재용 씨는 지난 7일 우리들교회 전도사로 부임했다. 우리들교회 주보에도 '전도사'로 버젓이 이름을 올렸다. 

(출처=우리들교회 주보)

그런데 교단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교단은 총회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거나 전도사 고시를 통과해야 한다는 '전도사 자격' 규정을 교단 헌법에 명시해 두고 있다. 

전 씨가 재학 중인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이 소속돼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의 경우 교단 헌법 시행세칙 제64조에 목사, 전도사와 장로 고시에 대한 규정을 못 박아 놓았다. 

전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도사 고시 청원서를 노회장에게 제출해야 하며, 성경·헌법·교회사 ·일반상식 등의 전도사 고시를 치르고 각 과목당 6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다. 

아울러 백석 총회 관계자는 "우리 교단에서 전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부 3년을 마치거나, 신대원 1년을 마쳐야 전도사 고시 자격이 주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채 자격이 주어지기 전, 교회의 사정에 따라 전도사를 임명하는 '인정 전도사' 제도가 존재하나, 이는 그야말로 시급한 상황이라 판단될 때만 용인되는 제도다. 

타 교단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은 교단 헌법 제49조 '전도사의 자격'을 25세 이상된 자로서 신학교 또는 성서학원 졸업자, 무흠 세례교인(입교인)으로 5년을 경과한 자, 노회 전도사 고시에 합격한 자로 명시해 두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의 경우도 헌법 제7조 제39조에 전도사의 자격으로 '무흠 입교인으로 5년을 경과한 남녀'로서 '총회 직영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사람' 또는 '기타 신학대학 대학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으로 총회 직영 신학대학원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한 사람'과 '총회 교육원이 운영하고 있는 목회신학 대학 졸업자로 한다'고 명시해 두고 있다. 

그러나 전 씨가 전도사로 이름을 올린 우리들교회는 카이캄(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 소속이다. 카이캄은 박조준·김상복 목사 등 교계 원로들이 기성 교단들의 정치화에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1998년 세운 연합회다. 그러나 개교회 재량권을 과도하게 인정하는 탓에 관리감독 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맹점이 존재하는 터다. 

카이캄 관계자는 이번에도 "별도의 전도사 자격 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며 "교회의 재량일 뿐"이라고 말했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올해 입학한 전 씨가 우리들교회에서는 벌써 전도사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교육전도사를 포함해 18명의 전도사를 둔 우리들교회가 전재용 씨를 전도사로 임명할 만큼 시급했는지 의문이다. '특혜'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운 이유다. 

이와 관련해 질의하기 위해 김양재 목사에게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단, 우리들교회 관계자는 "(전재용 씨가) 우리들교회의 양육이나 훈련을 많이 받았다"며 "우리들교회는 다른 사역자들도 처음에 오게 되면 교회에서 따로 받는 훈련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미리 끝낸 상태다. 특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재용 씨는 지난 2006년 12월 경기 오산시 임야 매각 과정에서 매각 대금이 445억원인데도 325억원인 것처럼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양도소득세 27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법원은 2015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 원이 확정됐다. 전 씨는 벌금 납부기한(2016년 6월 30일)이 지나서도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 2016년 7월 1일 오전 노역장에 유치돼 2년 8개월의 수감생활을 했다. 

전 씨가 출소한 시점은 지난해 2월이다.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출연해 간증한 내용에 따르면, 전 씨는 출소 직후 우리들교회를 찾았다. 간증 내용을 토대로 계산해보면 우리들교회에서 양육 받은 지 채 1년이 안 돼 전도사로 부임한 셈이 된다. 

교회 관계자는 "우리들교회가 비판받을 것에 담임목사님의 고민도 많았다"면서도 "우리 교회가 추구하는 방향이 예수님도 바리새인이나 창녀와도 함께하신 것처럼 고난이 많거나 어려운 이들도 품어주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공동체가 추구하는 철학을 따라 품어가는 단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편견을 갖기보다 잘못은 있지만, 그 진정성에 대해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목회자가 되기 전, 대국민 사과나 그에 합당한 행위들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고 지적하자, 이 관계자는 "그런 부분을 알고 있고, 본인(전재용)도 사과할 마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본인도 목사가 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시험대에 올랐으니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켜봐 달라"라고 말했다. 

'우리들교회는 이미 대형교회가 아닌가, 차라리 더 일손이 필요한 작은 교회에서 사역 했다면 비판도 덜하지 않았겠나'라고 묻자, "박상아 부인 집사님이 먼저 큐티책을 어떤 집사로부터 받아서 은혜받고 (전재용 씨) 수감 중 (교도소에) 넣어주었고, 김양재 담임목사의 책 서른 권을 모두 읽고 출소 후에 우리들교회에 가는 것이 작은 소망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교회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 씨가 우리들교회 출석을 소망했던 것과 전도사로 부임한 것은 다른 문제다. 

이 관계자는 "우리들교회는 지식층이나 연예인 공동체가 따로 존재하지도 않거니와 일반인들과 섞여서 공동체가 운영되고 있다"며 "전재용 씨 전도사 부임은 특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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