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출신 오세훈, 환경의 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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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 출신 오세훈, 환경의 적으로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1.04.0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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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시청별관 브리핑룸에서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에 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1.1.26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환경운동연합 창립멤버였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이 또다시 환경단체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한강르네상스 시즌Ⅱ, 세계로 향하는 서해 주운’이 그것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1일 논평을 통해 “오세훈 후보의 공약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10년 전 세빛둥둥섬, 디귿(ㄷ)자 양화대교, 경인운하 등 한강에 혈세를 쏟은 오세훈의 아집과 독선을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라고 논평했다. 

 

무상급식 반대 이면, 한강운하 포기 못했던 오세훈
세빛둥둥섬은 운영사 자본잠식‥ 수상택시도 실패  

오세훈 후보는 과거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2007년 한강르네상스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용산구 서부이촌동과 여의도 북단에 서해와 한강 뱃길을 잇는 국제여객 화물터미널을 설치해 이를 통해 외국을 오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까지 포함됐다. 또 인천까지 유람선을 띄우겠다고 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신재은 활동가는 “2006년에 시장에 당선되자마자 한강르네상스 플랜을 준비했고 경인운하 관련된 것들도 같이 물밑에서 진행됐다”며 “이명박의 경부운하와 경인운하, 한강운하는 함께 준비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인천에서 김포를 잇는 경인운하와 김포에서 한강 여의도까지 잇는 한강운하 사업은 환경단체들의 우려와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서울시의회도 우려와 함께 예산삭감을 감행했다. 한강운하만도 700억(양화대교 공사비용 포함)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데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2010년 10월 5일 서울특별시의회 민주당협의회가 낸 성명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당시 부채가 4조6851억원, SH공사 등 서울시의 100% 투자 기관의 총 부채는 20조 3903억원에 이르렀다. 성명은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 경제성 분석과 환경파괴 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제기되는 서해뱃길 조성사업을 지속하려는 것을 규탄하는 내용이었다. 

민주당협의회는 당시 성명에서 “서해뱃길 조성사업은 경인운하와 연계된 사업으로 본 사업의 현상적인 목표라 할 수 있는 국제 크루즈선 운항의 경제적 타당성 측면에서도 향후 25년 동안 매년 25억원씩 총 625억원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재정 악화로 긴축재정을 해야 하는 서울시가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현시점에서 2300억원의 세금을 쏟아부어야만 하는 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 때문에 차라리 이 예산을 아이들 무상급식에 활용하자는 안이 힘을 얻었지만, 오 후보는 시장직까지 걸고 ‘무상급식’을 필사적으로 반대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운하 사업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결국, 주민투표를 치르는 소란까지 벌이며 오 후보가 사퇴하는 바람에 2011년 보궐선거를 치르는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19일 오전 인천시 서구 경인아라뱃길 인천여객터미널 앞에서 경인운하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경인운하 국정감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2013.6.19 (사진=연합뉴스) 

 

유령운하로 전락한 경인운하에도 교훈 못얻어 

2009년 1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2조 2500억여원을 투입해 완공한 경인운하는 보기 좋게 실패했다. 

신 활동가는 “인천과 김포의 양쪽에 배가 다니는 터미널을 만들었는데 인천만 바닷가에서 쓰는 터미널이 된 것이다. 인천과 김포를 오가는 배가 없기 때문에, 배로 컨테이너를 실어서 김포터미널에 온 게 준공식 하던 날 비어있는 컨테이너 세 개를 세레모니로 보낸 거 말고는 없다”고 꼬집었다. 배가 다니지 않는 유령운하로 전락한 셈이다. 신 활동가는 “애초에 실현 가능성이 없는 사업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은 “경인운하는 운영이 거의 안 되다시피 했다”며 “적자 덩어리였다”고 평가했다. 결국, 국토부 관행혁신위원회의 권고로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시민들과 모색한 끝에 장기적으로 물류를 폐기하는 권고문을 정부에 제시했다. 

게다가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한강르네상스의 일환으로 벌였던 사업은 모두 실패였다. 여의도에 띄운 인공섬 세빛둥둥섬은 운영사 선정 특혜시비로 완공 후 3년이 흐른 2014년에야  세빛섬으로 개명하고 문을 열었지만, 운영사는 적자에 허덕이다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출퇴근 시간대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15분 만에 돌파해 준다던 수상택시는 어떤가. 신 활동가는 “한강르네상스의 서해주운 관련해서 기본설계 보고서를 보면 용산역에서 용산 수상택시 타는 곳까지 환승 시간을 12초로 잡아 놓았다”며 “그렇게 말도 안 되게 잡아서 사람들에게 마치 상시로 쓰이는 수상교통체계 일부인 것처럼 수요조사를 하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전부 다 수요 대상인 것처럼 조사했다. 결국, 이것도 운영이 안 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신 활동가는 “한강처럼 꾸준히 유람선이 다니면서 강바닥을 준설하고, 밀도 있고 꾸준하게 착취하고 구석구석 개발하는 곳이 바로 서울 한강”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도 “한강을 계속 운하로 보고 이윤을 창출하고 토건 사업을 벌이려는 세력들이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환경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데 자꾸 정치적으로 생각해 평가를 공정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라고 답답해했다. 

 

한때 오세훈이 내세운건, '환경 시장' 

2006년 당시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할 당시부터 오세훈 후보가 내세운 건, 환경시장이었다. 녹색 넥타이 차림을 하고 선거운동을 하며, “나의 대표색은 녹색”이라고 강조했던 오 후보였다. 그는 오랫동안 환경운동에 몸담았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일조권 침해 소송을 계기로 최열 대표와 환경운동연합 창립멤버로 참여했고, 1992년부터 약 5년간 환경운동연합 시민상담실 실장으로 무료상담을 진행했다. 1995년 대한변호사협회 환경문제연구위원회 의원을 역임, 1997년 서울시 녹색시민위원회 감사를 지냈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회 위원장 겸 상임집행위원을 지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환경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 내부 전언에 따르면, 당시 환경운동가 오세훈은 신사적인 데다 성실했고, 활동가들을 살뜰하게 챙겼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보수당 정치인이 된 후에도 사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충돌이 빚어진 건, 그가 서울시장이 된 후 2007년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에 포함된 경인운하를 잇는 한강운하 사업 때문이었다. 

한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당시 함께 일했던 선배들은 오세훈 전 시장을 굉장히 젠틀하고 성실한 임원으로 기억했다”며 “그래서 운하 사업 때문에 엄청나게 부딪히고 싸울 때도 임원들에게는 안타까워하는 정서가 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역시 처음에는 불도저 같은 대통령(이명박)이 경부운하를 추진하니까 등 떠밀려 한 부분을 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며, “그러나 이후에 보여준 행보를 보면 등 떠밀린 게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오 후보가 운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발언을 한 건 지난 총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오 후보는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광진구을에 출마했을 당시에도 ‘국제여객이 가능한 한강3.0 뚝섬 선착장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과거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하던 한강운하의 광진구 버전이란 비판을 받았다. 

문제는 '불통'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는 서울시장 재임 당시 환경단체들과 각을 세우면서 전혀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는 것이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래도 자신이 몸담았던 환경운동연합과는 대화를 시도하고 소통하지 않았을까. 이 관계자는 “다른 단체 관계자들은 ‘‘너희 단체 사람이잖아. 가서 직접 얘기해’ 이런 얘기를 정말 많이 했는데 한 번도 만나본 적도 없고, 한 번도 대화해 본 적도 없고 없다. 간담회나 면담 요청을 들어줄 법도 한데, 당시 그런 제스처를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 그래서 외부에서 기자회견을 지속하고 논평도 냈지만, 그에 대한 답신이 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본인이 억울해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되면, 한강운하 재연될까? 

오세훈 후보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다면, 한강운하가 재연될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서울시의회 전체의석 109석 중 10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한 상황에서 서울시의회의 승인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경제팀의 핵심 사업으로 한강재개발을 밀어붙이던 때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이에 동조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당시에도 서울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무산됐다. 

문제는 오 후보가 과거와 같은 태도로 일관한다면, 협의와 소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쓸데없는 정쟁으로 에너지 낭비가 클 것이란 점이다. 

신 활동가는 “기온상승이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고, 대한민국 평균보다 기후 상승률이 높은 도시”라며 “녹지도 부족하고 워낙 많은 사람이 밀집해 있고 교통 부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은 우리에게 매우 버거운 과제이고 이런 과제를 힘을 모아 하나하나 정리하는 것도 바쁜데, 쓸데없는 정쟁에 시간을 보내게 될까 봐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한강 복원위해 할 일은?

신 활동가는 “강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 위기가 심각하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지금이 6차 대멸종의 시기라고 흔히 이야기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생물다양성, 생물종의 감소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건 해양도 아니고 다른 어떤 분야도 아니고 육지도 아니고 강, 담수생태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5월 EU에서 발표한 2030생물다양성 전략보고서에 보면 다양한 생물다양성 전략들이 있는데 담수생태계 관련해서는 다양한 전략을 제시하지 않고, 딱 하나만 제시한다”며 “그건 댐이나 보를 철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적은 비용을 들여 빠르고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신 활동가는 “유럽 같은 경우 향후 10년 동안 2만5천개의 댐이나 보를 철거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2020년까지 5천개 가까운 댐이나 보를 철거해왔다. 미국도 1700-1800개 정도 철거를 해왔다. 그런 시도를 바탕으로 성과를 보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강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보를 개방하거나 해체해 하천과의 연결성을 회복하고 유람선이 다니기 위해 강바닥을 준설하는 것을 멈춰야 한강의 자연성을 복원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팀장도 “신곡수중보를 철거한다면 지금 밤섬 람사르 습지가 7개 정도가 더 생기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했을 때 습지가 발생함으로써 녹지도 확보할 수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한강이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이를 역행한다면 재정 낭비에 한강 생태계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낸 것이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에도 한강 복원은 검토만 할 뿐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환경운동연합은 “오 후보가 저렇게 뻔뻔하게 한강운하를 다시금 들고나오기까지, 민주당의 안이함도 한몫했다”며 “상대는 개발의 칼을 들고 달려드는데, 박원순 시장은 복원을 검토하겠다며 시간만 보낸 탓에 시민들에게 복원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환경 내다보는 서울시장 후보 누구?

"박영선 후보 가야할 길 알지만, 깊이 있는 고민 없어"

환경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찾아보기 힘들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장 후보가 ‘2040년 탄소제로 달성’을 목표로 서울시 기후에너지 정책을 발표한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신 활동가는 “박영선 후보도 기후위기 얘기를 언급하지만, 개발정책들을 우후죽순으로 내놓으면서 녹지는 만들 데가 없으니까 수직 정원이나 만들겠다는 식의 발상으로는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안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박 후보는 가야 하는 길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이슈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인 대안들을 내놓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데 우리는 아직도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논쟁을 반복하는 상황이니 안타깝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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