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집회 때 인공강우' 의혹 기사,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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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집회 때 인공강우' 의혹 기사, 사실은?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1.04.09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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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인공강우 인정?.. 인공강우 실험 홍보한 게 언제적부터인데
인공강우 실험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출처=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기상청이 인공강우를 이용해 주말마다 의도적으로 비를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가 포털에 뜨면서 의혹을 부풀리는 모양새지만, 근거 없는 의혹으로 확인됐다. 현재 인공강우를 이용해 특정한 날 특정한 장소에 비를 뿌릴 만큼 기술력이 발달하지 못했다. 

파이낸스투데이는 5일 <기상청, 인공강우 존재 인정.. "주말마다 의도적으로 비뿌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인공강우란 말 그대로 '인공(人工)적으로 비를 내리게(降雨)하는 일'을 뜻한다. 인공강우는 가뭄대처 또는 미세먼지 저감, 화재진압 등 기상조절이 필요한 때를 위해 연구가 진행돼왔다. 

이 기사에서는 "최근 5주 연속 주말마다 비가 쏟아지고 있어, 이 비가 시민들의 주말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인공강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심지어 반정부 집회를 막으려 인공강우까지 동원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유해물질을 의도적으로 살포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건강 피해를 입히는 '켐트레일 실험'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라고 했다. 

기사는 기상청이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인공강우 실험은 국민에게 상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 인공강우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 인공강우를 비롯한 기후조작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주장 순으로 작성됐다.

(출처=파이낸스투데이)

 

인공강우로 주말마다 비뿌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인공강우 기술 자체가 효과적으로 원하는 지역에 몇 밀리미터(mm) 이상 비를 뿌릴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하지 못했다"며 "인공강우 실험 자체가 연구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인공강우는 한마디로 구름에 강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씨앗을 인공적으로 뿌리는 것인데, 맑은 날보다는 구름이 낀 날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상청이 보수집회가 열리는 날이나 주말마다 비를 의도적으로 뿌렸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 

 

기상청이 인공강우 실험 숨겼나?

파이낸스투데이는 "현재 인공강우에 대한 실험은 제주도에 위치한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주관하고 있다"며 "국내 인공강우 실험을 어디에서 언제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스케줄에 대해 알려 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며, 국립기상과학원의 이 모 부장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러면서 "전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인공강우에 대해 어떤 연구를 하는지, 언제 비가 내릴 것인지, 어느 지역에 얼만큼 화학물질을 분사하는 지, 또는 이러한 인공강우 실험에 대한 부작용은 없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기사에는 "특정한 날짜에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는 기술을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기상청 관계자와 국립기상과학원의 입장을 실었지만, 기사를 읽는 독자들은 기상청이 그간 인공강우 실험을 비밀리에 진행해 왔으며,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아낸 것이 특종인양 받아들일 개연성이 있다. 

(출처 인터넷포털)

아니나다를까 해당 내용은 보수 유투버들에게 좋은 떡밥이 됐다. 이봉규TV는 6일 해당 기사를 인용하며 "우리나라에서 인공강우를 쓸 줄은 생각못했다"며 "그런데 기상청이 인공강우 존재를 인정했다는 것을 파이낸스투데에서 취재했다. 왜 최근에 주말마다 비가 내렸나, 왜 결정적인 날 8월15일, 3월 1일 결정적으로 폭우가 내렸다. 날씨가 안 도와줘서 폭발력이 덜했는데 인공강우 의혹이 나온다"라며 의혹 부풀리기에 힘썼다. 

또 해당 기사는 "기상청, 시위있는 날만 골라서 인공강우 처리했다 인정"이라는 내용으로 왜곡돼 돌기도 핞다. 

그러나 기상청과 환경부가 오래전부터 인공강우와 관련한 내용을 홍보하고 알려왔다는 점은 몇 가지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격납고에 주기해있는 기상청 기상항공기 앞에서 국립기상과학원 이철규 연구관이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silver iodide) 연소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를 이용해 만들어낸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합동 실험을 할 예정이다. 2019.1.24 (출처=연합뉴스)

우선 2019년 1월 25일 가뭄 대비를 넘어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위한 인공강우 실험이 처음 진행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합동실험 소식은 이미 예고됐고, 실험 후에는 실험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까지 배포됐다. 

당시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낸 인공강우 실험 결과 1차 발표 보도자료에는 "기상항공기 관측 결과 구름 내부에서 강수입자의 크기가 증가한 것으로 관측되었으나 기상선박이나 지상 정뷰관측망에서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없었다"고 보도됐다. 

또 "실험 당일 기상조건이 인공강우 실험을 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오전 10시부터 영광 북서쪽 110km 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수행했다"며 "기상항공기는 오전 10시경 인공강우 물질(요오드화은)을 살포한 뒤 구름 내부의 강수입자 변화를 관측하였고, 기상관측선은 인공강우 실험효과 관측을 위해 인공강우 실험 지역을 중심으로 기상관측을 수행했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된 지역과 방법까지 상세히 알린 것. 

이뿐아니라 “환경에 적합한 물질과 기술을 개발해 2024년께는 인공강우를 실용화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도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한국에서 인공강우 실험이 본격화한 건 2008년경부터로 살펴진다. 2011년 4월 8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해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이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대관령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실험을 실시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출처 기상청)

 

당시에도 2008년 3회(3.3, 3.4. 3.14) : 대관령 부근에서, 2009년 3회(2.23, 3.23, 3.30) : 대관령 부근에서, 2010년 6회(2.10, 2.12, 2.16, 3.7, 3.8, 4.23) : 대관령, 안동댐, 수도권에서, 2011년 3회(2.28. 3.14, 3.25) : 대관령, 당진 부근에서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됐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기상청은 지금까지 실시해온 인공강우 실험 결과를 공개해왔으며 기상청 출입기자들이 실험을 참관해 이에 대한 기사를 보도한 바도 있다. 또한 기상청은 매년 실험 결과(날짜, 장소, 성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였으며 이에 대한 기사가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고도 강조했다.

"일본발 방사능 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 기상청이 태백산맥 상공에서 비밀리에 인공강우를 시도했다''는 민주당 신학용 의원 주장을 기상청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내놓았던 보도자료다. 

또 기상청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인공강우 실험과 관련한 소식은 이미 2001년부터 있었다. 

2001년 6월 기상청 소식에 따르면 "사상유례 없는 가뭄으로 국민들이 극심한 피해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95년부터 실시된 인공강우 실험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온 기상청(청장 安明煥)이 공군의 지원을 받아 인위적으로 비가 내리게 하는 인공강우실험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며 "실험실시 시기는 최적실험이 가능한 6월 14일 오전이고 실험 대상 지역은 13일 오후 기상예보 및 위성, 레이더 자료를 분석하여 최종 선정할 계획이나, 현재로서는 김해 비행장에서 가까운 전라남북도 경계 및 경상남북도 경계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적혀 있다. 

이어 "실험방법은 적운형과 층운형 구름을 찾아 구름 속을 지나면서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방법과 구름위에서 요오드화은(AgI)연소탄을 발사하는 방법을 병행 실시하기로 하였다"면서 구체적인 실험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실험 당일에는 "오늘(6.14) 11:10부터 11:40까지 공군기(1호기)에서 요오드화은 연소탄 38발과 2호기에서 드라이아이스 400 ㎏을 살포하는 실험을 했다"며 "실험장소는 1호기는 남지-거창-합천댐 상공, 2호기는 군위-안계-구미 상공"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01년 6월 28일에는 '1차 인공강우 항공실험 종합결과'를 내놓았다. 

따라서 인공강우 실험과 관련해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기사가 말하고 싶은 건 무엇?

해당 기사는 결국 인공강우 실험이 국민건강과 생태계,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모른다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이를 염려할 만큼 기술력이 발전하지도 못했다"라고 말했지만, 연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공강우에 대한 부작용 연구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시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사실과 거리가 먼 의혹을 부풀리다 끝난 기사는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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