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 B교회 목사 성추행건 심의 중

(출처 B교회 홈페이지) 현재 B교회는 홈페이지를 닫은 상태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기독교한국침례회(박문수 총회장) 윤리위원회가 16일 대전 B교회 이 목사에 대한 성추행건 9월 정기총회 안건으로 상정할지를 두고 최종 심의할 예정이다. 

기침 윤리위원회는 앞서 3월 마지막주께 중부지방회로부터 이 목사에 대한 성추행건이 담긴 제소장을 전달받고 검토한 후 지난 7일에는 대전에서 윤리위원회를 열고 이 목사의 반론까지 청취했다. 기침 윤리위원회는 오는 16일 3차 윤리위원회를 열고 해당 사안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짓겠다는 방침이다. 윤리위원회가 소집되면 통한 한 달 안에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짓도록 규정되어 있다. 아울러 윤리위원회 징계는 근신-정직-면직-제명 네 단계로 수위로 구성돼 있다. 

기침 총회법상 윤리위원회가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되면 이는 총회 임원회를 거쳐 심의한 후 9월 정기총회 안건으로 상정된다. 정기총회 참석 대의원 3분의 2 동의를 거쳐 최종 징계안에 대한 효력이 생긴다. 노회 재판국 구성을 통해 징계 수위를 확정 짓는 장로교와는 달리 징계 수위가 총회 대의원 표결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평화나무는 앞서 B교회 이 목사의 성추행 제보를 받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교회 사역자들은 이 목사가 가슴을 만지고 주물렀고, 이를 거부하자 “너는 내 것인데 빼앗기는 것 같았다”, “너는 누구거냐”라는 등의 말을 하며 같은 행동을 반복 시도했다는 등의 내용을 진술했다. 

B교회는 이성교제를 하면 근신까지 시킬 정도로 단속했으나, 목사와의 스킨십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일어났다는 것이 공통된 진술이다. 예를 들어 목사가 청년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찢어진 청바지에 손을 넣거나 심지어 얼굴에 뽀뽀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평화나무에는 이 목사의 청년들의 연애사에 관여하며 이별을 종용하거나 상담을 핑계로 연인관계에서 일어나는 내밀한 상황까지 보고하도록 했다는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 

 

"목사가 이별 종용했다" 

신앙 앞세워 청년 통제, 사생활까지 보고 받아 

교회 나가겠다는 청년에게 '넌 우리거야' 

문제 제기하는 젊은 사역자 교회에 '사역자 간수 잘해라' 압박 

B교회 이 목사는 청년들의 이성 교제를 깐깐하게 간섭하고 지도했다. 평화나무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 과거일이든 현재 일이든 이성 간의 스킨십까지도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이성교제를 상담한 후에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시간을 갖자는 명분으로 연인을 만나지 않고 기도하는 기간이 정해지기도 했다. 누군가는 40일, 또 누군가는 수개월을 명령받기도 했다. 제보자들은 목사의 제왕적 리더십이 갖춰진 이 교회에서 목사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B교회가 제시한 연애 지침에는 ‘어떤 이성에 대한 좋아하는 감정이 들기 전에 권위자와 상담해야 하며, 권위자와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것, 교제 중에는 데이트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서 권위자는 목사를 이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제보자는 “당시엔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모두 보고하는 것이 보호받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보고하자 목사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자는 취지로 남자친구와 40일간 만나지 않는 지침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목사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큰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고 했다. 

또 “연애를 하려면 한 성령 안에서 있어야 한다”며 “B교회에 연인을 데려오든 B교회에서 만날 것을 권장하는 등 교회 안에만 잡아두려는 분위기도 존재했다”고 했다. 

심지어 B교회 청년들은 목사의 권위에 순종해야만 자신들이 보호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아르바이트 장소와 시간 등도 보고하고 허락받는 경우까지도 있었다. 교회에서 이 목사의 영적 권위는 통상 목사에 대한 존경심을 넘어 맹목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수준이었고 ‘헌신 서약’을 한다는 제보도 입수됐다. 

제보자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의 일상과 내밀한 이야기를 보고한 후에는 약점을 잡혔다는 느낌에 죄책감과 두려움이 엄습했다”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또 한 제보자는 교회를 나가겠다고 했을 때 목사가 만류하면서 ‘너는 우리거야’라고 보낸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이 목사는 청년 교인들을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는 것 같다. 친구에게도 목사가 ‘목사님 사랑하냐, 안 사랑하냐, 너의 영적 아버지 누구냐’라는 답을 계속 얻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전 B교회는 학교법인 감리교학원이 재단으로 있는 목원대학교와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목원대학교 신학생이나 B교회 청년과 교제한 신학생 중에는 B교회가 신사도 운동을 하는 교회이며,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청년들을 옭아매는 사실을 인지해 문제를 제기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 이 목사는 문제를 제기하는 젊은 사역자의 교회로 연락해 압박을 가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또 부모들이 B교회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 교회 자문위원 등을 소개하며 ‘이상한 교회가 아니란 점’을 어필했다는 설명이다. 

또 B교회에 출석하는 연인을 둔 청년들은 강제 이별을 통보받은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이 이별을 통보받으면서 들었던 말은 “목사님이 말씀하시기를 우리는 짝이 아니다”라는 말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제가 연인의 신앙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우상 취급, 사탄 취급을 당했다”, “사모가 꿈을 해몽한다면서 저와 사귀면 신앙을 잃어버리게 된다며 이별을 종용했다” 등의 제보가 쏟아졌다. 평화나무에 제보한 제보자들은 모두 모태신앙이거나 신앙 생활에 열심인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연인으로부터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데 장애물 또는 사탄으로 취급되면서 받은 상처가 컸다고 했다. 

강제 이별을 통보받은 복수의 제보자들은 이 교회는 존중의 문화를 중시한다고 했으나, 정작 본인들은 존중받을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점을 토로했다. 

B교회는 청년들에게 수시로 간증을 시키는 것도 특징이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이 간증에서는 연인과 헤어짐이 신앙의 열매인 것처럼 고백되기도 하고, 오랜 연인과도 나누지 않는 이야기들이 공개되기도 한다고 했다. 

B교회에 출석했던 청년들은 ‘헌금’ 강조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특정한 절기를 앞두고는 재정프로젝트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추수감사절을 앞둔 시점에 커피 한 잔을 마실 돈을 아껴 평소보다 많이 헌금하도록 했다는 것. B교회 용어로 이를 ‘심는다’고 하며, 이는 실천하는 것은 축복받는 길이며 자신들을 살리는 길로 배운다는 것이다. 

이밖에 평화나무에 제보한 추가 제보자들 중에는 이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역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내용도 존재했다. “목사가 엉덩이를 걷어차는 모습을 봤다”거나 “사역자들에 대한 나쁜 소문이 돌아 교회를 나간 사역자들을 신천지로 오해했다”는 내용도 접수됐다. 

성교육상담센터 정혜민 목사는 B교회의 사례와 관련해 “목회자의 욱하는 심리에서 일어난 성범죄가 아니라 목회자가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교회의 신학적, 환경적 토양이 있었기 때문에이게 가능했다”며 문제의 심각함을 지적했다. 

한편 평화나무는 지난달 3일 아래와 같이 추가 내용을 질의했다. 

1) 연애 지침을 마련해 상대에게 호감이 생길 때부터 목사님과 상담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목사님께서 자의적으로 이별을 종용한 커플이 있으십니까. 

2) ‘연애 지침’에 나오는 권위자는 목사님을 칭하는 것이 맞습니까. 스스로를 권위자로 칭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3) 청년들을 ‘내 거’, ‘우리 거’라고 하며 가족보다 교회공동체와 목사님을 우선으로 생각하게 만들며 생활을 간섭하신 게 맞으십니까? 

4) 목사님께서는 평소 목회 철학의 방향을 어떻게 잡고 계시며, 교인들과 목사는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십니까?
   
5) 과거 지인에게 다시는 성과 관련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하신 적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는지요. 

6) 학교의 교수님들을 교회 자문으로 둔 이유는 무엇입니까?

7) (이 질문은 사모님도 함께 봐주십시오) 목사님의 부인되시는 사모님께서 꿈해몽을 하신다는 제보도 있습니다.  꿈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청년들의 삶에 혼란을 준 적이 있으십니까. 아울러 모든 코칭을 사모님께서 하신다는 제보도 접수됐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이는 평화나무가 수차례 대면 인터뷰를 요청했음에도 이 목사가 서면 인터뷰를 요구한 데 따라 보낸 질의 내용이다. 

이 목사는 질의에 대한 구체적 답변 대신 “저로 인하여 주님의 몸된 교회와 성도들, 주변 지인 분들과 가족들에게 너무나 큰 피해와 누가 되어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저는 도의적 책임으로 조용히 목회직을 내려놓고 교회를 사하려 한다”며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모든분들께 사과드린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깊이 성찰하겠다”고 답장을 보내왔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으로 부디 지금과 같은 근거 없는 비방과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평화나무가 “어떤 것이 근거 없는 비방이고 추측성 보도라는 말씀인지 구체적으로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은 듣지 못했다. 

이 목사는 계속 답변 시간을 충분히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두 번째 질의서를 보낸 지 한 달이 훌쩍 넘었으나 여전히 제대로 된 답변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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