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신연·명정위·교회개혁평신도연대, “명성교회, 폭행 피해자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20190819_171823.jpg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명성교회와 관련된 논란 중에 세습과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제가 바로 교인들의 반복적인 폭력행사다. 뜨거운 커피가 든 컵을 집어던져 화상을 입게 하질 않나 낫으로 세습 반대 시위자들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도 수시로 위협을 가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28일 명성교회평신도연대(명신연)에 따르면 800억 비자금 의혹에 대한 감사 요청을 위해 명성교회를 방문한 회원이 교인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회원 한 명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 우측 어깨의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으로 수술까지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법당국의 수사는 지지부진하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명신연 측은 ‘덮어주기 수사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명성교회평신도연대와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명정위), 교회개혁평신도연대는 19일 서울동부지방검찰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성교회의 반복적인 폭력과 비자금 의혹에 대해 사법당국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상규 실행위원(교회개혁평신도연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성교회 불법 세습이 시작된 2017년 10월 이후부터 약 7개월 이상을 매주 두세 차례씩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를 진행했었다”며 “그러는 동안에 명성교회 측은 시위자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해왔고 폭행도 다수 있었다”고 했다.

정 위원은 이어 명성교회와 관련된 폭행사건들을 담당하고 있는 강동경찰서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 모든 사건에 대해서 강동경찰서가 피해자가 아니라 피의자들의 관점에서 수사를 진행해온 것 때문에 많은 실망과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며 “(폭행) 동영상이 존재함에도 신속하게 확보하지 않아서 CCTV 영상이 삭제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집단 폭행의 주도자였던 사람도 벌금형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사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신량 집사(명성교회평신도연대)는 강동경찰서의 책임 있는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가운데 폭행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사과조차 없는 명성교회의 몰지각한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특히 강동경찰서를 상대로 ▲피해자 3인 중 1인에게만 영상 공개 ▲피의자 특정 축소 의혹 ▲불충분한 CCTV 영상(15분 분량 중 약 50초만) 공개 등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정 집사는 “명성교회는 과거부터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폭력적으로 대응해왔는데, 그 폭력성은 계속 반복되고, 또 확대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며 “(명성교회) 제직회나 공동의회에서 명정위와 명신연의 성도들을 물리적으로 막는 일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이제 다음에 벌어질 사태가 어떠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강동경찰서는 오랫동안 반복되고 있는 명성교회 측의 폭력에 대해 계속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명성교회가 자체적으로 원로목사의 재정비리 의혹에 대해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사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교계의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함께 대응해나가고 법적 절차도 모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법당국의 공정한 수사와 명성교회의 800억 비자금 의혹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 폭행 피해자들에게 공개사과도 재차 촉구했다.

 

명신연 경찰 믿지 못해 검찰에 고발장 접수

경찰 관계자 수사 중 사건이라 답변 못해

20190819_171943.jpg

오른쪽 팔에 깁스를 한 채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태윤 집사(명성교회평신도연대)는 경찰을 신뢰할 수 없어 검찰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폭행 당시 112 신고 접수 이후 조사를 받으면서 명성교회에 대한 강동경찰서의 태도에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폭행 사건을 서둘러 종결하려는 인상마저 받았다고 했다.

정 집사는 “15분 분량의 CCTV도 다 보여주지 않고 50초 정도밖에 확인시켜주지 않았다”며 “(수사관은) 자기가 보여주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 상급자까지 세 사람의 수사관이 와서는 ‘경찰 말이 맞지 않냐’고 계속해서 몰아붙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CCTV를 보면 (폭행한) 세 사람이 저를 둘러싸고 목을 조르고 있는데도 한 사람만 가담하고 나머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아닌가”라며 “경찰을 믿을 수 없으니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바로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를 했다”고 밝혔다.

<평화나무>가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강동경찰서 수사관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담당 수사관은 “수사 중인 사건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