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제104회 총회 셋째 날인 25일 저녁 총회장 이취임 감사예배가 진행됐다. 사진은 꽃동산교회 어린이합창단이 특송하고 있는 모습. (사진=평화나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제104회 총회 셋째 날인 25일 저녁 총회장 이취임 감사예배가 진행됐다. 사진은 꽃동산교회 어린이합창단이 특송하고 있는 모습. (사진=평화나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 제104회 총회 셋째 날인 25일 오전 회무부터 선거관리위원회의 미숙한 진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선과위는 첫째 날인 23일 선거관리위원과 재판국원 선거 시 선정 인원의 1.5배로 후보를 확정하지 않은 채 선거를 진행했다. 법적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한 선관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해당 선거를 중단시켰다. 선관위원들은 총대들에게 사과하기까지 했다. 교단지인 기독신문은 이 일을 두고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5일 오전 회무에서는 재정부장 후보로 나섰다가 후보 자격을 얻지 못한 이대봉 장로가 선관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 총대는 무능한 선관위를 해체해야 한단 과격한 발언도 했다. 결국 총회장이 나서 선관위에게 이 장로를 다시 재정부장에 입후보시키는 것으로 정리하고 나서야 상비부 조직을 끝마칠 수 있었다.

오후 회무 때는 국내·외 교단 지도자들의 인사하는 순서가 진행됐다. 저녁에 열리는 이취임예배에 일정상의 이유로 참석할 수 없었던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이 시간에 새로 총회장에 취임한 김종준 목사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 가운데 CBS 이사회 서기 라계동 목사(서울성현교회)는 교단 차원에서 CBS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자칫 사유화 시도로 비칠 수 있는 발언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라 목사는 “CBS에서 우리 교단은 군소교단이다. 예장합동 쿼터를 늘려야 한다. CBS가 진보라고 그냥 방치할 일이 아니”라면서 “CBS는 주인이 없다. 이사장이 주인이 될 수도 있고, 사장이 될 수도 있다. 합동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5년 뒤, 10년 뒤 CBS가 우리의 언론이 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사부는 전국남전도회연합회(36~38회기), 102회기 통일준비위원회·선거관리위원회 특별감사 등을 보고했다. 방만한 재정운영, 개인 통장으로 공금 관리, 금품수수 의혹 등이 지적됐다. 감사 결과 총회에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선 일부 환수 조치했다고 보고했다.

103회기 감사부장 최병철 장로는 보고 도중 감사 대상자들이 자숙하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104회기 공직에 출마했다고 발언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총신대 주인은 총회다?

미자립교회 대신 '미래 자립 교회'로

총신대 보고 시간에 단상에 올라선 이재서 총장은 “총신대학의 주인은 총회”라며 “총회의 결정에 절대적으로 순응할 것이고 개혁주의적 신학을 철저히 지키겠다. 정체성에 위배되는 그 어떤 이념이나 사상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총대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아울러 “총신대학이 더 정치의 중심이 되지 않도록 허락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편안하게 공부하고 가르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게 해달라”고 당부하며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도 깜짝 등장했다. 총회교회자립개발원 이사장 자격으로 총대들에게 보고했다.

오 목사는 “해마다 미자립 교회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는데, 미자립교회 자녀라고 하면 부담을 느끼는 거 같다”며 “앞으로 허락해주시면 미자립 교회를 미래 자립 교회로 바꾸려 한다”고 청원했다. 해당 청원은 규칙부로 보내 심의하도록 결의했다.

 

“교단 회복 위해 하나님 은혜 구하자”

이어진 저녁 회무 시간에는 총회장 이취임 감사예배가 진행됐다. 이날 예배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같은 당 의원이자 꽃동산교회 안수집사인 우원식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참석하기로 예정됐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개신교를 담당하고 있는 백중현 종무관도 참석했다.

취임사를 전한 김종준 목사는 “경제 문제가 지도자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면한 문제는 각각 책임의 분량은 다를지라도 모두가 참여하여 만들어 놓은 결과물”이라며 “교회 문제도 마찬가지다. 세속화나 정치, 누구 개인의 책임을 물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고 했다.

김 목사는 “모두가 책임을 지면서 풀어나갈 문제”라며 “교단의 회복과 교회의 회복, 나라의 회복은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길밖에 없다. 각각 짐을 나눠서 지면서 변화되고 회복되는 것이 먼저다. 한 회기 동안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인영 대표는 “김종준 목사님의 총회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모든 민주당원들의 마음을 정성스럽게 모아서 이 자리에 왔다”며 “교단의 개혁과 함께 정체성과 정통성을 보존하고 회복을 통해서 국내 최대 장자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를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아름다운 교단으로 더 발전시키실 것을 믿고 거듣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부총회장으로 당선된 소강석 목사에게도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 대표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님의 부총회장 되심도 축하드린다. 2년 전 아내가 죽음의 문턱에서 하나님 은혜로 되돌아왔을 때 저희 부부를 위해서 기도해주셨다”며 “아내의 마음과 기도를 담아서 축하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취임예배에서 모인 헌금은 전액 총신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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