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플래닛 리뷰로 살펴본 언론사들의 민낯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지난 쩌날리즘 15호에서는 개신교 방송사들의 민낯을 다뤘다. 잡플래닛에 올라온 전·현직 직원들의 평가로 본 개신교 방송사들 평가는 매우 혹독했다. 교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 등 혹평이 난무했다. 그렇다면 일반 언론사들의 근무환경은 어떨까? 권력을 감시하고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바로 잡는 게 언론의 역할이다. 그 목적답게 회사 경영 역시 타의 모범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을까? 잡플래닛에 올라온 리뷰로만 모든 걸 파악할 수 없지만, 익명성에 기대 살펴본 언론사의 현실은 가혹했다. 보수지로 대표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를 비롯해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 스와 같은 진보 매체들에 대한 평가 역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전·현직 직원들이 남긴 글을 살펴보자

#조선일보

“똑똑한 사람 데려다가 멍청한 기자 만드는 곳” - 현 직원(2021년)

“연약한 자는 살아남기 어려운 정글. 강해져야 하는 직장” - 전 직원(2021년)

“돈만 보고 다닐 거면 다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니기 어려운 회사” - 전 직원(2021년)

1920년 창간된 조선일보는 ‘1등 디지털 뉴스’를 자처하고 있다. 자칭 1등답게 조선일보 외에도 TV조선, 조선교육문화미디어,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 등 다양한 관계사를 갖고 있다.

잡플래닛에 등록된 조선일보의 평균 평점은 3.2점이다. 복지 및 급여 부분만 3.4점으로 가장 높고,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 문화 등은 3점에 못 미쳤다. 대형 언론사 중 하나인 만큼 조선일보 전·현직 직원들은 높은 복지와 영향력, 자부심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현 직원 중 한 명은 “회사의 이름값이 장점”이라며 “들어와서 보면 기자 풀이나 회사의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음에도 인지도가 그를 상쇄한다”고 평가했다. 전 직원이 남긴 글에는 “리조트 회원권, 주거 지원 같은 직원 복지는 정말 여느 대기업 부럽지 않다”고 쓰여 있다.

단점으로는 과도한 업무량과 엘리트주의, 상명하복이 지적됐다. 직원들은 “엄청난 음주량과 높은 업무강도 및 강제적인 성격 개조”, “깡패집단, 이름으로 부르면서 혼내고 깬다. 정신이 쉴 틈이 없다”, “구시대적인 기업문화, 사내경쟁,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 스트레스... 개인의 삶과 건강은 포기해야 함”이라고 꼬집었다. 또 “배울 것은 많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에서 가장 정체된 곳”이라며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조선일보 계열사 중 하나인 TV조선의 평점은 2.8점이다. 현직 직원 중 하나는 “네임 벨류 있다. 그러나 3년차 이상은 지원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는 평을 남겼다. 또 “기자가 작가를 폄하하고 무시한다”며 “이 에상 꼰대들 다 모아놓은 곳, 저질 중의 저질 회사”라고 혹평했다.

#동아일보

“사양산업의 낡은 영광으로 먹고사는 20세기 회사”- 전 직원(2021년)

“보수적인 면이 많아 제약이 많으나 편하고 일자리 만족스러움” - 전 직원(2021년)

“위치도 좋고, 주변에 먹을 게 많다. 그 외에는 모르겠다” - 현 직원(2020년)

동아일보도 조선일보만큼 역사가 깊다. 창사 100년이 넘는 만큼 신문뿐만 아니라 방송, 잡지, 출판 등 뉴미디어를 아우르는 종합미디어를 지향한다고 한다.

동아일보의 평균 평점은 3.2점이다.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 문화는 3점대를 넘었다. 승진 기회 및 가능성, 경영진은 3점에 못 미쳤지만, 2점대 후반으로 나름대로 균형을 갖춘 모습이다.

조선일보와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언론사이다 보니 고지식하고 보수적 사고방식이 단점으로 꼽혔다. 전·현직 직원들은 “너무 옛날 사람들이라 보수적이고 사고방식이 꼰대 수준이다”, “짧은 치마나 파인 옷 입고 다니면 눈치를 준다”, “전산 시스템은 20년 전에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해 답답함을 느낀다”며 비합리적이고, 과거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평점을 살펴보면 나름 균형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전·현직 직원들이 장점으로 꼽는 건 정작 회사 위치가 대부분이었다. ‘광화문에 있어, 역세권이고 근처에 청계천이 있다’는 점 외 다른 장점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동아 미디어 그룹 중 하나인 채널A의 평점은 2.7점이다. 동아일보와는 다르게 “연봉 인상 폭이 매우 낮다”, “동종업계 대비 연봉이 낮다”, “만년 3등이어서 그런지 발전을 위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극악의 연봉 인상률” 등 연봉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룬다.

#중앙일보

“기자와 PD가 메인이다. IT 서비스 기업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듯하다” - 전 직원(2021년)

“기자의, 기자에 의한, 기자를 위한 회사. 다른 사원은 대우 못 받음” - 전 직원(2021년)

“기자의 입김이 세다.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지만 아직 디지털 쪽 대우가 낮다” - 현 직원(2021년)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함께 보수 계열을 대변하는 언론사 중 하나로, 삼성 이병철 전 회장에 의해 창간됐다. 중앙그룹의 핵심이다.

중앙일보의 평균 평점은 3.1점으로 조선·동아·중앙일보 중 가장 낮다. 업무와 삶의 균형과 사내문화만 3점을 넘고 나머지는 3점 아래에 머문다. 전·현직 직원들 사이에서 ‘중앙일보는 기자 중심의 회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자와 다른 직군 사이에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 현 직원 중 하나는 “계열사가 많아 눈치 볼 사람이 많고, 생각보다 주먹구구다. 기자가 최고군림”이라는 글을 남겼다. 개발자로 추정되는 직원은 “개발자의 역량이 오히려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전직 직원은 “비기자 직군 차별이 존재”한다며 “기자한테만 좋은 회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구성원은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장점으로는 회사 규모를 꼽는 사람이 많았다. “회사가 크기 때문에 복지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나름 큰 회사여서 다양한 회사들과 컨택도 생기고 조직문화를 배울 수 있다”, “경조사나 연차 등 나름 대기업이라 복지가 좋다”고 말했다.

중앙그룹 중 하나인 JTBC는 TV조선이나 채널A와 다르게 평점 3.2점으로 높다. 그러나 일과 삶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평이 많다. 또 “윗사람들 위주로 돌아가서 배울 점이 없다”, “프리랜서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내부 소통”, “윗선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 등 소통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많았다.

#한겨레 신문

“진보언론을 표방하나 운영방식은 정말 조선 시대를 넘어 고려 시대까지 넘어갈 듯함” – 현 직원(2021년)

“깨어있는 회사라고 믿고 싶었으나, 입사 후 단 몇 시간 만에 뼈저리게 느낀 진영논리의 한계” – 전 직원(2021년)

“일은 널찍하나 정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곳” – 전 직원(2020년)

대표적인 진보 성향 언론사로 평가받는다. 1988년 동아일보 해직 기자들이 모여 국민주 모금 형태로 창간됐다. ‘국민주’ 언론사로,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시민의 입과 귀가 막혀있던 시절, ‘누구나 자기의 현실과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민주적 언론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의 평균 평점 역시 3.2점으로 조선·동아·중앙일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업무와 삶의 균형은 3.5점으로 높았지만, 복지 및 급여, 경영진에 대한 평가는 2.5점으로 박했 다. 한겨레를 나타내는 키워드 중 하나는 편향성이다. 현직 직원 중 한 명은 “정치 편향성, 턱없 이 초라한 연봉, 혁신 없는 운영구조 등 복합적인 문제가 켜켜이 쌓이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전 직원 역시 “여당과 청와대만 안 건드리면 일하기 편하다”는 평을 남겼다. 사주가 없는 한겨레 특성상, 사장을 기자들이 직접 뽑기에 안정적이지 않은 경영체계라는 불 만도 눈에 띈다. 현직 직원 중 한 명은 “안정적인 경영체계를 갖춰달라. 사장이 바뀔 때마다 사 내 분위기도 바뀐다”고 평했다. 또 “정치싸움을 그만하라. 기자들이 경영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경영관리조차 안 된다”는 글도 있었다.

#경향신문

“서서히 침몰해가는 배 위에서 '적당히' 자기실현을 이루고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일하기 좋은 곳” – 현 직원(2020년)

“언론으로서 기능 상실한 듯... 비판할 건 해야죠. 왜 자꾸 도망 다니세요?” - 전 직원(2021년)

“나쁘지 않으나 발전 가능성도 없음. 편하게 다니기 좋음” – 전 직원(2021년)

 한겨레와 함께 진보 매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가톨릭 계열 언론사로 출발했으며, 5·16 쿠데타 이후 민간에게 매각되면서 종교의 색을 벗어났다.

경향신문 역시 3.2점의 평균 평점을 받았다.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문화는 3점대 초반이며, 복지 및 급여 점수가 2.3점으로 낮았다. 전·현직 직원들은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 워라벨이 지켜진다”, “구성원 모두 경쟁의식이 없기 때문에 사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 회사의 장점은 사람이다”, “기사 강요가 없다” 등 사내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자유롭고 편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혁신을 위한 시도를 하지 않는다. 영상 분야에 투자가 부족하다”, “업계 평균 연봉보다 낮지만 그래도 먹고 살 만하다. 뉴미디어나 새로운 형식 이런 거 받아들이는 데 오래 걸린다”, “관련 업계 중 비교적 낮은 연봉 테이블과 상승률이 조금 단점”, “낮은 급여, 기업의 성장성 제로, 매체력의 지속적 하락으로 인한 자부심 상실” 등 낮은 연봉과 발전 가능성을 지적하는 평가들도 많았다.

#오마이뉴스

“진보적이지 않은 진보 매체. 기사만 정의로움” – 현 직원(2019년)

“입진보. 최저임금, 비정규직, 열정페이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쓰면서 정작 자기 직원에게는 열정 페이를 강요하고 최저임금을 챙겨주지 않는 곳” - 전 직원(2020년)

“진보적인 매체라고 사내 구성원 또한 진보적인 건 아니다” – 전 직원(2020년)

2000년 초기 창간된 언론사로, 인터넷 언론사로 출발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민기자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또 ‘진보와 보수가 5:5가 되는 세상을 지향한다’며 ‘열린 진보’를 철학으로 삼고 있다.

열린 진보를 철학으로 삼고 있음에도 평균 평점 2.8점으로 6개의 언론사 중 가장 낮았다. 업무와 삶의 균형은 3.4점이었으나 복지 및 급여, 경영진은 2.2점이었다. 오마이뉴스의 경우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기에 급여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전 직원이 쓴 “배고프다. 현실적인 면을 완전히 무시해야 다닐 수 있는 곳이라고 본다”라는 글부터 “매체로서 영향력 확대나 매출 규모 증가 등의 성장이 없는 곳. 타 언론사 연차와 비교해 적은 급여”, “연봉이 매우 적음. 초봉도 적은 데 해마다 상승률도 낮아 갈수록 타사 동료들과 갭이 벌어짐.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연봉 동결을 수도 없이 겪음” 등의 평가가 많았다.

또 “회사 내 비정규직 관리도 못 하면서 남의 회사 비정규직 관련 비판 기사를 쓴다는 게 이해 안 된다”는 평가와 함께 “대외적인 이미지와 사내 문화가 매우 다르다. 경영진 포함 간부들 인식이 진보에 어울리지 않는다”, “겉보기에는 수평적 조직문화지만 실상은 이성적, 논리적으로 할 말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조직”이라는 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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