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검찰청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온 게 되니까"와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것" 다른 뜻이라는 국민의힘

@19일 방영된 MBC PD수첩  '누가 고발을 사주했나'편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공익제보자 조성은 씨의 통화에서 ‘윤석열’ 이름이 언급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논란은 종식되지 않는 모습이다. 

김웅 녹취록에 '윤석열' 이름 있었다 

19일 MBC뉴스데스크와 PD수첩은 지난해 4월 3일 김웅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가 조성은 씨나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로써 그간 김웅 의원이 김성은 씨에게 범여권 정치인과 언론인들에 대한 고발장을 보낸 뒤, 나눈 내용에 ‘윤석열’ 이름이 언급됐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이어지던 공방을 일축하게 됐다. 

공개된 녹취파일에 따르면 지난해 4월 3일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은 조 씨에게 “요 고발장, 요 건 관련해 저는 쏙 빠져야 된다.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성은 씨가 “그게 그렇게 되는 것이냐”라고 묻자 김 당시 후보는 “그건 그렇게 되는 것이고 차라리 다른 이미지로 가야 한다. 예를 들면 언론장악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가는 게 낫겠다. 검찰 색을 안띄고...”라고 당부했다. 

 

출처=CBS 노컷뉴스 

앞서 CBS 노컷뉴스는 7일 “검찰은 지난해 4월 3일 있었던 김웅 의원과 조성은 씨 사이의 통화 녹취파일 2건을 조 씨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해 공수처에 넘겼다”며 “이 녹음 파일에는 '윤석열'이라는 이름이나 윤 전 총장으로 추정될 만한 대명사 등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저녁 종합저녁뉴스에서는 더 확정적인 단어를 사용했다. CBS 뉴스에서 앵커는 “김웅 녹취록으로 정치권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이 녹취파일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했고, 기자도 “이 녹음 파일에는 윤석열이라는 이름이나 윤 전 총장으로 추정될 만한 대명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보도했다. 

전날(6일) MBC가 <김웅 ‘고발장, 검찰이 억지로 받는 것처럼 해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의원이 조 씨에게 “내가 대검찰청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온 게 되니까 나는 쏙 빠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언론들이 보도에서 ‘윤석열’ 이름을 특정하지 않으면서 MBC는 ‘조작방송’을 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캠프 측에서 일제히 MBC를 향해 “친여매체의 무책임한 보도”라며 공세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노컷뉴스 보도를 근거로 KBS 양승동 사장과 방송문화진흥회를 압박했다. 

결국, MBC 보도가 정확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틀이 지난 지금도 <[단독]김웅-조성은 녹취파일에 ‘윤석열’ 언급은 없었다> 기사와 방송은 그대로 게재돼 있다. 아직 어떤 입장표명도 없는 상태다. 

조성은 씨는 21일 평화나무와 통화에서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기자가 통화당사자이자 공익제보자인 조 씨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다면, 대체 어떤 취재원으로부터 확인한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CBS 오보에 해명은?… "경위 파악 중"

또 조 씨는 “CBS 보도가 나온 후 수정할 기회를 줬다”며 “‘단독’ 달고 소설 쓰면 안 된다”는 취지로 SNS에 글도 게시하고 CBS 다른 기자에게 ‘해당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알리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CBS보도국장은 “지금 경위파악 중인데, 아직 보고받은 것이 없다”며 “기다려 달라”고 했다. 또 “현장에서 보고받을 때 취재경위까지 보고받지는 않는다”라며 말했다. 

‘CBS보도가 국정감사장 등에서 많이 활용되면서 논란이 됐던 만큼 오보가 나온 경위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가’라는 취지로 묻자 “경위 설명을 시시콜콜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보도 경위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말했다. 

언론소비자주권행동 관계자는 "CBS가 고의는 아니었을 것이다. 급한 마음에 특종을 내보려고 오보를 낸 것 같은데 빨리 사과와 해명을 내야 할 것"이라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고의적인 오보일 것이다"라며 현재 언론들의 보도 양태를 지적했다. 

국민의힘ㆍ윤석열 캠프 억지주장으로 MBC 공격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MBC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MBC의 지난 6일 보도에서는 "제가 대검찰청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온 게 되니까"라고 발언한 반면, 19일에는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것"으로 문구가 달라졌다는 이유로 언론중재위 절차를 추가로 밝겠다고 예고했다. 

(MBC가) 따옴표를 짜깁기해 놓고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도덕적 타락 상태에 빠진 것이며, 오히려 MBC가 취재 경위와 뉴스제작 과정을 해명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측의 입장이다. 

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해당 논란에 이재명 경기도 지사까지 끌어들였다. 그는 20일 MBC가 짜깁기와 편파방송으로 ‘이재명 선거캠페인을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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