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 동원하겠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2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장동 비리 관련 특검 촉구' 기자회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얘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2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장동 비리 관련 특검 촉구' 기자회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얘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나님의 뜻’ 운운하며 대선에 출마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지난 17일 홍준표 캠프에 합류했다. 26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42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2차 예비경선 이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모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국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이 홍 의원 캠프에 합류한 데에는 홍 의원 부인 이순삼 씨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삼 씨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함께 지난달 13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제106회 총회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총회에서는 이순삼 씨를 연세중앙교회 권사로 소개했다.

최 전 원장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말자는 내부 의견이 우세했다”면서 “그러나 이 씨가 최 전 원장의 부인 이소연 씨에게 전화를 거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던 것도 최 전 원장의 마음을 움직였던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최 전 원장 영입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한 공동발표문에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여망 앞에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한 ‘정치교체’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중요한 본선 경쟁력은 후보의 ‘도덕성’과 ‘확장성‘이라고 굳게 믿는다”며 “2030세대를 비롯한 전 세대, 야당 불모지를 포함한 전국적 확장성을 가진 홍 후보의 경쟁력은 정권교체를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본선에서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돼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선결 조건”이라며 “(홍 의원은)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라고 추어올리며 홍 의원을 지지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캠프에서) 어떤 직을 맡을 건 아니고 홍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지난 20일에는 JTBC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5년 뒤 대선에 다시 도전하겠나’라는 앵커의 질문에 “5년 뒤의 일을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지금 현재로서는 제가 지지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의 경선 통과와 당선을 위해서 제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홍준표 의원이 오랜 의정 생활과 경남도지사라는 행정 경험, 젊은 층의 높은 지지율 등을 언급하며 홍 의원의 본선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정권 교체와 또 정권 교체 이후의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제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했고 그것이 현재로서는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라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CGNTV 간증 프로그램 ‘하늘빛향기’에 출연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CGN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지난 1일 CGNTV 간증 프로그램 ‘하늘빛향기’에 출연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CGN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홍 의원 캠프 합류 공식 발표 하루 전인 지난 16일에는 국민일보와 진행한 인터뷰도 공개됐다. 인터뷰는 15일 진행됐다. 그동안 언론이 수없이 보도됐던 최 전 원장의 소위 미담과 신앙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국민일보는 최 전 원장에 대해 “그는 ‘미담 제조기’로 불린다”라거나 “국내 농어촌과 필리핀 불라칸,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 봉사활동도 다녔다”, “그는 소외계층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으며 울고 또 울기도 했다”고 추어올렸다.

국민일보는 해당 기사를 마무리하면서 최 전 원장의 이력을 열거하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예비후보로 나왔다. 국민이 정치 걱정 않고 자기 희망을 이루는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그는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예비경선(컷오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정권 교체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이틀 뒤인 지난 17일 홍준표 의원 캠프 합류를 공식 발표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최 전 원장과 부인 이소연 씨가 CGNTV의 대표적인 간증 프로그램 ‘하늘빛향기’에 출연한 방송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최 전 원장은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네가 대변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그런 마음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걸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기도에 대해서 하나님께서는 ‘네 믿음이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다. 내가 쓰는데, 내가 쓰면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런 마음을 주셔서 제가 결심을 하고 정치에 나서게 됐다”며 대선에 출마한 이유를 밝혔다.

하나님이 목소리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라는 마음 주셨기 때문에 감사원장을 중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했다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나님의 뜻’을 내세웠지만 2차 예비경선 문턱도 넘지 못한 채 새로운 ‘하나님의 뜻’을 찾아 나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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