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아픈 국민에게 대답 똑바로 하지 않았다고 모든 책임 떠넘기는 모양새”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추가로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점형 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추가로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점형 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자를 두고 주요 언론은 집중적으로 보도한 것에 비해 개신교계 언론은 대체로 쉬쉬하는 분위기다. 이들이 목사 부부인 것이 알려져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부 개신교계 언론에서는 방역당국의 대응이 문제였다는 식의 보도도 적지 않았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오미크론 확진자 관련 주요 언론의 보도를 비판하는 한국교회언론회의 논평을 자세히 보도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2일 국민 간 증오를 조장하는 언론의 선정적 보도’, 지난 6일 ‘종교시설의 방역 패스 미적용은 유지해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특정 종교를 향한 지나친 비난은 삼가야 한다는 취지의 논평도 발표했지만, 결국 이들이 우려하던 것은 가까스로 재개된 현장예배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또다시 위축되지는 않을까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6일 논평에서 “만약에 정부가 또다시 종교시설(교회)에서의 예배 제한을 이런 식으로 규제한다면, 예전에 불법적으로, 강제적으로, 불균형적으로 현장 예배를 금지하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다시는 이런 종교탄압이 없어야 한다”며 “교회 안에서의 방역 방법을 강화하고 철저히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예배자를 함부로 제한하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확진자 발생으로 비판이 집중된 A교회의 상황도 전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지난 5일 ‘오미크론 폐쇄’ 인천 A교회, 비대면 예배 드리며 사과 기사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담임목사의 설교를 보도했다.

B 목사는 “먼저 담임목사로서 사과드리겠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사과드리겠다. 방송에서 담임목사가 사과했다고 하는데, 전에 공식 사과라기보다 SNS에 올렸다가 비아냥대는 댓글들이 올라와서 내렸다”며 “이처럼 우리의 사과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의 고통을 온전히 받아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역학조사나 백신접종 등 방역당국의 대응이 무능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지난 9일 [미션 톡!] 오미크론 낙인찍기 광풍…아쉬운 당국 대응 기사에서 확진자 부부에게서 사정을 들어봤다며 ▲해외 귀국 목사부부 “거짓말” 오해받아 ▲당국 “방역차 탔나” 형식적 질문에 여행에 지친 사모 비몽사몽 답변이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국민일보는 “보건소 관계자는 사모에게 전화를 걸어 ‘방역차를 타신 거죠’ 등 단답형 질문 수십 개를 던집니다. 20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사모는 비몽사몽간에 ‘예, 예’라고 답했습니다. 다행히 운전을 도왔던 외국인 성도는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고 보도했다. 마치 보건소 관계자가 사모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수십 가지 질문을 했다는 투다.

방역당국을 향해선 백신접종 정책까지 문제 삼으며 오미크론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느냐고 나무랐다.

국민일보는 “그렇게 맞으라고 했던 백신은 어떤 효과가 있었던 걸까. 방역 당국은 전파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아프리카에서 퍼지고 있다는 정보가 분명 있었을 텐데 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을까. 하루에도 수백, 수천명이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들어왔는데 전파력 강한 바이러스가 이미 국내에 퍼져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라는 것이다.

이어 “형식적 관리를 해놓고 사전 대책도 마련해 놓지 않고 아픈 국민에게 대답을 똑바로 하지 않았다고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기사의 마지막에서도 “오늘도 한국교회는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는 언급을 잊지 않았다.

방역당국과의 협조 강조한 소강석 목사 "당분간 예배는 건들지 못할 것"

일부 개신교계 언론과 한국교회언론회의 우려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현장예배 축소 혹은 중단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 중에 한 명인 소강석 목사는 지난 5일 기독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분간 예배는 건들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방역 조치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다시 예배제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소 목사는 “당분간 예배는 건들지 못할 거다. 다만 학생들 수련회, 합숙하면서 같이 밥을 먹는 것은 우리가 먼저 하지 말자고 했다. 어떤 분은 정부와 너무 협상한다고 하지만, 그러나 협상할 때는 해야 한다. 우리는 국민의 마음을 화나게 하면 안 된다. 선교 전략적인 면에서, 우리는 지고 들어가는 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제가 확신한다. 당분간 예배의 변화는 없다. 다만 우리가 절제를 해야한다. 최대한 감염에 조심하고, 최대한 방역을 잘 지켜야한다. 그러면서 예배의 가치와 그 존엄함을 우리가 잘 유지하고 지켜야 한다”며 “제가 한교총 대표회장이 끝나도 예배를 지키는 일은 반드시 할 거다. 제가 모든 인맥을 다해서, 모든 역량을 다 발휘해서 예배만큼은 잘 지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오미크론 확진 부부가 소속된 A교회는 지난 7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오미크론 확산 사태를 촉발시킨 일련의 일에 대해 인천 시민 여러분들과 국민들께 심려와 근심을 끼쳐 드리게 된 것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방역당국의 초기 동선 파악에 혼란을 준 점에 대해서도 “변명의 여지없는 교회의 책임이고 잘못임을 인정하며,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전보다 더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인천시와 미추홀구의 방역 조치에 더욱 협조하여 지역사회에 폐가 되지 않도록 방역원칙을 더 철저히 준수하며 예방과 방역에 만전의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회복을 위해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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