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관련 의혹에 목소리 높인 윤석열 후보…해명 발언 직후 반박 보도 줄이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숱하게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느라 정작 토론회다운 토론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14일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이야기다. 윤 후보는 ‘본인·부인·장모’ 의혹에 적극 반박하며 도리어 현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했다.

윤 후보는 첫 질문인 ‘고발 사주 의혹’부터 전면 부인으로 대응했다. 손준성 검사에게 지시한 사실도 없으며 야당인 국민의힘에 맡길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외에도 30여분 가까이 대장동 개발사업 논란이 거세지자 윤 후보에게 추가로 제기된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 소개 의혹 ▲‘손바닥 왕(王)자’ 논란 ▲천공 스승 자문 논란 등 모두 부인하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부인 김건희 씨와 장모 최 모 씨에 대한 의혹에는 ‘선거 개입’과 ‘과잉 수사’를 주장하며 현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부인의 금융거래에 대해 알고 계셨나’라는 질문에 윤 후보는 “전혀 몰랐다. 결혼 전이었다”며 “경찰의 내사보고서가 언론에 공개가 됐다. 참 어이가 없고 기가 찰 노릇”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윤 후보는 “이 정부의 고위직 누군가가 지시에 의해 유출하지 않으면 어떻게 수사기관의 내사자료가 언론에 넘어가겠나”며 “여권 정치인들이 고발해서 최근까지도 별건에, 별건을 물어가면서 수사를 하고 있다. 26년간 검사생활을 했지만 상식에 반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도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김건희 씨가 “10여년 동안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월 200만원만 받았다”며 “법인에 유보금이 남게 돼서 이제는 급여를 올려서 가지고 오는 게 좋겠다 (인상)한 것이지 당시 (검찰)총장 취임을 전후한 그 전시로 돈을 벌어서 가져온 건 아니다”고 했다.

김건희 씨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학문적으로 학위를 인정하기 곤란하다면 당연히 취소되고, 취소 전에 반납할 것”이라고 했다. 허위 경력·가짜 수상기록 기재 의혹에 대해서는 “제 처가 기자를 대하는 게 부족해서 가급적 기자와의 통화를 자제하라고 한다”며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경력은 아니고 수상경력도 완전히 날조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장모 최 모 씨에 대한 질문에도 ‘과잉 수사’ 프레임을 내세우긴 마찬가지였다. 한 질문자가 ‘윤 후보 장모가 요양병원 경영에 깊이 관여하고 22억원에 이르는 요양급여를 편취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고 언급하자 윤 후보는 “보석 나왔다”고 정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후보는 “통상 어찌됐든 간에 5년 전에 이미 기소가 안 되고 무혐의 판단을 받은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서 관련자 한 사람의 진술이 바뀌었다고 해서 기소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당사자들이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주 이례적”이라며 “2015년에 제가 관여할 이유도 없고 내용도 몰랐다. 파주요양병원 사건도 2019년 검찰총장에 지명돼서 청문회 준비를 할 때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후보의 관훈토론회 발언이 보도되기가 무섭게 이를 반박하는 기사들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한 보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윤석열 후보 측은 김건희 씨가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로 일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재직증명서까지 내놨다. 김 씨도 15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협회와 같은 건물에서 지내면서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다”며 기획이사로 재직한 시기를 “김영만 회장 때였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김건희 씨의 재직증명서에 기재된 근무기간은 2002년 3월 1일부터 2005년 3월 31일로 김영만 전 회장 취임 전이다. 김 전 회장은 2005년 4월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전 회장 측도 “김건희 씨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답변한 상황이다.

김건희 씨와 근무기간이 겹치는 지난 2004년 4월부터 2005년 3월까지 재직한 1대 회장인 김범수 현 카카오이사회 의장 측도 “김건희 씨가 일했던 기억이 없다”고 답변했다.

여기에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협회에서 정책실장과 사무국장으로 근무했던 한 직원도 SNS를 통해 “김건희라는 분과 함께 근무한 적은 물론 본 적도 없다”며 “협회가 근무하지도 않은 자에게 재직증명서나 발급하는 이상한 단체로 비춰지는 것은 당시 협회에 근무했던 제 자신과 협회 모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불명예”라고 했다.

한편, 각종 논란과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건희 씨는 1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허위 이력과 관련 청년들의 분노 여론이 있는데 사과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 아내로서 공개 활동은 언제 개시하나’라는 질문에는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윤석열 후보도 김건희 씨 검증 공세를 의식한 듯 15일 ‘약자와의 동행’ 행보로 가온한부모복지협의회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전체가 보셨을 때 대선 후보 부인으로서 과거 처신에 있어 미흡한 점이 있다면 국민의 기대에 맞춰 저희가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 태도”라며 지난 14일 관훈토론회에서와는 사뭇 다르게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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