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한국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 발표

지난 16일 개신교계 원로들이 발표한 ‘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한국교회 원로들이 한국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 (사진=에큐메니칼 원로모임 제공)
지난 16일 개신교계 원로들이 발표한 ‘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한국교회 원로들이 한국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 (사진=에큐메니칼 원로모임 제공)

개신교계 원로들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호소문을 발표하고 이번 대선이 과거 회귀가 아닌 더 좋은 사회를 향해 더 나아가길 희망했다.

개신교계 원로 44명명은 지난 16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한국교회 원로들이 한국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를 발표했다. 이번 호소문에는 강경민 목사(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 김상근 목사(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서광선 박사(전 이화여대 교수), 신경하 목사(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만열 박사(숙명여대 명예교수), 전병금 목사(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증오와 갈등,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부정의 정치가 아니라, 타자를 배려하고 수용하는 긍정의 정치를 정착시켜야 한다. 우리는 보복과 반대, 미음과 부정의 논리, 힘으로 평화를 만들자는 선동적 구호, 오직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일방적 성장주의에 동의할 수 없다”며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사회대변혁의 책임을 감당할 능력 있는 지도자를 세우는 과제가 이번 대선의 시대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안의 사회적 약자들을 사랑으로 품고,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세우고 편협한 국가주의를 넘어서 인류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세우자”며 “기득권 세력의 음습한 낡은 과거와 결별함으로써 더 밝고 따뜻한 미래로 우리나라를 이끌 수 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세우고.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촛불의 명령을 완성해 갈 촛불 2기 정부를 우리가 세우자”고 호소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한국교회 원로들이
한국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

우리가 이미 이룬 것을 바탕으로 다같이 앞으로 나아갑시다.
(빌립보서 3:16)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고통 속에서도 우리 역사와 삶의 대전환에 직면한 국민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평화와 위로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지난했던 격동의 한국현대사 속에서 미력하나마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힘써 온 한국교회의 늙은이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많은 망설임 끝에 이 자리에 선 것은 우리가 그동안 지향하고 추구해 온 “정의와 연대, 화해와 평화”의 소중한 가치들이 훼손되고, 역사가 후퇴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절박한 우려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우리가 살아온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가혹한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일제 식민지배, 분단과 전쟁, 군사독재의 폭압과 혹독한 가난의 세월, 참으로 깊은 고난의 역사였습니다.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억울하게 죽고 다쳤는지 그 아픔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밉니다.

그러나 우리 현대사는 그 아픔들을 극복해 온 아름답고 자랑스런 역사이기도 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후진국에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세계사의 흔치 않은 모범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미 한류의 문화 콘텐츠는 온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고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를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과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자랑스럽게 기억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룬 성과가 아무리 자랑스럽다 해도 오늘 우리 앞에는 여러 가지 문제와 도전,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치솟은 부동산 가격은 국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으며 특별히 젊은이들의 희망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날로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 세계 최악을 가리키는 자살률과 저출산률,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노동자들의 안전문제, 분단 70년을 넘기고 있지만 아직도 요원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의 과제, 온 인류가 고통을 당하고 있는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의 극복 등,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사회는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많은 새로운 도전 앞에 직면해 있습니다. 5년 전, 온 국민이 함께 들었던 촛불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사회를 향한 동력으로 작동하며 우리 역사를 앞으로 밀고 가고 있습니다. 촛불 혁명 이후 대한민국은 모두가 오랫동안 염원해왔던 보다 안전하고 평등하며 평화로운 사회, 온 자연의 질서 앞에서 더 겸손히 자연과 공존하며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사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내야 하는 사회대전환의 도전 앞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대선은 더 좋은 사회를 향해 우리가 한 발짝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하는 기회이지 과거로 회귀하는 자리가 될 수 없습니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증오와 갈등,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부정의 정치가 아니라, 타자를 배려하고 수용하는 긍정의 정치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보복과 반대, 미음과 부정의 논리, 힘으로 평화를 만들자는 선동적 구호, 오직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일방적 성장주의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하는 여러 사회적 도전과 위기의 극복은 과거의 생각과 낡은 방식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이 불투명한 미래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낡은 이념이 아니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세상을 보고, 새롭게 접근해야 합니다.

새로운 세상은 지금까지 통용되었던 정치적 관행과 법을 빙자한 특권적 반칙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우리는 또한 기술과 과학, 정치공학과 경제 발전만으로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세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지난 세월을 통해 충분히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향한 더 근본적인 가치의 모색과 급진적인 회개,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한 겸손과 배려, 용서와 사랑, 욕망의 절제와 단순한 생활을 통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대선을 통해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촛불 혁명을 완성하고, 사회적 대전환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합니다. 누가, 어떤 정치 세력이 과거의 낡은 기득권 카르텔을 해체시킴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맑은 눈을 가져야 합니다.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사회대변혁의 책임을 감당할 능력있는 지도자를 세우는 과제가 이번 대선의 시대 정신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온갖 역경을 뚫고 여기까지 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습니다. 그래서 호소합니다. 지금까지 달려온 우리 역사를 퇴행시켜서는 안됩니다.
후퇴는 막아야 합니다.

우리 안의 사회적 약자들을 사랑으로 품고,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세웁시다.
편협한 국가주의를 넘어서 인류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세웁시다.

기득권 세력의 음습한 낡은 과거와 결별함으로써 더 밝고 따뜻한 미래로 우리나라를 이끌 수 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세웁시다.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촛불의 명령을 완성해 갈 촛불 2기 정부를 우리가 세웁시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달려온 것을 기초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2022년 2월 16일

기독교 원로 호소문 참여자 일동
강경민 목사 (평통연대 상임대표)
강대인 박사 (전 방통위원장)
권호경 목사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광수 목사 (전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의장)
김명현 장로 (전 감리교 여성지도력개발원 원장)
김병균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고막원 교회 은퇴목사)
김상근 목사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김세윤 박사 (미 풀러신학대학원 명예교수)
김영주 목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김재열 신부 (전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김정웅 목사 (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의장)
김종렬 목사 (전 실천신학대학원 교수)
김종희 목사 (경신 중고등학교 명예 교목)
나선정 장로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총무)
노영우 목사 (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의장)
노정선 목사 (전 연세대 교수)
문대골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생명교회 원로목사)
민영진 목사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박경서 박사 (전 WCC 아시아 국장)
박덕신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백운교회 원로목사)
백남운 목사 (전 기독학생 총연맹 이사장)
서광선 박사 (전 이화여대 교수)
서일웅 목사 (전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의장)
성명옥 목사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여교역자회 총무)
신경하 목사 (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안재웅 목사 (사단법인 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
유경재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안동교회 원로목사)
유원규 목사 (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의장)
유춘자 장로 (전 여신학자협의회 총무)
윤경로 박사 (전 한성대학교 총장)
윤길수 목사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윤수경 장로 (전 사랑의 열매 사무총장)
이만열 박사 (숙명여대 명예교수)
이삼열 박사 (전 숭실대 교수)
이해동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한빛교회 원로목사)
이해학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주민교회 원로목사)
임헌택 사관 (한국구세군 은퇴사관)
장성룡 목사 (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의장)
전병금 목사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정지강 목사 (전 대한기독교서회 사장)
차경애 장로 (전 한국YWCA연합회 회장)
채수일 목사 (전 한신대학교 총장)
최부옥 목사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홍성현 목사 (전 제3세계 신학연구소 소장) 이상 총 44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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