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김정은 쫓아내고 3년 안에 자유통일 이뤄내 G2 나라 만들자”

지난달 12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전광훈 씨.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지난달 12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전광훈 씨.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대선 전까지 ‘정권교체’에 열을 올리던 전광훈 씨가 이제는 ‘자유통일’이 중요하다며 자신이 이끄는 국민혁명당의 당명도 변경했다. 지난 2008년 ‘기독사랑실천당’을 시작으로 이번에 당명을 바꾼 ‘자유통일당’까지 전 씨의 정당 사랑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평화나무 취재 결과, 국민혁명당은 지난 6일 당명을 국민혁명당에서 ‘자유통일당’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된다. 자유통일당은 지난 4.15총선을 앞두고 전광훈 씨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과 결별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창당했던 당이기도 하다.

당명 변경을 통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준비는 이미 대선이 끝난 직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전광훈 측의 주장대로라면, 정권교체로 혁명을 완수했으니 이제는 대한민국의 사명인 ‘자유통일’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전 씨는 지난달 12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이 3차 전쟁이다. 이 전쟁은 문재인과 전광훈의 싸움이었다”며 “우리는 이제 여기서 광화문 운동을 중지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광화문광장에 모여서 국민대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자칭 애국운동의 목표를 ‘문재인 탄핵’이나 ‘정권교체’가 아닌 ‘자유통일’에 집중하겠다며 “속히 김정은 저놈을 러시아나 중국으로 쫓아내 버리고, 북한 노동당 해체하고, 3년 안에 자유통일을 이뤄내서 전 세계의 두 번째 가는 G2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우리 광화문운동은 지금부터 광속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천만명 조직’ 타령도 계속됐다. 과거 전 씨는 ‘문재인 탄핵’을 위해서나 정권교체를 위해서, 국민혁명당을 도와달라며 수시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후원을 요청해왔다. 이제는 ‘자유통일’을 위해 천만명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실제 전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는 지난 2019년부터 줄곧 한국 슈퍼챗 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유튜브 내 각종 순위와 슈퍼챗을 집계하는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13일을 기준으로 너알아TV는 2019년 5위(1억2,101만9,324원), 2020년 3위(3억1,835만6,929원), 2021년 5위(3억9,188만5,841원)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던 올해만 따져도 너알아TV의 슈퍼챗 규모는 놀라울 정도다. 너알아TV는 1월 6위(4,067만5,605원), 2월 3위(4,114만9,078원), 3월 5위(5,659만916원)를 기록했다. 전 씨가 매번 명분을 바꿔가며 천만명 조직이니 후원 요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다.

전 씨는 “제가 연설 한 번 하는 걸로 되는 게 아니다. 이미 그동안에 서명한 것은 다 무효화하고 오늘부터 광화문에서 다시 한번 천만 자유통일 회원을 조직하자”며 “그 누구도 대한민국을 흔들지 못하도록, 윤석열도 자기 마음대로 못하도록, 좌파·종북·주사파 애들도 더이상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김정은 세력 이놈들은 아예 생각도 못하도록 우리는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지사의 자유통일당은 지난 2020년 1월 31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창당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김 전 지사는 “청와대와 국회, 대부분 방송, 민주노총, 전교조, 지방자치단체까지 모두 적화됐다”며 “우리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서 이 당을 만들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적화통일을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자유통일을 하는 그 날을 위해서 오늘 창당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한 폐렴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젊은이들과 국민들의 머리를 좀 먹는 공짜 바이러스”라며 “우리 자유통일당은 공짜 바이러스와 싸우겠다. 근면, 자조, 협동정신으로 공짜 바이러스를 치료하겠다”고 주장했다.

당시 축사를 전했던 전광훈 씨는 ‘하늘로부터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라는 사인이 내려왔다’는 취지의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또 전 씨는 “하늘의 하나님이 이걸 동의할 것인가 기도해보니까, 성령이 날 보고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그랬다”며 자유통일당 창당의 정당성을 하나님에게서 찾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지사가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과 합당을 선언하고 ‘자유공화당’을 출범시키자 사실상 전광훈 씨와 결별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4.15총선을 앞두고 전 씨의 기독자유당이 기독자유통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자유공화당을 탈당한 김 전 지사가 기독자유통일당에 합류했다.

지난해 5월 국민혁명당 창당을 선언한 전 씨는 기독자유통일당과 합당해 국민혁명당을 출범시켰다. 전 씨는 대선을 앞두고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를 대선후보로 선출했지만, 선거 지원과 후보 단일화 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면서 김 전 총재가 국민혁명당을 탈당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국민혁명당 대선후보 선출된 고영일 변호사(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는 지난 2월 12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대선후보에서 사퇴했다. 지난 6일 자유통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전 씨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후보들이 실제 당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거 전 씨의 기독당들이 매번 국회 입성에 실패해왔다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이나 우리공화당, 친박신당 등 보수 정당이 난립한 상황에서 자유통일당의 경쟁력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선거인 지난 4.15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현 자유통일당)은 1.83%라는 초라한 성적표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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