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주연ㆍ제작비만 22조2천억원ㆍ제작기간 12년
거대한 탐욕의 톱니바퀴 파헤친 다큐멘터리 '삽질'
가짜뉴스에 중독된 분들에게, 4대강 삽질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권하는 영화

김병기 감독은 14일 <평화나무>를 통해 “영화 ‘삽질’은 단순히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넘어 불법 담합, 비리, 속임수, 구체적인 청와대 문건, VIP 지시 내용과 문건을 어떻게 실행했는지 등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우리 사회 불의의 총체적 결정판”이라고 표현했다. 왼쪽부터 김병기 감독/김종술 기자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제작 기간 총 12년, 제작비 22조2천억원. 이명박 주연의 영화가 지난 14일 개봉했다. 이명박 정부가 벌인 역대급 ‘삽질’ 프로젝트로 22조 혈세를 투입한 4대강 사업을 추적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이다. 

오마이뉴스 기자인 김병기 감독, 여기에 김종술 기자 등 지역 기자들의 십수 년간 이어진 끈질긴 취재기가 고스란히 담긴 영화 ‘삽질’은 거대한 탐욕의 톱니바퀴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서로 조력했는지를 낱낱이 파헤치고 고발한다. 

김병기 감독은 <평화나무>를 통해 “영화 ‘삽질’은 단순히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넘어 불법 담합, 비리, 속임수, 구체적인 청와대 문건, VIP 지시 내용과 문건을 어떻게 실행했는지 등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우리 사회 불의의 총체적 결정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영화는 정치적 영화가 아닌, 진실을 쫓는 영화라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12년간 현직 기자들이 공들여 만든 영화이지만, 한국 독립영화들의 공통적인 고민을 피하지 못했다. 상업영화가 판치는 영화시장에서 매우 불리한 환경과 조건을 견디며 영화가 지닌 가치를 알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영화를 제작한 김병기 감독(오마이뉴스 선임기자)와 김종술 시민기자(오마이뉴스)가 전하는 ‘삽질’ 제작기는 그야말로 사망을 선고받은 언론과 기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 왜 4대강이었을까. 

김병기 감독 : 2006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공약이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내걸었을 때부터 취재를 시작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유력 후보였고 대통령은 거의 따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사람이 제1공약으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그것이 구국을 융성하게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실행으로 연결할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그렇다면 언론이 할 일은 무엇인가. 수조원대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가혹하리만치 검증해야 한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쓸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이명박 후보가 2006년 만났던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독일과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이명박 후보에게 직접 대운하 사업에 대해 브리핑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 것이다. 

내 질문은 운하로 구국 융성이 가능한가였다. 그런데 대운하 사업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홍보는 모두 거짓말이었다. 그 사람들조차도 “운하는 박물관에나 박혀 있다”고 했다. 도로와 철도 등의 운송수단이 발달하면서 운하는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강을 살린다는 말도 거짓이었다. 강을 살린다는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운하 책임자들을 만나 물어보니, 운하의 물은 수영도 못할 정도로 매우 안 좋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취재를 시작했다. 

김병기 감독이 4대강 취재를 하는 동안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외롭게 외치는 지역의 기자들이 있었다.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도 그중 하나였다. 김종술 기자는 금강 유역에 거주하고 있다. 본래 지역 언론사를 운영했던 김종술 기자는 2008년부터 4대강 관련 취재를 시작하면서 인생도 많이 바뀌었다. 수많은 압력과 회유, 압박을 받았고 결국 언론사는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그는 취재를 멈출 수 없었다. 그가 쓴 4대강 관련 기사는 1700꼭지에 달한다. 

김종술 기자 : 4대강 사업을 시작한 2008년부터 취재를 시작했다. 4대강 사업을 하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이익이라고 했는데, 환경단체들은 우려했다. 기자로서 객관적 입장으로 취재에 들어갔는데 취재를 못 하게 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정부에서 말은 좋아진다고 하는데, 왜 취재를 막는단 말인가?

그래서 기사를 냈더니 시청에서 압력전화가 들어왔다. 왜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책 사업을 반대하느냐며 몰아세웠다. 나는 우리동네 이야기를 쓸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무시하고 계속 취재를 했더니 광고주로부터 엄청난 압력이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함께 일하는 기자들까지 “대표님 4대강 다루면 우리 신문사 망한다”면서 걱정을 했다.

압력만 들어온 것은 아니다. ‘광고를 주겠다’, ‘일년치를 주겠다’, ‘십년치를 주겠다’는 유혹도 했다. 4대강 사업을 하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취재를 못 하게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곳곳에서 폭행과 협박은 기본이고, 누군가 침입해서 사무실과 집에 있는 컴퓨터 하드와 외장 하드를 가져가는 일도 있었다. 결국, 2011년에 언론사는 문을 닫았다. 이후부터 시민기자를 하면서 가진 재산을 탕진했다. 

이렇게 각자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치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건, 2013년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됐을지는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이번 영화에는 죽어가는 4대강뿐 아니라 고군분투하며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싸우는 기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  제작 기간은 총 12년? 

김병기 감독 : 그렇게 볼 수 있다. 매년 죽어가는 4대강을 탐사보도하고 독일, 네덜란드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 해외 취재를 가서 알려왔다. 처음에 독일에 갔을 때도 작은 캠코더를 들고 갔다. 기사에 삽입하는 형식으로 흔적을 남겼다. 그런 자료들이 남아 있고 본격적인 작업은 2017년 11일 미니 다큐 5편을 만들었다. 이 영화의 연출 B 역할을 맡은 안정호 기자가 감독으로 5편을 만들었고, 2017년부터 영화 제작을 위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그때는 김종술 기자와 강이 죽어가는 모습들을 취재하면서 새롭게 찍었고 영화를 준비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김병기 감독 : 김종술 기자의 녹색 괴물 같은 손이다. 직접 녹조를 뜨는 손이다. 강이 어떻게 죽어가는지를 보여주는 민낯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김종술 기자의 기자정신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단순히 앉아서 받아적는 것이 기자가 아니라 온몸으로 부딪혀서 도둑놈에 대해서 도둑놈이라고 소리치고 다녔던 김종술 기자의 기자정신을 잘 보여준다. 이 한 장면에서 두 가지를 알 수 있겠다. 

여기에 더해 4대강 사업의 부역자들과 주동자들의 뻔뻔한 민낯이다. 그들을 한 명 한 명 찾아가 만나 마이크를 들이댔다. 문을 닫고, 줄행랑을 치고, 심지어 “당신 대학 어디 나왔어”라고 이치에 맞지 않는 질문을 하면서 문을 닫아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면서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었는데, 그건 너무 큰 기대였다. 그러나 오히려 그들이 영화의 재미요소는 살려준 것 같다. 

김병기 감독이 꼽은 명장면, 김종술 기자의 녹색 괴물 같은 손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영화를 위한 연출이 아니라는 점이 참으로 놀랍다.

김종술 기자는 4대강 공사를 하면서 엄청난 생명이 죽어갔다고 회고했다. 그는 죽어가는 강을 보면서 강이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녹조 속에 들어가는 것은 기본, 녹조를 떠먹어보고 심지어 강에 서식하는 희귀한 생물을 직접 먹기까지 했다. 김종술 기자는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수질은 어느 정도였나? 

김종술 기자 : 강변을 파헤치면, 거기에 갇혀 죽은 물고기들을 목격하게 됐다. 공사가 워낙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웅덩이에 있던 물고기들을 그대로 덮어 버리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공사가 끝난 후에 보자', '끝나면 좋아진다'는 말만 반복 재생했다.

그러나 2012년 공사가 끝난 후, 지역민 사이에서는 4대강 사업을 막지 못했다는 패배의식이 엄습했다. 사람들은 더는 강을 찾지 않게 됐다. 4대강 이야기는 마치 금기어처럼 되어가고 있었다. 그럴수록 나는 강을 찾아야만 했다. 강에서 펼쳐지는 모습은 참담했다. 

2012년도에 물이 묶이고 나니, 물고기 떼죽음을 목격하게 됐다. 10일간 물고기 떼죽음을 목격했는데 한 마리 두 마리 헤아렸던 것이 60만 마리 정도가 됐다. 그러나 정부는 숫자를 축소했다. 5만6천 마리 정도라고 했고, 충남도에서는 30만 마리라고 했다.

2013년부터는 엄청난 녹조가 생기기 시작했다. 2014년도에 큰빗이끼벌레라는 원래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지 않는 외래종이 강을 덮기 시작했다. 

- 그 정도면 최악의 수질인데?

그렇다. 환경부에서 말하는 최악의 수질 상태였다. 지금은 물을 1-5급수로 나누고 있다. 그러나 그때는 4급수까지 분류했다. 강물의 오염 지표종이 있었는데,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였다. 실지렁이는 60년대 70년대 정비되지 않는 하수도에서 살던 종이다. 그 아이가 산다는 것은 아무것도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강바닥은 뻘이고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가 산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더러운 물속에 왜 들어간 것인가? 게다가 생물체까지 왜 먹어본 것인가? 

김종술 기자 : 이명박근혜 정권 내내 4대강은 잘한 사업이라고 홍보했다. 물도 2급수라고 했다. 2급수는 수돗물을 만드는 물이다. 강에서 부유물을 제거하고 먹어도 탈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내 눈으로 보이는 물은 4급수였다. 여기저기 수질 분석해 달라고 용역을 의뢰했지만 해주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먹어봤다. 나 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먹어서 체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래서 녹조밭에 들어가서 녹조를 손으로 뜨고 온몸으로 취재를 한 것이다. 

큰빗이끼벌레를 먹었던 이유도 같은 이유다. 이름을 나중에 알았다. 갑자기 강을 점령한 생물체가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했다. 기자로서 괴생물체가 나타났다고 쓸 수가 없으니까 내 몸에 안 좋다면 강의 생태계에도 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먹었다. 

김병기 감독 :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계속 그런다. 녹조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청산가리의 20-200배 높은 맹독이 있다. 몸에 엄청 안 좋은 것이다. 낙동강의 경우는 1300만 영남의 식수원이다. 그 물을 걸러서 먹고 있고 매년 농번기에는 녹조물을 거르지도 않고 농작물에 투입해 농사를 짓고 있다. 농작물에 녹조가 껴도 나와 상관없는 일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농작물에 농축된다. 그런 연구결과가 세계적으로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 우리가 다 먹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우리가 알아야 한다. 

-직접 물속에 들어가 시음을 한 후, 몸에 어떤 현상이 일어났나?

초록색으로 변한 강물을 떠서 먹어봤는데 바로 배탈이 났다. 5분 안에 배탈 나고 때로는 배탈이 나서 화장실까지 뛰지도 못하고 강물 속으로 다시 뛰어 들어가야 할 정도였다. 또 녹조밭에 들어가면 바로 온몸에 우툴두툴하게 피부병이 생겼다. 

-여전히 4대강 사업의 주동자들이나 부역자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6월 이재오 의원에게 4대강 사업과 관련 질의하자, “녹조는 비가 오고 15일이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씨는 4대강 보 해체를 문재인 대통령 하야 7가지 이유 중 하나로 거론하고 있다. 4대강 보가 생명 보와 같으며 해체하면 홍수와 가뭄의 재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병기 감독 : 참 뻔뻔하다. 이재오 의원과 이화여대 박 모 교수 같은 사람들은 지금도 4대강을 16개 보로 가두어서 녹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강에 가보면 알 수 있다. 올해도 김종술 기자와 함께 금강과 낙동강을 탐사 보도했다. 금강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수문이 조금 열렸다.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했고 4급수 지역이었고 녹조 곤죽이라고 해서 죽 같은 상태를 유지했던 곳이다.

2017년의 녹조 관심 이상 발령단계 일수가 120일 정도였다. 1년 365일 중 3분의 1정 정도가 녹조가 가득한 강이었다는 것이다. 과학적 수치로 나온 것이다. 그런데 2018년 수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관심 발령 일수가 반이상인 59일로 떨어졌다. 수문만 열면 녹조는 없어진다는 얘기다. 

한편 낙동강은 수문이 닫혀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수문을 열지 못하도록 시위도 하고 정치적으로 지역민들도 활용당하고 있다. 그곳은 비도 많이 왔다. 그런데도 녹조가 가득했다. 자연생태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또 농업용수가 부족하다고 했는데 4월과 5월에 탐사보도를 했다. 그 당시에는 공주보와 세종보 수문을 다 연 상태였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보를 해체했을 때와 같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농번기 때 물이 부족하다면 그 말이 사실이다.

자유한국당이 와서 ‘우리 농민 다 죽는다’고 쓰인 현수막을 공주 시내에 도배하고 그랬는데 우리가 4월 5월 농번기에 현장에 갔더니 농수로에 물이 넘쳐흘렀다. 논에도 물이 꽉 차 있는 것을 확인했다.

8월에 낙동강에도 탐사보도를 갔는데 낙동강의 경우는 수문을 열지도 못하게 막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주도하고 일부 농민들이 가세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나서 취재했던 농민들은 어떤 분들이었냐 하면, 물을 항상 가둬두니까 안개일수가 많아졌고 따라서 농작물은 햇빛을 받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작황에 엄청나게 피해를 받아왔던 농민들은 보상도 한 푼 못 받았다. 물이 차 있으니까 옆에 밭이 침수 피해를 당하면서 수박 농사를 10년 동안 다 망쳤던 농민들을 만났다.

낙동강의 경우는 아직 보를 열어보지도 못하게 만들고 막는 이유는 책임자들이 아직도 책임을 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 금강은 수문 열었더니 녹조가 없어졌지 않나. 낙동강도 수문을 열면 녹조가 싹 없어질 것이다.

아울러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검증할 수 있는데 그것도 못 하게 하는 것이다. 공주보 사태가 딱 그렇다. 올해 물이 없어서 농사 못 짓는다는 사람들 다 대풍이 났다. 

김종술 기자 : 올해 금강에서 난리가 났다. 수문을 여니까 물이 없어 농사를 못 짓는다고 난리가 난 것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이재오 의원 등이 모두 난리를 쳤고  농민들 앞세워서 ‘우리 농사 못 짓는다’, ‘가축 먹일 물도 없고 농사지을 물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환경부가 금강과 주변 연계 조사를 했다. 상관없는 것으로 나왔다. 반대한다고 앞장섰다는 분들이 누구냐. 금강에는 세 개의 보가 있다. 세종보와 공주보, 백제보가 있는데 공주보를 개방하면 안 된다고 떠들었던 사람들이 공주보 밑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아래쪽에 있는 백제보를 개방하면 안 된다고 소리를 쳐야 이치에 맞는 것 아닌가. 

또 물을 가져다 쓰기 위해서는 양수시설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시설이 하나도 안 갖춰져 있다. 4대강 16개 보에 양수시설이 추가로 만들어진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 사람들은 물을 어떻게 썼을까? 밤에 바가지로 몰래 퍼다 썼다는 것밖에 안 된다. 이게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대농들은 보 해체를 반대한다. 그러나 소농들은 보를 빨리 개방하기를 바란다. 그분들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나이를 먹어서 초록 물로 농사지은 농산물을 먹어도 된다. 그런데 더러운 물로 농사지은 농산물을 서울에 있는 자식들에게 보내줘도 되느냐”고 묻는다. 어르신들이 아무것도 모르실까? 그분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 일부 정치인 등이 4대강이 경제적으로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이란 주장도 여태 펼치고 있다. 또 보를 해체하는 것이 낭비라고 주장하는데? 

김병기 감독 : 미국을 직접 찾아가 얘기를 들어봤는데, 미국은 30년동안 1천개의 댐을 부쉈다고 한다. 부순 이유가 경제적인 이유였다. 댐을 막는 것보다 해체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이다.

감사원 5차 감사 결과를 보면 향후 50년 동안 BC분석(비용대비편익)을 해보면 편입분석 지수가 0.21로 나왔다. 0.21이라는 것은 100원을 투입하면 21원을 얻는다는 의미다. 경제적으로 무의미한 것이다.

보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유지보수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해체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지금 보를 유지하는 것이 예산 낭비다. 보를 유지하면서 국민 건강까지 위협하는 것 아닌가.

강을 죽이고 지역경제도 다 죽이고 있다. 어민의 경우는 더 울상이다. 돈이 됐던 어종은 씨가 말랐다. 지역경제를 죽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목에 가시가 박혔다면 이걸 유지해야 하는가. 빼는 것이 맞다. 목에 가시는 빼야 한다. 이명박 장로라는 사람이 사이비 교주와 같은 말을 하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부역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전광훈 같은 사람들이 강에 와 봤나? 나경원, 황교안은 왔어도 멀리서 봤지 물가에 가서 녹지 있는지 없는지 물 한 번 만져보지 않았다. 사람들은 멀리서만 본다. 멀리서 보니까 아름답지 않느냐라고 한다. 그것이 바로 책상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김병기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화를 누르는 일이라고 했다. 강은 하염없이 죽어가고 있는데 자연생태계를 망친 사람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취재진의 마이크에 사과도 하지 않고 뻔뻔하게 맞서는 모습에 분노한다고 했다. 

이들은 4대강 삽질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는 가짜뉴스에 중독된 누군가에게는 진실의 목소리가 될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믿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누군가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종술 기자 : 몇몇 사람들에게서 들었던 말은 ‘네까짓 것들이 무슨 영화야?’ 라는 말이었다. 영화 만들고 나서도 우리 안의 사람들끼리도 ‘그거 안 될 거야’, ‘망할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4대강에 투입된 22조 외에도 여전히 4대강 유지관리비로 해마다 5천억원에서 1조원이 우리 세금으로 나간다. 이런 걸 하지 않았다면 아이들 무상교육이나 노인복지 등에 더 많은 사업을 하고도 남았을 텐데 말이다. 

김병기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식구들과 측근들은 이익을 봤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화에는 어떻게 22조2000억원이라는 돈 잔치판에서 기업들이 빼먹었는지에 대한 기술과 비자금 조성 방법도 나온다.

삽질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얘기다. 이걸 그래도 방치하고 놔두면 우리 자신들이 힘들어지고 우리가 많은 돈을 지불 해야 한다. 강은 천년 뒤에는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 영화를 관람한다면 1천년이 100년으로, 100년이 10년으로 당겨지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는 불법 담합, 비리, 속임수, 구체적인 청와대 문건, VIP 지시 내용, 문건을 어떻게 실행됐는지 등이 나와 있다. 총체적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다. 관람하면서 진정한 기자정신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재미와 감동도 얻을 수 있다. 

영화에선 정두언 의원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1등 공신으로 ‘MB의 남자’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당시 청와대 비서관 등을 겨냥해 "권력을 사유화한다"고 비판하면서 권력의 중심부에서 밀려났다. 이처럼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대놓고 비판할 수 있었던 유일한 보수였다. 영화 ‘삽질’에 남긴 정 의원의 말은 어쩌면 이제 우리의 숙제로 남았다. 

“이런 대형공사가 벌어지면 이명박 주변 사람들은 이권을 다 챙긴다. 돈을 찾는 드론 같은 것이 개발된다면 그 사람들이 숨겨놓은 돈다발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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