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에 소재한 시사포커스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마포구청장으로 선출된 박강수 당선인이 향후 자신이 설립한 언론사로부터의 비판도 달게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강수 당선인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마포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8만4323표(48.73%)를 얻어 유동균 더불어민주당 후보(현역 마포구청장)를 꺾고 당선됐다.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마포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후, 첫 당선이다. 

20대 대통령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박강수 당선인은 1988년 시사포커스라는 종합인터넷매체와 2015년 마포땡큐라는 지역신문을 창간해 운영해 왔다. 시사포커스는 네이버와 다음 포털에서도 기사가 노출된다. 시사포커스TV는 약 5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할 정도로 영향력이 적지 않다. 

언론사 대표는 부인, 본부장은 선거 사무장 

창간한 언론사 두 곳은 한지붕 두가족으로 한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언론사는 2018년 출마 당시 부인에게 명의를 이전한 상태라지만, 실상 직원들에게 박강수 당선인은 ‘회장님’으로 불리고 있었다. 평화나무가 시사포커스 사무실을 찾은 3일 사무실 입구에는 박강수 마포구청장 당선을 축하하는 화환도 눈에 띄었다.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박강수 당선인이 본인이 창간하고 운영하는 언론사를 통해 스스로를 홍보하고 상대 후보 낙선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해온 것 아니냐는 것. 

시사포커스와 마포땡큐신문의 본부장겸 데스크, 총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임 모 씨는 언론으로서 도를 지나치지 않도록 역할에 충실했다는 듯 주장하면서도 자신은 잠시 사직서를 내고 캠프에서 사무장으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제가 캠프로 가려면 언론인 신분으로는 캠프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사직서를 내고 들어간 상황이었다”며 “특히나 저희 매체는 아무리 회장님이라고 하더라도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고 선관위 측에서도 염려가 돼서 저희 회사에서는 (박강수 회장) 홍보나 이런 것을 못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기사야 취재에 의해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후보)이 올 때나 그럴 때나 하는 것들이었다”라고 했다. 

2022년 시사포커스와 2018년 마포땡큐뉴스에 소개된 박강수 마포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상황(출처 시사포커스/마포땡큐뉴스)

박강수 당선인이 운영하는 매체가 정치적 수단이 되지 않도록 조심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시사포커스와 마포땡큐신문에는 박강수 후보의 출마 사실을 알리는 기사부터 선거사무소 개소식 및 선거유세 현장을 소개한 사진 기사 등을 올라왔고 유동균 마포구청장의 행정을 비판하는 기사도 여럿 살펴진다. 

박강수 당선인 역시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사에 칼럼을 게재해 왔다. 물론 출사표를 던진 4월 이후에는 칼럼이 실리지 않았으나, 2007년 12월 18일부터 2월 말일까지(시사포커스 315건, 마포땡큐신문 265건) 꾸준히 올라온 그의 칼럼 중 최근 것들을 살펴보면 주로 유동균 마포구청장에 대한 쓴소리나 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런가 하면,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저격하고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옹호하는 글도 엿보인다. 

한편 2018년 6월 6일 마포구청장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 따르면, 박강수 당선인은 “31년 전(2018년기준) 돈 300만원으로 주간지 시사포커스를 창간한 이래 전국지인 시사신문, 지역지인 마포땡큐뉴스 등 회사 규모를 키워 왔다”면서 “적자 내지 않고 언론사를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공갈, 강매 등 불법 수단을 한 번도 쓰지 않고 청렴하게 회사를 발전시켰다”고 소개하고 있다. 

2018년 출마하면서 신고한 당시 재산은 약 16억 7000만원이었다. 이후로 4년 뒤인 2022년 재차 마포구청장직에 도전하면서 신고한 재산은 59억 9천만원으로 그간 43억 2천만원 증가한 셈이다. 박강수 당선인이 이번에 신고한 재산 액수는 서울시 구청장 후보 중에서는 조성명 후보(527억1천만원/당선), 류승구 후보(388억여원/탈락), 정순균 후보(158억7천만원/탈락) 다음으로 많았다. 

현재 시사포커스 건물도 박강수 당선인의 개인소유다. 2002년 매입한 이후, 2018년 출마 전인 2017년에는 건물을 담보로 두 번에 걸쳐 16억여원 가량의 대출도 받았다. 

언론사의 비판 기능 자체가 문제는 될 수 없겠으나, 과거에도 마포구청장직에 도전했던 데다, 이후 20대 대통령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국민의힘 마포구청장으로 도전장을 내고 당선 되기까지 언론사의 활용 용도는 무엇이었는지 답변이 듣고 싶어지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 궁금해지는 지점은 향후 시사포커스와 마포땡큐신문의 역할이다. 

시사포커스ㆍ마포땡큐신문, 향후 마포구청 비판기사 쓸 수 있을까 

평화나무는 박강수 당선인의 입장 및 해명을 듣기 위해 시사포커스를 방문한 후 요청에 따라 질의서를 보내고 7일 오후 1시 인터뷰를 하기로 잠정 약속했다. 그러나 언론사 총괄이라는 임 씨는 이 내용을 마포구청 인수위로 넘겼고 인수위 관계자는 “아직 당선증 교부 전”이라며 “오늘(7일) 인터뷰는 어렵고 내일(8일)도 인수위 상견례를 비롯해 일정이 빠듯해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해 왔다. 

이 관계자를 통해 ‘서면이나, 전화 통화도 상관없다’고 재차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출범 전인 관계로 인터뷰가 어려운 점 양해해 달라”며 “정식 인터뷰 없이 당선자 인터뷰가 기사화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재차 문자를 보내왔다. 

평화나무가 박강수 당선인에게 질의한 내용은 ▲대표 공약으로 내놓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복합쇼핑몰 개발과 마포순환열차 설치 등의 구체적인 실행방안 ▲복합쇼핑몰 개발과 관련 소상공인 보호 계획 ▲ 시사포커스와 마포땡큐신문을 창간 및 운영이 마포구청장직을 바라본 큰 그림이 아니냐는 시선에 대한 입장 ▲ 마포구청 행정을 매의 눈으로 비판해 온 시사포커스와 마포땡큐신문이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이끄는 마포구청의 행정도 거침없이 비판할 수 있을지 등을 묻는 내용이다. 

1일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 마포구청장으로 선출된  박강수 마포구청장 당선인이  선거유세 중이다. (출처 시사포커스)
1일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 마포구청장으로 선출된  박강수 마포구청장 당선인이  선거유세 중이다. (출처 시사포커스)

언론사 직ㆍ간접 운영하며 정치적 기반 쌓는 일 비일비재?

언론인 출신이 정치인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도 매번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언론사를 경영하면서 정치적 기반을 쌓는 경우도 살펴볼 문제다. 일례로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문재인 폐렴’ 팻말을 들어 논란이 됐던 후보가 현재 한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연합뉴스TV 사외이사가 된 것을 두고 우려가 나왔던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변상욱 전 CBS 대기자는 “지역 일간지를 소유하고 있거나, 가족 또는 친구가 운영하거나 이사로 등재돼 있다든지 하는 후보가 워낙 많을 것”이라며 “이런 경우 지위를 이용해 자기 자신을 칭찬하고 다른 후보를 깍아 내리는 행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사 숫자가 워낙 많고 경영과 편집이 분리되지 않고 사주부터 일선 기자까지 수직계열화 되어 명령체계로 일원화된 경우가 많은 것이 한국 언론의 문제점인 상황에서 얼마든지 언론이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2년 올해 문체부에 등록된 인터넷 언론사는 1만565곳이다. 

변 대기자는 “선거에서 특정 일방이 미디어를 독점 이용하면 정보의 다양성이 막히고 시민 접근 기회의 불균형이 발생한다”며 “이 때문에 사기업을 특정인이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는 선거관리위원회와 시민사회가 일반 미디어 매체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심의해 공적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