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경기중부노회, 인천새소망교회 피해 교인 돕는 박성철 목사 고소
박성철 목사 소속 경기서노회, 고소 반려는커녕 임시노회 열고 재판국 설치?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다수의 여신도를 상대로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인천새소망교회 김모 목사가 징역 5년이 확정됐지만, 가해자 김모 목사와 그의 아버지 김영남 목사를 감싸는 소속 교단인 예장합동과 일부 노회들로 인해 교인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평화나무가 지난달 2일 ‘그루밍 성범죄’ 발생 교회, 현재는? 보도 이후에도 법원이 인정한 인천새소망교회 박성철 목사(하나세교회)에 대한 재판을 소속 노회인 예장합동 경기서노회가 여전히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곧 임시노회를 개최해 박 목사에 대한 재판국 설치를 논의한다는 것.

박 목사는 24일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이게 노회나 총회가 어떤 특정한 목사의 이권을 지켜주기 위해서 불법을 저지르는데, 문제는 교단이나 노회 내에서 제어할 수 있는 장치도 없고, 이걸 해결할 수 있는 자정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는 예장합동 경기중부노회가 난데없이 법원으로부터 인천새소망교회 임시당회장으로 임명된 박성철 목사를 고소하고 최광염 목사를 임시당회장을 파송하면서 시작됐다. 경기중부노회는 김영남 목사와 그를 따르는 교인들이 교회 이름을 ‘한소망교회’로 바꾸고 재가입한 노회로, 당시 예장합동 측은 김영남 목사를 제외한 교회의 가입만을 허락했다.

당시 최광염 목사는 박성철 목사가 소속된 예장합동 경기서노회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경기서노회 소속 피고 박성철 목사는 어려움에 처한 한소망교회에 교회개혁실천연대라는 시민단체를 (동원해) 힘과 사법을 이용하여 당회장으로 선임받았다고 본당 문을 열라며 본당에 진입하려고 하는 등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영남 목사 측이 ‘그루밍 성범죄’ 사건이 알려지며 예장합동 서인천노회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공동의회 개최를 최소 7일 전 공지해야 함에도 4일 전 공지해 절차상의 하자도 발견될 뿐만 아니라 박성철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인정한 법원의 결정이 김영남 목사 측의 경기중부노회 가입보다 빠르다.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쪽도 김영남·최광염 목사 측이라는 게 피해 교인들의 주장이다. 한 피해 교인은 지난달 2일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한 피해 교인은 “김영남 목사의 직무정치가처분신청이 인용된 지난해 11월 이후로도 박성철 목사는 교회 본당에서 설교하지 못했다”며 “김영남 목사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직무정지가처분결정 취소를 주장하는가 하면, 여전히 자신을 추종하는 교인들을 앞세워 분쟁사안으로 끌고 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러 하자에도 불구하고 경기서노회 일부 임원들이 박 목사에게 인천새소망교회 문제에서 손을 떼라고 압박을 하고 재판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성신 목사(예장합동 경기서노회 서기)는 지난달 2일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김영남 목사 측의 가입을 허락해준 예장합동과 임시당회장을 파송하고 박성철 목사에게 고소한 경기중부노회가 문제라고 하면서도 “박성철 목사가 해당 노회측과 합의해 청빙을 받아야 한다”거나 “법원이 교회법을 살펴보지 않고 박성철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세웠다” 등의 황당한 주장을 했다.

임시노회를 열고 박성철 목사에 대한 재판국 설치를 안건으로 다룰 것인지 묻기 위해 24일 연락을 시도하자 최 목사는 “제가 지금 바쁘다. 평화나무하고는 대화라든가 인터뷰를 거부하고 싶다”며 평화나무와의 통화를 거부했다.

경기서노회장 유재광 목사도 24일 평화나무 기자라고 소개하자 “저는 전화 안 한다”며 전화를  황급히 끊었다.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교회법으로 제대로만 처리했다면 이런 갈등 없었을 것”

예장합동과 예장합동 경기중부노회·경기서노회가 ‘그루밍 성범죄’를 치리할 책임은 버려둔 채 오히려 가해자들을 편들고 있는 가운데 ‘그루밍 성범죄’ 사태를 조명한 MBN ‘스토리추적 M’ 방송도 지난 23일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선 인천새소망교회 김모 목사가 20여명의 여신도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성폭력 범죄가 세상에 알려진 2018년 기자회견부터 여전히 가해자를 옹호하는 교인들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는 최근 교회 상황을 다뤘다. 가장 어렸던 피해자는 중학생 때 첫 피해를 당했다.

특히 아들 목사의 범죄를 감싸며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회유하고 비판하는 교인들을 제명·출교했던 아버지 목사인 김영남 목사나 이들 부자를 제대로 치리하지 않은 당시 예장합동 서인천노회의 행태도 꼬집었다.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김영남 목사는 건강이 나쁘다는 이유로 MBN과의 인터뷰에 나서지 않다. 대신 김영남 목사의 친인척과 그를 따르는 교인들이 인터뷰에 응했다.

김영남 목사를 지지하는 한 교인은 “제가 먼저 한마디만 하겠다. 세상은 당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 그 말이다. 약자는 밟아 뭉개더라 그 말이다. 우리 교회가 약자다. 강하지가 않다. 근데 왜 세상은 강자 편이냐”며 우산을 바닥에 휘두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상식 밖에 반응을 보였다.

인터뷰에 나선 김영남 목사의 조카는 성범죄를 저지를 김모 목사를 두고 “결코 잘했다, 억울하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다. 분명 잘못했다”면서도 “그 사건 내용을 그루밍이니 뭐니 언론들이 과대 포장하고 부풀리기 시작했다”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청년(교인)들이 그 당시에 이런 사건 터지면 떠났어야 했는데 청년들이 목사님 지키겠다고 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또 김영남 목사 측 교회의 가입을 허락해주고 임시당회장까지 파송해 ‘그루밍 성범죄’ 사태를 혼란에 빠뜨린 예장합동 경기중부노회의 행태도 지적했다.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된 최광염 목사는 법원이 인정해준 박성철 목사를 ‘교단법도 모르는 바보’로 비하하면서 교회법이 사회법보다 위라는 취지의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경기중부노회도 MBN에 “사법부의 박성철 목사의 임시당회장 임명은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지난 23일 ‘그루밍 성범죄’를 다룬 MBN ‘스토리추적 M’. (사진=MBN 영상 갈무리)

사회자 정관용 시사평론가가 “사회법과 교회법이 충돌할 때는 무엇이 우선 되나?”고 패널로 출연한 정재훈 변호사에게 묻자 ‘박성철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한다’는 “사법 판결이 나온 이상에는 당연히 법원의 판결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교회법을 따른 교회 재판을 신뢰하지 못해서 이런 분쟁들이 사회 법정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교회 재판의 신뢰성을 구축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평론가는 “애초에 벌어지지 말았어야 할 교회 내 성범죄, 이것을 그분들이 주장하는 교회법 테두리 안에서 제대로만 대응하고 처리했다면 이런 (교인 간의) 갈등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걸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처럼 갈등이 복잡하게 꼬여있다는 점, 모두 함께 인식해야할 것 같다”고 일침을 날렸다.

박성철 목사는 24일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그루밍 성범죄’ 사태가 현재까지 지속되는 상황에 “마음이 답답하다. 지금처럼 이렇게 해서는 예장합동 교단이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목회자들이 과거에 해왔던 방식대로 하다 보면 지금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회가 달라졌다”고 했다.

박 목사는 “이런 불법이나 불의를 과거처럼 이렇게 저지르고도 교단이나 아니면 노회 혹은 교회가 이전처럼 기득권을 누릴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거는 정말 큰 오산”이라며 “그런 잘못된 판단이 결국에는 교단이나 한국교회를 몰락으로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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