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KBS 사장 선임 개입부터 언론노조 비하까지
국힘 당 전신 여당 시절 언론자유도 가장 낮아

지난 18일 언론노조가 제출한 권성동 의원에 대한 고소장(출처=연합뉴스)
지난 18일 언론노조가 제출한 권성동 의원에 대한 고소장(출처=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국민의힘이 언론의 자유를 지킨 정당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 17일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을 장악할 의도도, 계획도 없다”며 “국민의힘은 언론자유를 지킨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언론을 대상으로 저질렀던 망언들과 행동을 거론하며, ‘오히려 국민의힘이 언론을 탄압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의 언론탄압·· 언론노조 비하하기도

권 의원의 말과는 다르게 실제로 국민의힘은 언론자유가 아닌 언론통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KBS 사장 선임에 노골적으로 개입해 특정 후보 배제를 주장했는가 하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은 TBS의 출연금을 삭감하는가 하면, 한겨레에 광고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민주당 정권이 강성 노조 전위대를 세워서 갖은 못된 짓 다 하다는데 그 첨병 중 첨병이 바로 언론노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 개혁에 앞서 먼저 언론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며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 일삼고 국민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 왔다”며 언론계를 비난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의 소위 7시간 녹취록을 보도한 MBC에 찾아가 “공영방송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사실상 선거 운동원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며 “정치 공작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 목소리 높이기도 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14일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KBS를 비롯해서 MBC 다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에 의해서 언론노조가 다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니냐”며 “솔직히 깨놓고 이야기해서 우리가 어떻게 이걸 장악하느냐”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언론노조는 18일 권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언론노조는 “권성동 대표의 발언은 이 정부가 과거처럼 다시 방송 장악을 획책하고 있다는 것을 강력히 증명하고 있다”며 “언론노조가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반대로 공영방송을 정부가 장악하고 싶다는 것을 거꾸로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 여당 시절 언론자유도 가장 낮아

국민의힘의 언론장악 시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20년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언론자유 지수는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던 2008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말인 2016년 가장 낮았다. 국민의힘 당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한나라당 등이 여당 시절 대한민국 언론자유 지수가 하락한 것.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출처=국경없는기자회)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출처=국경없는기자회)

특히 세월호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가 보여줬던 언론탄압의 모습은 아직도 회자하고 있다.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2014년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후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해경 비판은 좀 지나고 나서 해달라”, “다른 것으로 대체하거나 말만 바꿔서 녹음을 다시 한번 해달라”고 하는 등 방송에 개입해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는가 하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보도 통제 문건을 만들어 논란을 빚었다.

한편, 국민의힘의 언론탄압 행위를 지적하는 시민들의 지적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권성동 의원실에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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