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공수처 설치ㆍ선거법 개정 저지 규탄대회’서 ‘전광훈 지지자’ 대거 동원
김문수 “선거법 개정안, 최고의 수학자도 이해 못해…빨갱이 수작 막아야”

김문수 전 지사가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집회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김문수 전 지사가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집회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너알아TV 방송에서 지난 16일 유례없는 국회 난입에 청와대 앞에서 연일 문재인 대통령 퇴진 집회를 벌이고 있는 전광훈 지지자들이 대거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한술 더 떠 19일까지 국회에서 열리는 집회에 계속 참석해야 한다고 독려하기까지 했다. 선거법 개정, 공수처 설치 등을 국민들의 힘으로 막겠다는 빌미로 청와대 앞 집회가 국회로까지 번진 모양새다.

김 전 지사는 16일 국회에서 벌어진 집회를 두고 대다수의 언론이 ‘국회 유린’, ‘폭력 집회’로 보도한 것과 다른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가장 감격적이고 가장 거대한 집회’, ‘눈물이 많이 일어났다’, ‘성령이 대폭발하고 민심이 대폭발했다’고 자평하기 바빴다. “우리는 승리할 겁니다”라는 말도 빠지지 않았다.

국회에서 집회를 개최한 이유도 밝혔다. 선거법 개정ㆍ공수처법 설치 반대 입법청원을 하러 갔다는 것이다. 김 전 지사는 “우리는 ‘선거법은 안 된다’, ‘공수처법은 공산 독재 사찰기구라 안 된다’고 입법청원을 하러 간 것”이라며 “우리가 법안을 청원하는데 청원은 서류도 되고, 구두로도 할 수 있다. 어제 우리는 말로 그걸 하려고 갔는데 그것을 막는 것은 불법”이라고 했다.

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요청도 있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어제는 원래 오후 1시부터 한다고 했다가 황교안 대표가 1시는 날치기할 수 있으니깐 11시부터 하자고 그래서 우리가 11시 전에 국회에 도착했다”며 “잔디밭까지 사람이 꽉 차가지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너무너무 저한테 감사하다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여러분들 모두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어제 우리 성도님들이 많이 오셔서 제가 거기에서 사회도 보고,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했다”며 “역시 우리 교회에서 오신 분들이 많았다. 가장 훈련이 되고 제일 잘해 주셨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김 전 지사의 말이 끝날 때마다 '아멘'과 '할렐루야'로 화답했다.

 

김문수 “폭력 하나도 없었다” 주장…정작 집회선 폭행ㆍ욕설 난무

당시 집회에서 어떠한 폭력도 없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국회 안에서 난동이 일어났다’, ‘국회가 완전히 폭력집단에게 짓밟혔다’ 이렇게 (보도가) 나는데 어제 폭력은 하나도 없었고 유리창 한 장 깨진 것 없고, 보도블록 하나 깨진 것 없고 문짝 하나 떨어진 것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의 주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는 폭력과 불법으로 점철됐다. 참석자 일부는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폭행해 연행됐다. 국회 울타리 밖에서도 진입을 시도하다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 본관 앞 시위가 불법임을 알리는 경찰의 6차례에 걸친 경고방송도 무시했다.

경찰은 16일 연합뉴스의와 인터뷰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국회의 명시적인 퇴거 요청에도 불응했다. 신고되지 않은 집회에 대해 여러 차례 해산을 명령했지만 이 역시 불응했다”며 “국회 관계자 등에 대한 폭력 행위가 있었는지 등도 면밀히 확인해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 계단에서 농성 중이었던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관계자에게 침을 뱉거나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는 “거기 농성하고 있는 심상정과 정의당이 바로 우리 집회한 옆에 있었는데 경찰이 없었으면 그거는 전부다 맞아 죽었을 것”이라며 막말도 주저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의 의석을 합쳐도 110석밖에 없다며 국민의 힘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공수처 설치를 저지하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제가 황교안 대표에게 그랬다. 아무리 대표님이 열심히 하고 국회의원들, 심재철 원내대표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110명밖에 없다”며 “저 민주당과 들러니 4개 정당 다 합치면 저들이 190(석)이다. 아무리 합쳐도 안 되니깐 계속적으로 이런 집회를 해야 된다. 국민의 힘으로 막아야지 국회의원의 힘으로는 막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 광야교회’ 교인들에게도 국회에서 열리는 집회 참석을 독려했다. 총선이 시작되는 내년 4월 15일까지 뭉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여기 오신 분들도 전원이 오후에 도와드리기 위해서 거기로 가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어제하고 오늘하고 내일 모레까지 계속적으로 우리는 집회를 계속하도록 돼 있다”며 “여러분들이 여기에서 기도하고 계시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면서 엄청난 역사를 만들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현재 선거법이 좋은 선거법…빨갱이 수작 용서하면 안 돼”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꼼수 선거법’, ‘깜깜이 선거’, ‘빨갱이의 수작들’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선거법 도사’인 자신이 아무리 보아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친구인 미국 유학파 출신의 최고의 수학 교수에게 물어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미국 유학 가서 수학만 하다가 온 이런 세계 최고의 수학자한테 (선거법 개정안을) 줘 봐도 그 사람도 몰라가지고 틀렸다가 그 다음에 ‘그거 틀려서 미안하다’고 답이 올 정도”라며 “이렇게 그 누구도 모르는, 국민도 모르고, 기자도 모르고, 선거법을 발의한 심상정이나 국회의원도 모르고, 수학박사도 모르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장난을 치는 이따위 ‘선거법은 즉시 폐기하라’ 이런 요구를 강력하게 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선거법이 좋은 선거법이다. (선거법 개정안은) 세계 최고로 나쁜, 아무도 알 수 없는 악질적이고 아주 수수께끼 같은 이런 선거법을 만들어서 국민을 현혹시켜서 선거를 못하도록 하는 꼼수 선거법은 폐기해야 된다”며 “이거를 고치려고 하는 빨갱이들의 수작을 우리는 절대로 용서하면 안 된다”고 했다.

 

‘청와대 기도장소’ 철거 절대 불가…“세월호 추모 가건물부터 철거해라”

종로경찰서가 청와대 앞에 설치한 자신들의 집회시설을 철거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뜬금없이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 공간 ‘기억과 빛’부터 철거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종로서나 서울시나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세월호 거기에 1억 넘게 들여 가지고 도로 한복판에다가 세월호 추모한다고 건물까지 지어놓았다”며 “이런 불법건물을 짓는 놈들이 이 기도장소를 철거한다는 것은 우리가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지들이 예산 1원도 안 도와줬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우리 돈으로 지금 기도하고 있는데 이것을 철거하는 자는 우선 세월호 그 가건물부터 철거하고 와야 된다고 저는 주장한다”며 “정말 이 박원순이 하는 짓, 문재인이 하는 짓, 너무너무 엉터리이고,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을 불과 2년 반 만에 완전히 망쳐먹은 놈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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