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 운운 아니라 보다 분명한 조처 필요”

“아스팔트 우파 아닌 상식 있는 국민 전체 봐야”

전광훈 씨와 확실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 일간지들
'전광훈 씨와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는 보수 일간지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씨가 국민의힘에 공천권 폐지를 주장해 국민의힘과 마찰을 빚는 가운데, 보수 일간지들도 전 씨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지난 18, 19일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 안 하면 “버릇 고쳐주겠다”는 전광훈’, ‘아스팔트 목사에 휘둘리는 신세…국민의힘 자업자득’이라는 제목의 사설과 칼럼을 통해 전 씨의 광폭 행보를 지적하는 한편 ‘2020년 총선 참패를 기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전광훈과 손잡았다 2020년 총선 참패’

동아일보는 “전 목사는 국민의힘 당원이 아니며 자유통일당 고문을 맡고 있다. 주사파 척결 등 강경보수를 표방한 자유통일당은 국민의힘과 태생부터 다르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을 향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훈수를 하고 ‘전 국민 당원 가입 운동’을 주창하고 나섰다. 최근 자신을 향한 당 안팎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야당 시절 전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 일부 편승해서 대여 강경 투쟁을 벌였던 사실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전 목사가 국민의힘을 향해 ‘나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버릇을 고치겠다’ 등의 험한 말을 쏟아낸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그러나 전 목사의 그간 발언이나 행보는 종교인인지 정치인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라며 “이미 정당을 하나 만들어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또 다른 신당 창당 운운하기도 하고, 자신이 당원도 아닌 남의 당, 그것도 집권 여당에 공천권 폐지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전 목사 세력처럼 길거리 대여 강경 투쟁에 나섰지만, 참패했다”며 “말로만 ‘절연’ 운운할 게 아니라 보다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도 19일 칼럼에서 “이번 사태는 국민의힘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조국 사태를 거치며 발족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에서 전 목사 세력과 손을 꽉 잡았다. ‘패악한 정권을 향해 외치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전 목사를 치켜세웠던 김기현 대표의 연설도 그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적 수렁에 빠졌던 보수 세력엔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절치부심의 자세가 필요했지만, 극단적 우향우의 후유증에 ‘코로나 대유행’까지 맞물리며 중도층에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그 결과는 2020년 총선의 역사적·궤멸적인 참패”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하지만 ‘국민의힘 김기현 호’는 과거 교훈까지 까맣게 잊은 듯 김 최고위원 징계를 미루는 듯한 태도로 이번 사태를 키웠다”며 “국정 안정을 위해 총선 승리가 필요하다면 과대 포장된 아스팔트 우파의 영향력을 곁눈질하기보다 합리적이고 상식 있는 전체 국민을 보고 정도를 가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 씨는 지난 17일 ‘국민의힘 결별’ 기자회견을 열고 결별이 아닌 공천권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정당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만약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버릇을 고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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