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실무 맡은 대책위, 벙커1교회 가입 불허·· 이유는 “김용민 목사”

“김용민, ‘여혐 발언’에, 제대로 된 사과도 없어·· 변희재와도 함께 해”

김용민, “편견 갖고 누군가 낙인찍는 것, 국보법과 다르지 않아”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 출범 및 세미나(출처=NCCK인권센터)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 출범 및 세미나(출처=NCCK인권센터)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이하, 기독교대책위)’가 벙커1교회 담임 김용민 목사를 문제 삼아 피해자들과 연대하겠다고 나선 벙커1교회를 막아섰다.

기독교대책위는 지난해 12월 27일 국가보안법이라는 시대착오적 악법으로 고통받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했다. 여기에는 가온교회, 강남향린교회를 비롯한 교회들과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등 기독교 시민단체들도 참여했다. 이에 벙커1교회 역시 기독교대책위에 가입하고자 했지만, 기독교대책위는 벙커1교회 담임목사인 김용민 목사를 걸고넘어지며 승인을 불허했다.

기독교대책위는 ▲김용민 목사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하는 이들 ▲김용민 목사의 혐오 발언 ▲벙커1교회와 김용민 목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거론하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김용민, 변희재와 함께해·· 여혐 발언에도 제대로 된 사과 없어”

기독교대책위는 먼저 김용민 목사와 함께하는 미디어워치 변희재 고문의 언행을 거부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변희재는 재일교포 출신 축구선수 정대세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를 ‘종북주사파’라고 공격하기도 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해 연방제 통일을 시도한다고 외쳐온 인물”이라며 “국가보안법을 악질적으로 활용해 진보적 정치인을 탄압하고 정치 갈등을 조장하며 시민들을 선동해 온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용민 목사가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정녕 진정성을 가지고 함께하고자 한다면 변희재와 같은 인물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보안법을 철통같이 수호하고자 하는 변희재와 함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김용민 목사가 과거 했던 발언을 거론하며 “혐오 발언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상처와 갈등을 유발해 왔다”고 주장했다. 기독교대책위는 “정치적 지향의 차이는 누구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으나, 페미니즘 혐오, 여성 혐오, 정치적 혐오 문화 조장 등의 문제에서 김용민 목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김 목사가 과거에 했던 발언들을 거론했다. 김 목사가 2012년 총선 당시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에게 했던 말을 비롯해 여성 혐오 발언을 했으며, ‘성 상납’이라는 표현 역시 인권 침해적 표현임에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여성을 정치적 선전과 선동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것.

이들은 “김 목사의 혐오 발언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진정성 있는 회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시무하는 벙커1교회가 기독교대책위에 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벙커1교회 참여하면 ‘김용민 혐오 발언’ 옹호하는 걸로 비칠 우려 있어”

기독교대책위는 “교회공동체가 담임목사 한 사람의 것도 아니고 한 사람으로 대표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김용민 목사의 사회적 지명도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벙커1교회가 김용민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로 시민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고, 따라서 벙커1교회를 김용민 목사의 활동과 연결시키는 사회적 인식을 무시할 수 없었음을 솔직하게 말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벙커1교회의 기독교대책위 참여로 인해, 기독교대책위 활동이 김용민 목사의 혐오 발언을 옹호하거나 묵인하는 것으로 시민사회에 비칠 것이 우려됐고, 이는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해 나갈 기독교대책위의 활동에도 유익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벙커1교회의 기독교대책위 참여 불허 결정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음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편견 갖고 누군가 낙인찍는 것, 국보법과 다르지 않아·· 싸워 나갈 것”

이에 벙커1교회 김용민 목사는 26일 자기 SNS에 “(기독교대책위가)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인터넷 방송 발언까지 끌고 와 김용민을 숱한 혐오 발언의 아이콘으로 분칠했다”며 “그게 정녕 문제였다면 이후의 신학교 입학, 졸업, 목사 수련생 수료, 목사고시 합격, 목사 임직을 통해 기장 목사로 공인한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결정적 오판을 한 셈이 되겠다”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당사자도 아닌 제3자(변희재 씨)에 대한 그대들의 인상비평이 어떻게 아무 상관 없는 공교단 목사와 교회를 배척할 이유가 되느냐”며 “‘편견을 갖고 누군가를 낙인찍어 배제·차별당하게 하는’ 그대들과 국보법으로 누군가를 괴롭히는 자들, 그대들의 적들은 과연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터무니없는 혐오와 차별에 대해서는, 즉 싸움을 걸어온 상황에서는 회피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며 “NCCK인권센터와 ‘국가보안법피해자들을위한기독교대책위원회’에 대한 실효적인 대응을 6월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독교대책위의 결정에 벙커1교회 담임 김용민 목사가 쓴 글(출처=김용민 SNS)
기독교대책위의 결정에 벙커1교회 담임 김용민 목사가 쓴 글(출처=김용민 SNS)

그러면서 “‘기독교대책위’라는 이름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일깨워 줄 것”이라며 “아울러 교단에서 파송돼 놓고 이런 망측한 일을 보고도 아무런 대응하지 않는 총회 파송 NCCK인권센터 직원들에 대해서도 분명히 문제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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