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최진숙, 더탐사와 제보자X가 맺은 용역계약서 공개

‘취재 활동·보도 자문’ 등 업무, 월 일천만 원 지급·· 2억 원 대여해 주기도

더탐사 “제보자 중에는 제보자X처럼 비용 지불이 필요한 제보자도 있어”

지난 4월 27일 더탐사가 진행한 토크쇼 라이브에 출연한 제보자X(출처=시민언론 더탐사)
지난 4월 27일 더탐사가 진행한 토크쇼 라이브에 출연한 제보자X(출처=시민언론 더탐사)

‘시민언론더탐사’(이하, 더탐사)와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 씨가 탐사취재 및 보도 용역계약서를 맺은 사실이 공개됐다.

‘차이나랩’ 대표 김두일 작가와 ‘더탐사’ 최진숙 전 과장은 지난 1일 ‘김용민 TV’와 ‘김두일 TV’에서 동시 송출한 ‘두진서’에서 더탐사가 지모 씨와 탐사 취재 및 보도 용역계약을 맺었다며 계약서를 공개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 7일 계약을 맺었다. 더탐사는 지 씨에게 ▲권력형 비리에 대한 탐사보도 및 보도 가치 높은 취재 정보 수집 ▲권력형 비리에 대한 정기적인 취재 활동 및 보고 ▲금융 범죄 등 전문 영역에 대한 탐사 취재와 보도 자문 등의 업무를 내렸다. 취재 결과물을 월 1회 이상 더탐사에 제공하고, 이를 보도할 수 있도록 협력하며 그 대가로 세전 기준 매달 일천만 원을 지급한다는 게 이들의 계약 골자다.

또 ‘신속하고 정확한 접근 및 취재원 확보를 위해 2억 원을 대여해 준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송무 담당 말에 의하면 강진구 기자가 계약 푸시해”

최 전 과장은 “K가 ‘여담으로, 해당 계약은 강 기자님이 논의하실 때 (내가) 많이 반대한 것이다. 계약주체와 금액 등도 문제가 있으나, 어느 정도 위험 감수하고 강행하자고 하셨고, OOO 변호사님 입회하에 이자율 등도 대폭 상향 조정하는 조건으로 진행하게 된 점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나한테 (텔레그램을) 보냈다”며 “그러면 이 건에 대해 송무를 담당했던 K도 자신이 없다는 이야기다. 진짜 위험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 이상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겠다는 마지막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K의 주장에 따르면, 강진구 기자가 푸시해서 진행했다는 것”이라며 “2억 원 대여해 주고, 월 천만 원씩 1년 계약했으니 1억 2천만 원이다. 또 지 씨를 위해 더탐사에서 광고·홍보를 해 1억 원을 모금해 줬다. 그럼 4억 2천만 원이라고 하는 시민의 돈이 더탐사를 통해 지 씨에게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 매월 가치 있는 탐사보도의 소스를 제공했는가?”라고 물으며 “청담동 말고 기억나는 게 없다.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는 동안 청담동을 제외하고 더탐사 보도에서 인상적인 게 있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김두일 작가와 최진숙 과장이 공개한 더탐사와 지 씨가 맺은 취재용역 계약서(출처=김용민TV)
김두일 작가와 최진숙 과장이 공개한 더탐사와 지 씨가 맺은 취재용역 계약서(출처=김용민TV)

그는 “내가 구 열린공감에 몸담고 있을 땐, 양재택 검사 모친 집에 가서 취재도 하고, 화천대유 관련해 김만배 누나와 윤석열 부친의 부동산 거래도 잡아냈고, 많은 일이 있었다”며 “나는 그때 150만 원 받았다. 그것을 지금 지 씨라는 금융 전과 5범의 전과자가, 월 천만 원씩 받고, 이억 원을 빌려 가서 과연 합당한 취재 결과를 냈는지를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하다”고 한숨을 토했다.

또 “2억 원이라고 하는 돈을 대여하며 지 씨가 제공한 담보가 있다. 그 담보에 대해 합당한 주식 평가를 했는가도 궁금하다”며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만 원으로 집어넣어 담보로 제공했는데, 그것도 지 씨가 소유한 주식도 아니고 제3자의 주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OOO 변호사가 어떤 맥락으로 그걸 공증섰는지 솔직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더탐사 “제보자X, 더탐사 취재에 중요한 단서 제공해·· 비용 지불 필요한 제보자도 있어”

이에 더탐사는 2일 ‘제보자X 용역 계약에 대한 입장문’을 내 “제보자X와 계약 체결 당시, 제보자X는 한동훈 고발 사주 사건 등으로 윤석열 정권의 탄압을 받아 언제 체포될지 모를 상황이었다”며 “검찰의 감시를 피해 취재를 이어 나가기 위해 제보자X는 출국을 결심했고, 실제로 출국하자마자 수배령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체류 중인 제보자X는 윤석열 처가 비리에 대한 중요한 취재를 수행 중이었고, 수시로 더탐사에 보고하고 있었다”며 “제보자X는 일반적인 제보자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 정보에 접근해 더탐사 취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보자X가 받는 용역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제보자X는 팀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고급 정보를 얻기 위해 비용을 치르기도 한다”며 “제보자 중에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분도 있지만, 제보자X처럼 비용 지불이 필요한 제보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보자X와 용역계약 체결 전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쳤고, 그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가치, 그리고 앞으로의 취재 계획을 감안했다는 점도 알려 드린다”며 “소수 정예로 운영하며, 외부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보도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방송에서는 더탐사와 제보자X와의 계약 외에도 ▲도서 ‘윤석열 X파일’ 출판 관련 수익 배분에 대한 설명 ▲최진숙 전 과장이 더탐사를 나가게 된 계기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다음은 더탐사 입장문 전문이다.

제보자X 용역 계약에 대한 입장문

우선 더탐사 퇴직자가 회사의 내부 기밀을 악의적으로 유포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가 있을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제보자X와의 용역 계약서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해보입니다. 두가지 계약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김두일의 출판대행계약에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는 것처럼 제보자X와의 용역계약에도 일일이 공개하기 어려웠던 사연이 있습니다.

1. 제보자X와 계약 체결 당시 제보자X는 한동훈 고발사주 사건 등으로 윤석열 정권의 탄압을 받아 언제 체포될 지 모를 상황이었습니다.

2. 검찰의 감시를 피해 취재를 이어나가기 위해 제보자X는 출국을 결심했고, 실제로 출국하자마자 수배령이 떨어졌습니다.

3. 해외 체류중 제보자X는 윤석열 처가 비리에 대한 중요한 취재를 수행중이었고, 수시로 더탐사에 보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4. 제보자X는 일반적인 제보자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정보에 접근해 더탐사 취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왔습니다.

5. 해외 체류중 제보자X의 노모가 중환자실에 입원중이었고, 한달에 병원비만 수백만원이 들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6. 제보자X와의 용역계약은 윤석열 정권에게 눈엣가시나 다름없는 제보자에 대한 신변보호 뿐만 아니라, 핍박받고 있는 사법피해자를 위한 생활지원 성격도 포함돼 있습니다.

7. 제보자X가 한국을 경유해 다른 나라로 이동하려다 공항에서 검찰 수사관들에게 체포된 것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방송을 통해 제보자X의 억울한 사연을 알렸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아준 후원금으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보석금을 내고 석방될 수 있었습니다.

8. 제보자X가 받는 용역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보자X는 팀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고급 정보를 얻기 위해 비용을 치르기도 합니다.

9. 제보자 중에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분도 있지만, 제보자X처럼 비용 지불이 필요한 제보자도 있습니다. 변호사 수임료도 친소관계, 또는 전문성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0. 제보자X와 용역 계약 체결전 여러차례 대면과 비대면 회의를 거쳤고, 그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가치, 그리고 앞으로의 취재 계획을 감안했다는 점도 알려드립니다.

11. 제보자X는 뉴스타파의 죄수와 검사, 한명숙 총리 모해위증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MBC의 검언유착 사건을 비롯하 많은 특종보도는 물론 스트레이트 PD수첩 “검사범죄 2부작” “사모펀드 3부작” 등 많은 탐사프로그램 자문역으로 활동한 경험도 증명된바 있습니다.

12. 혹자는 그 돈이면 기자들 더 채용하면 될 거라고 하지만, 기자 수백명 있는 대형 언론사들도 더탐사 취재력을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소수 정예로 운영하며, 외부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가치있는 보도를 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13. 마지막으로 작년 9월 계약체결 직후 평화나무 김용민 이사장과 제보자X가 나눈 문자를 공개합니다. 제보자X가 출국 당시 위험한 취재중있으며, 신변에 대한 불안감도 느끼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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