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NCC, “예배 장소와 윤 대통령 참석, 총선 앞두고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 많아”
청년위, “결정 과정과 청년위원 사퇴에 대한 해명 및 책임 물을 것”

최근 NCCK는 한국교회교단장회의 부활절준비위원회가 주관으로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2024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하기로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출처=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SNS)
최근 NCCK는 한국교회교단장회의 부활절준비위원회가 주관으로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2024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하기로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출처=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SNS)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가 지난 7일 한국교회교단장회의 부활절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2024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NCCK 내부 단위에서 지속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NCC전국협의회(이하, 지역NCC)는 지난 18일 “교회협과 한교총의 ‘부활절연합예배’ 이대론 안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역NCC는 “2024년 한국교회 부활절은 분연히 떨쳐 일어나야 할 때조차 되레 돌무덤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형세”라고 비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 상실’”을 지적했다. 지역NCC는 “예배 장소가 ‘목회지 세습’으로 한국교회에 큰 아픔을 안겨준 서울명성교회”라는 점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예배 순서를 맡은 자들과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든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한국기독교회협의회(NCCK)는 2024년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 외 두 가지 사항을 책임자들에게 요구했다.

NCCK 청년위원회에서도 20일 오후 1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실무진을 초청해 부활절연합예배 참여를 결정하게 된 과정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예정이다. 김정현 청년위원장은 20일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NCCK가 내부에서 거쳐야 할 절차를 건너뛰고 교단장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참여를 발표한 것”과 “그로 인해 청년위원 한 명이 사퇴하게 된 것에 대한 해명 및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NCCK는 오는 22일 임시 실행위원회를 열고, 부활절연합예배 참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협과 한교총의 ‘부활절연합예배’ 이대론 안 된다!

‘예수 부활 사건’은 눈뜸이고 깨어남이며 일어섬이다. 절망에 빠졌던 자들이 눈을 떠 그분이 가까이 함께 계심을 보는 거고, 영혼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일이며, 돌무덤에서 일어나 걸어 나오는 혁명적 사건이다. 죄와 사망의 덫에서 풀려나 새로운 피조물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자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다.

2024년 한국교회 부활절도 과연 그러한가? 전혀 아니다. 뚜렷한 불의에 눈감고 세상 권세와 야합해 단잠에 빠져 있다. 분연히 떨쳐 일어나야 할 때조차 되레 돌무덤 속으로 기어들어 가는 형세다. 왜 이럴까? 지금 한국교회 위기의 핵심 요인 중 하나는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 상실’이다. 지난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민주화, 인권, 통일, 사회봉사와 같은 공공선을 위한 활동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윤창섭 회장)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장종현 대표회장)이 오는 31일 부활절연합예배를 서울명성교회에서 드린다고 한다. 한국 개신교 두 연합기관의 부활절 연합예배는 전례도 있고 연합과 일치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문제는 그 장소가 ‘목회지 세습’으로 한국교회에 큰 아픔을 안겨준 서울 명성교회라는 데 있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릴만한 적절한 장소가 없어서는 아니다. 예수 부활의 참뜻을 생각한다면 굳이 대형교회당이 아니라 팽목항이나 용산 참사 현장 같은 곳을 찾아가 드려야 마땅하다. 한국교회 공신력을 크게 추락시키는 데 일조한 명성교회여야 할 이유는 없다.

더욱이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22대 총선을 열흘 앞둔 상태에서 진행된다. 총선을 앞두고 드리는 예배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혐오외 차별의 장이 되기가 쉽다. 이 자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예배 순서를 맡은 자들과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든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 이런 자리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참여해서는 안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한국기독교회협의회(NCCK)는 2024년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하지 말라.

하나, 부활절의 주인공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여야 한다.

하나, 한국기독교회협의회(NCCK)는 교단정치와 손을 잡지 말고, 고통의 현장과 연대하는 참된 부활절연합예배를 실천하라.

2024년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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