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총선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 7대 요구안 발표, 각 정당에 전달 예정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사진=평화나무)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사진=평화나무)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기독인들이 “제22대 총선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총체적 전환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기후 총선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는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UN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21년에서 2030년까지의 10년을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곧 다가오는 제22대 총선은 바로 이 기간 한 가운데 놓여 있다. 그러니 이번 총선은 반드시 기후 총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태계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돌아보며 후보로 나설 모든 정치인에게 요구할 바를 천명한다”며 “아울러 총선에 임하는 그리스도인 유권자로서의 결의를 다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후 재난으로 죽지 않는 안전한 삶의 권리 보장 ▲정의로운 전환법 제정 ▲삶의 필수적 영역의 공공성 강화 등 7가지 사항을 요청했다.

“뜻 있는 시민들의 노력만으론 기후 위기 문제 해결할 수 없어”

‘기후위기기독인연대’ 이사 박득훈 목사는 “수년 전부터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자랑해 왔지만,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서 매우 소극적이라는 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며 “정치인을 비롯한 지배 세력과 시민사회가 같이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입을 열었다. 박 목사는 “뜻 있는 시민들의 개인적인 노력만으론 기후 위기 문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법과 제도를 바꿔 나가지 않는 한 우리를 포함한 생태계의 미래는 매우 암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온난화와 기후 위기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특히 슬프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인간과 자연을 평등한 동반자로 창조해 주셔서 정의화 평화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하신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라며 “뜻 있는 그리스도인 유권자들은 제22대 총선이 반드시 기후 총선이 되도록 온몸과 마음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력 쟁취에 눈이 멀어 이전투구에 몰두하는 정당과 총선 후보자들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며 “인류와 생태계의 미래를 진실하게 걱정하며 기후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하는 정치인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 악당들 심판할 수 있는 선거 되길”

‘성서한국’ 이사장 구교형 목사는 “젊은 세대들이 살아갈 수 있을 만한 여건을 만들어 놓지 않고 혜택을 준다며 출산율을 높이려는 건 아무 의미 없는 노력”이라며 “젊은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환경적 편안함”이라고 말했다. 구 목사는 “정부와 각 정당은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환경 규제를 완화하거나 그린벨트를 해제하겠다고 한다”며 “정부와 정당은 표만 될 수 있다면 우리가 소중히 지켜야 할 모든 기관을 다 털어먹을 것처럼 행동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당장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기후 위기를 잘 극복하고 더 좋은 삶의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이 반드시 기후 총선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기후 악당들을 심판할 수 있는 선거가 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기후 총선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가 발표한 7대 요구안(제공=기후위기기독인연대)
기후 총선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가 발표한 7대 요구안(제공=기후위기기독인연대)

이들은 “개발과 자본의 무한 증식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지속해서는 인류의 미래는 죽음밖에 없다”며 “끝없는 착취와 불평등을 즉시 중단하고 국민의 안전한 삶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내는 생명의 국회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어 “지금은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회 전 영역에서 탈탄소 사회로 전환을 이행해야 한다”며 “국회의 주도가 아닌 시장에 맡겨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 그것은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위임받은 역할을 내팽개치고 기후비상사태 앞에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각 정당 당사를 방문해 성명서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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