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께서 절망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한 알의 불씨'가 되어주시기를 바란다"
공대위, 오는 징계무효확인소송 기자회견 알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도 30여 명의 연대인들이 기도회 자리를 지켰다. (사진=평화나무)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도 30여 명의 연대인들이 기도회 자리를 지켰다. (사진=평화나무)

이동환 목사와 연대하는 기독인들이 기독교대한감리회의(이하, 감리회) 이 목사 “출교 판결 확정을 규탄하고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악법 ‘3조 8항’ 즉시 파기, 성소수자 환대목회 이동환 목사 복권”을 촉구했다. 

촛불교회, 예수살기,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의(이하, 공대위)가 지난 21일 오후 7시 30분 광화문 감리교회관 앞에서 ‘성소수자 환대목회 이동화 목사 출교 확정 규탄 기도회’를 열렸다. 기도회 인도는 촛불교회 이한별 씨, 기도는 새민족교회 박연미 씨, 설교는 홍보연 목사(불법 재판 피해자 이동환 목사를 지지하는 감리교회 모임)가 담당했다. 박연미 씨는 기도 중 “하나님, 도대체 누가 저들에게 한 사람의 신앙적 가치를 실천하는 것에 대해 정죄할 권리를 주었습니까? 성소수자들의 편에서 그들과 함께 웃고, 서로 축복하고, 축제를 벌이는 일이 눈치 보며 숨어서 해야 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감리회의 출교 판결 확정을 규탄했다.

설교를 맡은 홍보연 목사는 “고난은 말 그대로 신비이기에 고난에 대해 다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부활로 인도하는 고난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예수님의 고난은 우리에게 옛사람은 죽고 새롭게 다시 사는 삶, 부활의 삶으로 이끄는 고난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를 배신했던 제자 가룟 유다와 베드로를 비교하며 “베드로는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 주님께 자비를 청했다. 가룟 유다는 이미 자기 확신에 가득 차서 자신과 뜻이 다른 스승 예수를 배신하고 스스로를 속이며 조롱하고 있다. 결국 가롯 유다만 돌아오지 못했다. 자기 혐오를 견디지 못한 탓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홍 목사는 “나는 어떠한가 자신을 의심해 보기도 하고, 겸손히 돌아보며 주님께 의지하는 이들, 고난과 실패 속에 숨어 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부활하신 주님 앞에 다시 새롭게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더욱더 큰 자비와 은총이 함께하길 축복하고 기도한다”며 설교를 마쳤다.

홍보연 목사는 “우리가 이동환 목사님의 부당한 재판을 겪고 이렇게 싸우고 있는 이 시기가 사순절인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평화나무)
홍보연 목사는 “우리가 이동환 목사님의 부당한 재판을 겪고 이렇게 싸우고 있는 이 시기가 사순절인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평화나무)
설교가 끝난 직후 성찬식이 진행됐다. 홍보연 목사와 예수살기 총무 황준의 목사가 성찬을 집례했다. (사진=평화나무)
설교가 끝난 직후 성찬식이 진행됐다. 홍보연 목사와 예수살기 총무 황준의 목사가 성찬을 집례했다. (사진=평화나무)

이동환 목사, “당장 큰 움직임 없어도, 훗날 준비하며 깨어있는 자들 있길 바라”

예배 중간에 이동환 목사의 증언도 있었다. 이 목사는 “감리회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한국교회 전반의 일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전방위적”이라며 “저의 출교가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붙일 촉발제가 될지 아니면 오히려 숨어버리게 하는 두려움이 될지 짐작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디 지금은 나서지 못해도, 당장은 큰 움직임이 일어나지 못해도, 훗날을 준비하며 깨어있는 남은 자들이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있는 한 이 불씨는 아무리 작을지언정 언젠가 반드시 뜨겁게 타오르게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바라기는 여기 계신 여러분들께서 절망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한 알의 불씨가 되어주시기를 바란다”고 연대를 요청했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공대위가 주관하는 정기 기도회는 중단된다. 공대위는 오는 3월 26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와 함께 징계무효확인소송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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