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친구는 없다' 전광훈 통역사 비운의 축출

전광훈 씨 주최로 지난 1월 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노태정 전도사가 동시통역을 하고 있다. 2020. 1. 5. (출처=너알아TV)<br>
전광훈 씨 주최로 지난 1월 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노태정 전도사가 동시통역을 하고 있다. 2020. 1. 5. (출처=너알아TV)<br>

[평화나무 정병진 기자] 전광훈 씨의 통역을 맡아오던 노태정 전도사가 토사구팽 당한 것으로 보인다. 

박중섭 부목사(사랑제일교회)는 15일 주일 예배 광고 시간에 ‘특별 광고’라며 전 씨가 보낸 편지를 읽은 뒤 ‘노태정 씨 제명’을 공고했다. “(담임) 목사의 뜻을 거역한 자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 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돼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구속 전까지 서울 광화문과 전국 주요 도시를 다니며 ‘대통령 퇴진’를 앞세워 사전선거운동성 각종 극우 집회를 이끌었다. 노태정 전도사는 집회마다 전 씨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영어 통역을 담당해 이름을 알렸다. 그는 전 씨가 작년 6월 거리 집회에 나서기 전에도 사랑제일교회 전도사로 일하며 전 씨의 설교 통역을 전담했고, 전 씨는 노 전도사를 향해 ‘후계자’ 또는 ‘차차기 대통령감’이라고 추어올리곤 했다.  

노 전도사는 전광훈 씨가 사실상 설립을 주도한 자유통일당에 1호 인재로 영입돼 최고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노 전도사는 전 씨 구속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당의 운영 방식이나 우리공화당과의 합당 추진에 반대한다”며 자유통일당을 전격 탈당했다. 탈당은 전 목사의 뜻아 아닌 자신의 독립적 결정임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때부터 노 전도사가 구속된 전 씨와 선긋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박 목사가 15일 교인들 앞에서 낭독한 편지의 내용을 다음과 같다. 

“박중섭 목사, 돌아오는 주일날 예배시간 사회 볼 때 광고시간에 노태정은 우리 교회에서 제명할 것이며 앞으로 우리 교회 출입을 금하라. 우리 교회에서는 목사님의 뜻을 거역하는 자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 말씀과 청교도 말씀에 모든 것을 공유하고 함께하는 교회이므로 이것을 거부하는 자는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 할 수 없다. 성도들에게 공포하라.” 

박 목사는 편지 내용을 공개한 후 “엊저녁 한숨도 못 잤다”며 노 전도사가 괘씸하다는 듯, “여러분 알다시피 노태정 전도사를 이승만 다음가는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전광훈이) 얼마나 애를 쏟았으며 얼마나 사랑했느냐”그런데 목사님 말을 거역하고 자유통일당을 탈당하고 비례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금요일 노태정을 만나 뜻을 돌이키라 권면했으나 끝내 듣지 않았다”며 “(전광훈) 목사님 서신대로 오늘부로 노태정 전도사는 사랑제일교회서 제명한다”고 공표했다. 

박 목사가 편지를 읽는 동안 몇몇 교인들의 탄식과 한숨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노 전도사를 제명한다고 공포하자, 전 교인이 한마음이라는 듯 ‘아멘’으로 화답했다.  

한편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총재는 지난 11일 이봉규tv에 출연해 “노태정은 통합당 협상 때문에 자신이 찬밥 먹었다고 홧김에 탈당했다”며 “노태정의 탈당엔 김문수의 책임이 적지 않다. ‘정치 안 하겠다’고 나갔는데 그걸 날쌔게 공병호가 접촉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현재 공병호 씨(공병호연구소 소장)는 비례한국당 공천위원장을 맡고 있어, 노 씨가 비례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한 사실은 김경재 씨의 추정을 뒷받침한다. 

한편 노태정 전도사는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공천 신청 했으나 심사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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