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집사 사칭론' 불지폈으나…억지스런 기사 전개 빈축
주요 교단, '크리스천투데이' 이단옹호언론 규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 1조1,917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긴급 추경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 경기도청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 1조1,917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긴급 추경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 경기도청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일부 보수 개신교인들 사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반기독인사 낙익찍기가 시작됐다. 

크리스천투데이(이대웅 기자)는 18일 <이재명 지사, 분당우리교회 집사 사칭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까지 붙여 보도하면서 “이재명 지사는 2010년 성남시장 취임 당시 ‘이재명 집사 취임감사예배’를 드렸고, 이후 ‘교회집사’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재명 지사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크리스천투데이가 이 지사에게 “지사님께서 분당우리교회 다니시는지, 집사가 맞는지” 묻자, 이 지사가 “맞다”고 대답했고, 재차 “그럼 집사 임명은 어디서 받으셨느냐”고 질의하자, “정식 집사는 아니"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평화나무를 통해 “이 지사가 처음에는 본인이 ‘(집사가) 맞다’고 답했다가, ‘임명을 어디서 받았느냐’라고 하니까 탄로날까봐 정식집사가 아니라고 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기자의 주장대로 거짓말을 하려다 기자의 끈질긴 질문에 사실을 실토하고 만 것일까. 

이재명 지사측의 주장은 달랐다. "이 지사가 크리스천투데이 기자의 질문을 '분당우리교회 등록돼있는 것 맞냐'는 의도로 해석해 ‘맞다’고 답했고, ‘정식집사가 아니다’라고 추가설명까지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크리스천투데이가 공개한 문자메시지는 읽히기에 따라 여러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했다. 오히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충돌하는데도 왜 기자는 추가로 질문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재명 지사 ‘교인’, ‘집사’ 여부 왜 중요했나

크리스천투데이가 18일 [단독]까지 붙여 보도한 내용은 이미 12일에도 기사화 됐다. 제목은 <이재명 지사, ‘분당우리교회 집사’여부 때아닌 논란>이다.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재명 지사도 ‘분당우리교회 집사가 맞느냐’는 본지의 문자 메시지에 ‘맞다’면서도, ‘집사 임명을 어디서 받았느냐’고 묻자 ‘정식 집사는 아니’라는 애매한 답을 보내 왔다”고 썼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이미 보도된 내용을 6일 후 [단독]을 붙여 재가공한 것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또 이날 보도에서 “‘종교집회 전면금지 행정명령’ 검토로 한국교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 집사’가 맞는지 때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이 지사 관련 본지 보도에 대해 분당우리교회 측이 이 지사는 이 교회 성도가 아니라고 밝힌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평화나무 확인 결과는 달랐다. 분당우리교회는 “이재명 지사는 2005년 교회에 등록했고, 2008년경까지 교회에 출석하며 봉사활동 등에도 열심히 참석했으나 이후로는 출석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도 교인이 맞느냐'는 질문에 “현재도 교인으로 등록돼 있다”고 답했다. 또 “크리스천투데이에도 똑같이 답했다”고 말했다. 

크리스천투데이가 보도한 것처럼 이 지사가 분당우리교회 성도가 아니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결국 크리스천투데이가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일 뿐이다. 

이 지사측은 분당우리교회 출석여부와 관련해서도 “공직을 맡은 2010년 성남시장 당선 전까지 분당우리교회에 줄곧 출석했다”며 “(이찬수) 담임목사님의 말씀에 은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러나 당선 이후에는 일부러 분당우리교회와 거리를 두고자 노력했다”며 “정교분립, 즉 정치와 교회가 서로를 존중하고 분리해 양립해야 하는데, 오히려 서로 결탁해 세상에 해악을 끼치는 사례가 많고 교회만 정교결탁을 경계할게 아니라 정치인도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심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실천방안 중 하나로 한 교회만 계속 다니며 섬기는 것보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다른 교회들을 두루 섬기려 노력했다. 만일 특정교회에 계속 출석했다면 그 교회에 힘이 실리고 이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또한 하나의 주장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의아스러운 점은 이 지사가 교인인지 또는 집사인지 여부가 이 시점에서 왜 중요한가란 지점이다.  이 지사가 집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다니면서 교회들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어필한 것도, 어떤 이득을 취하기 위해 집사직분을 그야말로 사칭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크리스천투데이가 이 집사의 교인등록 여부와 집사임명 여부에 매달리는 이유는 크리스천투데이 기사와 사설 등에서 드러난다. 

위에서 언급한 두 기사의 첫 문장을 살펴보자. 모두 이재명 지사가 코로나19 국면에서 모이는 종교집회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행정명령을 검토하거나 발동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단독] 이재명 지사, 분당우리교회 집사 사칭했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집단 감염 우려를 이유로 ‘종교집회 제한명령’을 발동한 가운데, 그가 기독교인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2020.03.18.)
 
이재명 지사, ‘분당우리교회 집사’ 여부 때아닌 논란(2020.03.12.)
‘종교집회 전면금지 행정명령’ 검토로 한국교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 집사’가 맞는지 때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또 지난 12일 사설에서는 “한국교회 전체를 경악하게 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폭탄 발언이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며 “지난 7일 자신의 SNS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명령’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던 이 지사는, 11일 경기도 기독교계 지도자들과의 긴급간담회 후 이를 번복했다. 주지하듯 이 발언은 기독교계를 표적으로 삼고 있던 것이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교계 지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집단종교행사 전면금지는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감염예방조치 없이 집단종교행사를 하는 개별 종교단체에 한하여 ‘감염예방조치 없는 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한다고 선언했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기독교계에 ‘정치인 이재명’의 실체를 명백히 알려 줬고, 매우 씁쓸한 뒷맛과 과제를 남겼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집사’가 교회를 너무 몰랐거나 반대로 너무 잘 알아서 였을 수 있다”고 꼬집는다. 이밖에도 이재명 지사의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행정제재를 비판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글을 8일 인용보도 했고, 다음날(9일)은 <‘종교집회’ 압박 주도하는 안민석·이재명, 모두 기독교인>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기독교인인 이들이 기독교계 지도자들과 충분한 논의도 없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교계에서는 기독 정치인들을 배출한 것을 자랑만 하지 말고, 그들이 기독교적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때마침 소위 이름있는 보수 교회 목사들은 ‘종교탄압’ 프레임을 내세워 이재명 지사에 대한 불편함을 피력하고 있다. 

예를들어 한 대교회 담임목사의 아들목사는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되면 대한민국은 하나님이 버리신다”는 말을 예언이라면서 강단에서 선포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김종준(꽃동산교회) 총회장은 12일 성명을 통해 “이는 종교의 본질과 자유를 훼손하고 종교단체들을 탄압하는 처사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바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재명 지사의 방역방침에 불편함을 토로했다. 

또 실제로 분당우리교회에는 ‘이재명 제적하라’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교인들의 잘못된 행동과 코로나19확산 국면에서 ‘종교탄압’ 운운하는 목사들의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도록 힘써야 할 언론이 공직자의 ‘교인’ 검증에 나선 것은 매우 의도적이라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보수 개신교계 대변, 이단 옹호 언론 딱지 못 떼는 크리스천투데이 

한편 크리스천투데이는 보수 개신교계를 대변하는 언론으로 평가받는다. 보수 대형교회 지킴이를 자처하는 한국교회언론회, 에스더기도운동 등 보수단체들의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하는 기사가 단골로 올라온다. 하다못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된 전광훈 씨에 대해 달라지는 논조를 보면, 보수 개신교계가 전광훈 씨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진보성향의 이재명 지사가 교인이라는 사실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해석된다. 

중요한 것은 크리스천투데이는 일부 보수 개신교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크리스천투데이의 창립자인 장재형(장다윗,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복) 씨는 개신교계가 이단으로 분류한 통일교에 가담했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장재형 씨의 부인에도 그가 자칭 재림주라고 주장했다는 의혹 한국과 일본,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은 장재형 씨에 대해 예의주시 경계를, 합신은 참여 및 교류 금지, 고신은 관계금지를 결의했다. 또 예장통합과 합신은 크리스천투데이를 ‘이단옹호언론’으로 결의했고, 재심이 이뤄질 때마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여전히 크리스천투데이가  장재형 씨를 옹호한다는 것이 이유다. 

크리스천투데이가 장재형 씨 지킴이 노릇을 해왔다는 사실은 그간 해당 사안을 취재한 뉴스앤조이와 전면전을 치르다시피한 사실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을 지내며 10여년 전부터 장재형 씨에 대한 이단성을 지적해 온 최삼경 목사에 대한 비방성 보도를 지속해 온 점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복수의 이단 전문가들은 평화나무를 통해 “크리스천투데이에 대한 장재형 씨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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