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 현장 상황이 너알아TV를 통해 송출되고 있다. (출처=너알아TV)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서울시가 29일 방역 수칙을 어긴 사랑제일교회(담임 전광훈) 참석자 전원을 고발 조치 하겠다고 밝히자, 사랑제일교회는 서울시장 등에 대해 예배방해죄를 묻겠다는 방침이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30일 평화나무와 전화통화에서 “그들(서울시)이 하위법 가지고 고발했으니, 우리는 상위법 가지고 고발하겠다.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와 예배방해죄로 이미 어제(29일) 경고했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실제로 29일 현장을 찾은 공무원과 경찰에 맞서 ‘예배방해죄는 형법158조에 의해서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피켓을 들고 강하게 반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협조에 대해 ‘종교탄압’ 프레임을 강화하며 맞서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 쏟아지는 중이다. 그런데 비단 방역 수칙을 어기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폭력성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담임) 앞 골목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달라는 장위2동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평화나무) 

 

욕설은 기본, "침 더 튀어야 한다"며 마스크 벗고 고성 

“명함 달라고”
“뭐 이런 개XX야”

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 골목은 아수라장이 됐다. 

사랑제일교회는 이달 22일 예배에서 '신도 간 거리 유지' 등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서울시로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집회를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받았다. 29일 경찰 400여명과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서울시와 성북구청 공무원 110여명이 출동했으나 소용없었다. 방역 수칙을 거부하고 예배를 드리겠다는 신도들의 반발은 거칠고도 무모했다. 

사랑제일교회측은 “경찰병력을 동원한 책임자가 누구냐”, “공무원들은 다닥다닥 붙어있다. 다 찍어라”, 경찰을 향해 “경찰서까지 끝까지 가서 밀착마크해라. 경찰서까지 가서 신분을 확인하라”는 등 거칠게 반발했다. 

전광훈 씨와 함께 청와대 앞 일명 광야교회 집회를 이끌었던 조나단 목사와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 등은 마이크를 잡고 경찰과 공무원에게 반발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경찰과 공무원들을 향해 “경고한다”며 “합법적으로 공무 집행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제시하라. 명찰을 달고, 자기의 소속을 밝히고 왜 이런 짓을 하는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왜 이름을 밝히지 않고 불법을 행하고 있느냐”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어 “감염법 예방법이 대한민국의 헌법을 우선할 수 없다”며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다. 방해하지 말고 철수해 달라”고 주장했다. 

현장 취재를 나온 기자들을 향해 폭언도 일삼고 내쫓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은 MBN방송 기자를 쫓아다니며 "저 새끼 마스크 안 썼다. 기자는 우한폐렴(코로나19) 안 걸리나 보다. 이새끼 쫄았네"라고 취재와 방송을 방해했다. 인근 건물 옥상에서 예배 현장을 촬영하려는 취재진을 주거침입이라며 쫓아내는가 하면, 서울의 소리 취재진에게는 “백은종 공산주의자”라고 소리쳤다. 

평화나무 취재진의 동선뿐 아니라 이동수단도 이미 내부적으로 공유되는 듯했다. 

교회 관계자들은 사랑제일교회 앞 골목길을 지나가는 평화나무 취재진을 “좌파 빨갱이”라며 막아섰다. 그중 사랑제일교회 자원봉사자라고 밝힌 한 중년 여성은 평화나무 취재진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더니, 그다음에는 “(내) 음성 지워달라”고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취재진이 “침 튄다”고 항의하자, 그는 “침이 더 튀어야 한다”며 마스크를 벗은 후 얼굴을 들이밀며 고함을 질러댔다. 취재진의 휴대폰을 빼앗는가 하면 벽에 밀어 넣고 위협을 가했다. 경찰에 전화를 못 하도록 막기도 했다. 

 

차량으로 시위대에 돌진 위협

MBC 취재진 물리적 폭행에 장비 파손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평신도행동연대)가 지난해 7월 14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문재인 하야 운동에 돌입한 전광훈 씨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정 모 목사가 탄 9인승 승합차는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사랑제일교회의 거친 반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월 25일 수요예배로 모인 교회 신도들은 현장을 찾은 서울의 소리 취재진을 향해 “이 비겁한 새끼들아, 나라가 공산국가가 되는데 뭐 하는 짓거리야”, “이 개자식”, “18놈”, “개새끼” 등 각종 욕설을 내뱉었다. 서울의 소리 차량을 둘러싸고 두드리는 등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평신도행동연대)의 시위대를 차량으로 위협해 특수폭행죄로 구약식 기소된 사건도 있다. 평신도행동연대는 지난해 7월 14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문재인 하야 시국선언을 하며 대중선동을 시작한 전광훈 씨의 망동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평화나무가 입수한 당일 영상에는 사랑제일교회 정 모 목사가 탄 9인승 승합차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지난해 12월 26일 정 모 목사를 구약식 기소했다. 

또 앞서 지난해 6월 30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정상규(바른교회세우기행동연대) 대표에게 “어디서 거지 같은 게 들어와서”, “꺼지라고”, “너 돈 벌려고 하는 거 다 알아”, “추접한 자식” 등의 폭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5월에는 MBC 취재진이 전광훈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해 교회를 찾았다가 교회 신도들로부터 물리적 폭행을 당하고 장비가 파손되기도 했다. 

전광훈 씨는 지난해 5월 5일 사랑제일교회 설교에서 "내년 4월 15일 총선에는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버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은 교회를 찾아 전 씨에게 해당 발언의 취지를 묻고 나오는 취재진을 넘어뜨려 전치 2주 부상을 입히고 카메라를 빼앗아 파손했다. 

 

이름은 ‘사랑제일’인데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 왜?

전광훈 씨 측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너알아TV)을 통해 본인들이 언론과 공무원을 상대로 폭언을 쏟고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장면을 송출했다. (출처=너알아TV) 

 

전광훈 씨의 지지자들이라고 늘 폭력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청와대 앞이나 광화문 광장 집회에서 만난 전 씨의 지지자들은 평화나무 취재진의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늘 친절했다.

그런 전 씨의 지자자들이 취재진과 시민단체를 대할 때 돌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전 씨와 측근 지도부가 평화나무는 물론 언론을 대적할 대상, 심하게는 악마화 해온 탓이다. 전광훈 씨의 구속을 십자가의 길을 걷는 고난으로 여기는 지지자들에게 언론과 현 정부는 모두 전광훈 씨를 공격하는 사탄으로 인식되어 있는 듯하다.

일반 국민의 눈에는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이들의 행동은 전광훈 씨 지지그룹 내에서만큼은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전광훈 씨 측에서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너알아TV)을 통해 본인들이 언론을 상대로 폭언을 쏟고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장면을 송출하는 이유로 예측된다. 

29일 사랑제일교회 앞 현장 상황 모습이 담긴 ‘너알아TV’ 유튜브 채널에는 ‘민중봉기가 답이다’,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주님 사랑제일교회를 지켜주세요’, ‘종교탄압’, ‘자유대한민국 지키는 사랑제일교회는 성지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또 전광훈 씨가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기독자유통일당 지지를 호소하는 댓글도 달렸다. 이와함께 유튜브 채팅창에는 슈퍼챗(유튜브 채팅 실시간 후원금)도 쏟아졌다.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