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선거법 위반 주의’ 사전 안내에도 아랑곳 않고 법 위반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전광훈 목사 초청 특별강연회’란 이름 아래 사실상 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하는 자유통일당 집회가 열려 선관위가 조사에 나섰다. (왼쪽부터)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문종 의원,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평화나무 정병진 기자]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전광훈 목사 초청 특별강연회’란 이름 아래 사실상 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하는 자유통일당 집회가 열려 선관위가 조사에 나섰다.

의정부 선관위는 강연에 나선 전광훈 목사 등이 미등록 여론조사 결과를 반복적으로 ‘공표’하는 선거법 위반행위를 했다고 보고 집회 내용 전반의 위법성 여부를 살펴보는 중이다. 

지난 6일 ‘전광훈 목사 초청 특별강연회’가 자유통일당과 기독자유당 관계자를 비롯해 약 500여 명 남짓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렸다. ‘특별강연회’란 타이틀을 내걸었음에도 이날 행사는 기독교 예배와 국민의례로 시작됐다. 예배 순서에는 헌금 시간이 있었다. 헌금 기도를 맡은 박○○ 목사(동두천○○교회)는 사전에 준비한 기도문을 읽었다. 

그는 ”기독교 입국을 꿈꾸며 공산주의를 물리치고 자유민주주의 나라를 건국한 이승만 대통령과 반공을 국시로 내세우며 강력한 지도력으로 조국 근대화를 이룬 박정희 대통령을 하나님이 보내셨듯이, 오늘날 절박한 적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에 주님이 예비하신 선지자 전광훈 목사를 주의 사자로 보내 주심을 더욱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전 씨를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어 “그(전광훈)를 통해서 이 백성들이 무지의 잠에서 깨어나” “광화문 광장에서 뜨거운 회개의 눈물, 기쁨의 눈물을 함께 흘렸음을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저 사탄의 세력 종북 주사파의 거짓에 더 이상 속지 않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예수한국·복음통일·자유통일을 마침내 이루게 해달라”고 했다. 

그런 뒤 박 목사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자유통일당과 기독자유당을 허락하시고 김문수 대표님과 고영일 대표님을 택하여 세우신 줄 믿는다. 이제 민심이 여기에 모이고 있다. 교회들이 다 깨어났다. 반드시 승리하게 하여 달라”고 간구했다. 자유통일당과 기독자유당의 총선 승리를 비는 기도를 드린 것이다.

이 같은 기도는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제85조 3항)고 규정한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 

전광훈 씨의 강연에 앞서 경민학원 이사장인 홍문종 의원의 인사말도 있었다. 그는 “나라가 무지 어렵다. 우리 (전광훈) 목사님께서 하시는 말씀, ‘정말 공산주의로부터 우리 대한민국을 구출해 내야 된다, 문재인을 끌어 내리는 일만이 우리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는 일이다.’ 우리 전광훈 목사님이 피맺힌 절규를 하시는데 우리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시청에서 이상한 열병이 도는데 경민학교 사람 많이 모이면 어떡하냐,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 빽이 있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된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인사를 마무리하며 의정부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구구회, 조금석, 박순자, 김현주 의원을 호명하며 단상에 불러 소개했다. 

홍 의원은 또 현재 의정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걸로 알려졌다. 선거구민을 상대로 한 그의 이 같은 행위도 사전 선거운동로 지적될 소지가 크다. 

강연에 나선 전광훈 씨는 광주 집회에 이어 또다시 유튜브 ‘공병호TV’의 미등록 여론조사 결과를 다음과 같이 ‘공표’했다. 

“여러분 공병호TV 들어가면 여론조사 한 거 나온다. 3만 명한테 했더니 대답하는 자가 2만 8천 명이다. 첫 번째 문제가 뭐냐면 전광훈 김문수가 만든 이 자유통일당이 앞으로 우파를 단결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냐, 아니면 분리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냐 하고 물었더니 76%가 자유통일당이 모든 우파를 하나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76%가 이렇게 대답을 하더라는 거야. 24%는 아니다, 그것은 방해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76%에게 물어봤대. 당신들은 어느 당을 지지하냐, 76% 전체가 우리는 전광훈 김문수가 만든 자유통일당을 지지한다, 이렇게 나오더라는 거야. 내가 오늘 아침에 확인했다. 확인. 그다음에 24%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한다 이렇게 나왔다는 거야. 이거는 혁명이라는 거다. 혁명.”

공병호TV가 자체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는 여심위(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신고 등록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그 조사와 공표 행위 자체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여론조사 기준에 따라 표본을 추출한 게 아니고 방문자가 자발적 의사에 따라 참여하는 것이라 공정성과 정확성도 결여된 것으로 신뢰하기 힘든 내용이다. 더욱이 전 씨는 공병호TV가 조사한 내용을 왜곡해 공표했다. 

공병호 씨는 “4.15 총선에서 보수 우파 진영이 '단결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보낸 분들은 대부분 김문수 신당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한발 더 나아가 그 76% 전체가 자유통일당을 지지한다”는 억측을 마치 사실처럼 말했다. 

전 씨의 강연 이후 발언에 나선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총재도 공병호TV의 불법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공병호 박사가 딱 조사를 해 보니까 76대 24가 나온 것이다. 압도적이다. 3대 1이 넘는 거더. 그러니까 대세가... 저 광화문 세력으로 해서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4월 15일날 우리가 200석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 황 아무개 대표가 전광훈 목사에게 예의에 어긋난 몰상식한 짓을 했다”며 그를 다음과 같이 비난했다. 

“지금 저기서 꿍얼꿍얼하고 통합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하는 짓거리, 보면 한심해요. 한심해요. 그 황 아무개라는 대표가 얼마 전에 자기 부인 그것도, 자기 부인의 비서를 통해서 메시지를 보냈다는 거 아시죠? 전 목사님한테. 그래 갖고 ‘나 당신하고 이제 얘기 안 하 것소’ 그런데 그렇게 몰상식해요. 한번 정식으로 자기가 할 얘기 있으면 정식으로 해야지, 아니 예의가 말이지 이럴 수가 없는 거야. 그런데 그렇게 자기가 높은 데 있는 사람이 요새는 국회의원 한 번 나오기 위해서 난리법석이여. 국회의원하는 거 상당히 어려워요. 이 양반이 얼어가지고 어디가면 떨어질 것 같아서....아, 종로바닥에서 국회의원 하나 나올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 야당을 끌어가고 감히 대통령을 노립니까?” 

김 총재가 ‘자유한국당 황 아무개 대표’라 지칭한 사람이 황교안 대표란 사실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정당,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와 관련하여 특정 지역·지역인 또는 성별을 공연히 비하·모욕하여서는 아니 된다'(법 110조 제2항)고 규정한다. 7일, 황교안 대표(자유한국당)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 선관위 관계자는 “공병호, 전광훈 두 사람이 미등록 여론조사 결과 공표는 ‘선거법 위반’이 맞고 이미 (선관위가) ‘고발’한 사항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행사 사전에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해 주의해 달라고 충분히 안내했는데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행사 전반의 위법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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