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4일, KBS 신임 사장 박민은 뜬금없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민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고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시사저널이 올해 전문가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들의 36.4%는 KBS의 영향력을 가장 높이 평가했고 일반인들의 45.2%도 KBS의 영향력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신뢰도 측면에서도 KBS는 상당히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는데. 전문가 대상
윤석열 정부는 비판 언론에 대한 탄압을 숨기지 않는다. 검증을 ‘가짜뉴스’, 비판을 ‘편파뉴스’로 치부해 버리는 건 아주 귀여운 수준이다. 고소·고발에 이골이 난 기자들도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낮은 임금에 익숙한 기자들도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실제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대선 당시 가장 뜨거웠던 뉴스와 관련된 핵심 인물에 대한 인터뷰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이 건을 보도했거나 혹은 비슷한 건을 보도했던 기자들을 대거 압수수색 했다.보도가 잘못됐으면 언론중재위원
‘청담동 술자리’는 작년 7월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있는 한 술집에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앤장 소속 변호사 30여 명이 가졌다는 유흥을 말한다. 이 사건은 당시 참석했던 여성 첼로 연주인이 자신의 동거남에게 전화 통화로 발설한 것이다. 동거남은 이 통화가 담긴 녹취파일을 강진구 당시 더탐사 대표이사에게 건넸다. 강 전 대표는 그해 10월 15일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10차 촛불 대행진’ 무대에 올라 “저희는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윤석열 김건희 정권의 스모킹건, 그들을 끌어내릴
2023년 9월6일, JTBC 뉴스룸 두 번째 보도.“JTBC도 지난해 2월,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주임 검사가 커피만 타 주고 대장동 관련 조사는 하지 않았단 내용이었습니다. 이때 주임 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저희 자체 검증 결과, 이 보도에는 중요한 진술의 누락과 일부 왜곡이 있었습니다.”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정정 보도에 해당한다. 기자의 실수 혹은 의도로 인터뷰의 특정 대목이 누락되거나 왜곡되었다면 언론사가 정정 보도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이 JTBC의 정정
존 크래신스키 감독의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라는 영화가 있다. 2018년 개봉된 영화인데 당시 관객은 물론 평단으로부터도 호평받았다. 지난해 후속편인 ‘콰이어트 플레이스2’가 개봉되기도 했다. 영화 줄거리 전체를 소개할 순 없지만, 이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법칙이 있다. 소리를 내는 순간 공격 받고 죽는다는 것.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이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가족의 숨 막히는 사투를 그리고 있다.소리만 내면 ‘정체 모를 괴물들’로 부터 공격받는 세계. 이런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
“60년 역사 동안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았던 CBS가 그런 김기춘 실장과 소송에서 마주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는 “우리가 남이가?”하고 싶을지 몰라도 우리는 남이다.”8년 전 세월호 참사 후 꼭 한 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조문 연출 의혹과 관련한 보도를 문제 삼아 청와대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는 청와대 김기춘 실장을 바로 겨냥해 이런 성명을 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2022년 초겨울,CBS에서 이러한 기개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리어 CBS는 CBS를 아끼던 이들로부터 부러질 것이 두려워 휘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사용을 조건부 승인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7월 16일 하루 동안 서울시청 광장을 조건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7월 12일부터 17일까지 사용 기간을 신청했으나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지난 15일 신체 과다 노출과 청소년보호법상 금지된 유해 음란물 판매·전시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7월 16일 하루만 사용하도록 결정했다.하루만 사용할 수 있는 반쪽짜리 승인에 조직위는 유감의 뜻을 표했다. 또 서울시는 조례에 따라 사용신고 이후 수리 여부를 48시간 이내에 결정해야
CBS가 2021년 6월 김진오 사장 취임 이후 미디어오늘 또는 미디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불명예 역사를 써내려가는 모습이다. 미디어스는 지난해 11월 18일 란 제하의 기사에서 김진오 사장의 행보를 조명했다. 당시 김 사장은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한 차별금지법 반대 토론회에 참석해 “CBS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동성애 설교를 아예 내보내지 않아 밤늦게 소강석 목사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며 “동성애 설교가 편집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방송 또
CBS 간판 프로그램인 ‘김현정의 뉴스쇼’ PD 이직 등 인력 유출이 이어지면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CBS가 지상파 라디오 PD 사관학교가 되어 버렸다는 자조섞인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김현정의 뉴스쇼는 지난 5월에도 제작팀 구성이 바뀌었는데, 이 역시 이직 때문이었다. 지난 5월 뉴스쇼 PD 2명 외 총 3명이 이직했는데 1명은 신흥 OTT로 주목받는 왓챠로, 2명은 각각 MBC와 KBS행을 택했다. 당시 한 CBS PD는 “급여문제와 노동의 양 문제, 노동의 질 문제 등 복합적인 원인 때문”이라며 “후배 PD들을 소위 갈아
권지연 : 하나님의 공의를 바로 세우는 시간, 카이로스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부터 소개하겠습니다. 평화나무 공명선거감시단장이십니다. 김디모데 목사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김디모데 : 네. 안녕하십니까.권지연 :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님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장슬기 : 안녕하세요. 장슬기라고 합니다.권지연 : 저희는 미디어오늘에서 기자님 기사만 봐요.장슬기 : 진짜요?권지연 : 아니, 다 보는데 ‘이 기사 좋다’라고 해서 보면 장 기자님 기사더라고요. 장슬기 : 이렇게 섭외를 하시는군요.권지연 : 근데 진짜로 진짜로 이
4월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뉴스타파·뉴스버스·미디어오늘 등 일부 언론사를 인수위에 출입매체로 등록하지 않은 이유, 이러한 결정을 한 날짜와 관련 회의 참석자 등을 요청했다.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인수위는 청구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공개여부(비공개·부분공개·공개)를 결정해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10일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인수위는 답을 하지 않고 5월 6일 해산해버렸다. 정보공개청구를 수없이 해봤지만 아예 답이오지 않은 경우는 처음이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들 매체를 출입거부한 것에 대
대통령 당선인의 난데없는 용산천도 선언에 국방부가 뒤집히고 외교부가 뒤집히고 반포대교를 건너는 시민들이 뒤집혔다. 소통을 강화한다고 용산 청사 앞에서 집회와 시위를 벌이는 사람을 만나주지도 않을 테고 1인 시위자의 손을 잡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도 아닐 텐데,비싼 돈 들여 지어놓은 청와대는 테마파크로 만들어 놓고 본인은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쌍으로 감싸 주는 구중궁궐로 들어가겠다니!할 말은 많지만 많이들 하고 계시기에 이 글에서는 이번 천도로 뒤집힌 또 한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바로 기자들이다. 청와대의 넓
지난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이날 대기업들은 전국단위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지역신문 등에 일제히 축하 광고를 실었다. 그중에서 삼성은 단연 돋보였다. 대다수 신문 1면 하단에 축하 광고를 게재했기 때문이다.혹자는 역대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삼성이 ‘이런 식으로’ 축하 광고를 게재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아니다. 삼성그룹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때는 주요 일간지 1면에 광고를 싣지 않았다. 당시 신문 1면 하단 광고를 장식했던 건 NH농협이었고, 축하 광고를 장식한 ‘메시지’에도 차이를 보였다.문재인 대통령 취
◆ 앵커공식 해단을 앞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판해왔던특정 언론들에 대해 출입기자 등록을 거부해논란을 자초한 바 있죠.또 윤 당선인 측은용산 대통령실 출입기자 신청을 받으면서신원진술서 제출을 요구했는데요.과도한 개인정보까지 요구해인권침해 논란까지 제기됐습니다.향후 윤석열 정부의대언론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사건, 사고들인데요.권위주의적 퇴행을 우려하는언론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김준수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의 대언론 정책에 대한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최근엔 용산 대통령실
지난 4월 15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라는 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대검찰청 기자실에 진입했다. 이들은 검사들이 브리핑하는 바로 그 자리, 기자실에 상주하는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김건희를 구속하라’라는 펼침막을 들고 서 있었다.검사들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 부패가 판을 친다느니, 권력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다느니, 수사 역량이 심각하게 저하돼 국민만 피해를 본다느니 떠들어 대고 있지만,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시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딱 권력의 최정점 앞에 멈춰서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이지만, 윤 당선인의 심기를 살피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서울신문 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은 21일 [데스크 시각] 집무실보다 대통령 별장이 시급하다는 제목으로 사설을 내보냈다. 청와대보다 열악한 국방부 집무 환경으로 인해 쉴 곳 없는 대통령의 스트레스 관리 문제가 염려되니 별장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노 전 대통령이 잘못한 일 중 하나는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없앤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남대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 때문이었다면 대신 다른 곳에라도 대통령 별장을 새로 지었어야 했다.
이번 주 쩌날리즘 기고 주제로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미디어오늘이나 뉴스타파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인수위 출입을 시키지 않는다는 얘기를 당당하게, 그것도 라디오에서 공개적으로 떠든 철딱서니 없는 여당 대표 예정자에 대해 써볼까?아니면 얼마 전 출시된 CNN+에 담겨 있는 해외 언론 고민과 NS조선이라는 한국 언론의 고민을 비교해볼까. 그렇지 않으면 평생 누군가를 비판하고 심지어 조롱하고 때로는 모욕하는 기자들이 정작 자신에 대한 비판과 조롱·모욕에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는, ‘유리멘탈’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그런데, 지난 7일 조선일
◆ 앵커경향신문이 최근 자사에서 허락되지 않는 기사를 열린공감TV를 통해 보도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했습니다. 이동형 평론가는 YTN라디오에서 하차했습니다. 수사기관은 새 정부 입맛에 맞는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인데요. 이런가운데, 민주당에 검언개혁 입법을 하루빨리 통과시키라는 국민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 리포트 경향신문이 강진구 탐사전문 기자의 해임을 통보했습니다. 경향신문이 허락하지 않은 기사를 열린공감TV를 통해 보도한 것 등이 해임의 이유가 됐습니다.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가 강진구 기자와 나눈 인터븁니다.
미디어오늘이 석연찮은 이유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입기자 등록이 거부된 이후 당선자 일정 등 단순 보도자료가 공유되는 인수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도 방출됐다.인수위 측은 미디어오늘이 인수위에서 공지한 언론 관련 협회 중에서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언론 관련 종사자로서 인수위 대변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로 등록이 가능해 궁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오늘 측은 내부 협의를 거쳐 정식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인수위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출입기자 등록 신청을
다른 언론인들에겐 별로 중요한 고민거리는 아닌 것 같지만, 요 몇 주간 나 홀로 깊게 고민했던 주제가 있었다. “언론은 공정하고 정의로운가”에 대한 것. 가만히 생각해보니 유달리 자리 욕심을 냈던 사람들도 없진 않았지만, 대체로 내가 이래저래 함께 일했던 거의 대부분의 기자들은 이 공정과 정의를, 기자로서 중요한 정체성으로 삼고 있었다.기자는 공정해야 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했던 사람들은 늘 치열하고 진지하게 기자 생활에 임했다. 그들은 가정도 내팽개치고(?) 9시 전에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