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수상자 우종창 전 월간조선 기자, "시상 주도한다던 유엔세계재활기구 엉터리"
한반도미래연합·유엔세계재활기구 측, "정말 유엔에서 시상" 주장
시상식 주관한다는 IOED 수상자 명단에 한국인 없어
우종창 전 기자, "IOED는 국제 사기 조직"

한반도미래연합 측 자료에 등장한 김정선 세계의장, 박근혜 전 대통령, 우종창 전 기자가 수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최상단 가운데부터 오른쪽으로). 우 전 기자는 "인터넷에 도는 내 옛날 사진을 가져다 쓴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제공=한반도미래연합)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엔인권상을 수상한다는 가짜뉴스가 여전히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공동 수상자로 알려진 우종창 전 월간조선 기자는 <평화나무>를 통해 "시상을 10월 18일 인도에서 한다는데, 호텔 정보나 초청장 등 안내가 아무것도 없었다"며 허탈해 했다.

앞서 <평화나무>는 지난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유포되던 박근혜 전 대통령, 유엔인권상 받는다?’ 를 단독으로 보도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한 바 있다.

취재 결과 공식적인 국제연합(UN)과 무관한,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대표가 창설한 유엔세계재활기구(UNWRO)라는 곳에서 시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대표는 2016년 한반도미래연합이란 우파 군소 정당을 창설해 2017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중도 사퇴한 바 있다.

우 전 기자는 앞서 9월 22일 “김정선 대표가 9월 20일 시상식 초청장과 비행기 표를 주기로 했으나, 아직 오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전 기자는 17일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와) 한두 달 전에 통화하며 (시상과 관련) 몇 가지를 물어보니 대답을 제대로 못하더라”라며 “실망해서 그 뒤 김 대표와 통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 전 기자는 또 “연락을 받지 않자, 김정선 대표 측에서 계속 연락을 취해 왔다”면서 “보름 전쯤 22쪽짜리 인권상 관련 자료를 받았다. 조잡한 엉터리 서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선 대표 측이) 시상을 10월 18일 인도에서 한다는데, 호텔 정보나 초청장 등 안내가 아무것도 없었다”며 “김 대표 측에 물어보니 여행사를 통해서 인도를 가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며 혀를 찼다.

그는 “(김정선 대표 측이 준) 서류 내용도 김정선 대표가 추진하는 사업 소개였다. 투자 유치 목적의 내용이었다. 인권상 관련 내용은 딱 한 줄이었다”고 밝혔다.

우 전 기자는 “며칠 전에 김정선 대표에게 전화를 해봤는데 이젠 연락도 받지 않는다”면서 “오늘이 17일인데 내일이 시상한다는 18일이다. 그런데 인도에 가야 한다는 나는 한국에 있다. 오늘이나 내일쯤 (유튜브) 방송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평화나무>는 한반도미래연합 대표이자 유엔세계재활기구 세계의장인 김정선 씨와 한반도미래연합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반도미래연합 홈페이지는 첫 화면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15일 1000명 이상의 카카오톡 채팅방 캡처
15일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채팅방 캡처

하지만 10월 15일에도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 등이 카카오톡에서 루머를 유포하고 있었다. 루머 메시지에는 <대한신보>의 8월 21일 기사 링크가 포함되기도 했다.

<대한신보> 기사 내용과 매체의 성향은 지난 6월 같은 메시지를 유포한 항상문화원이나 태형사상연구소와 상당 부분 유사하다. <환단고기> 등 유사 역사학을 신봉하며, <뉴스타운> 등 극우 매체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한 술 더 떠 <환단고기>와 성경을 섞고 있다. 우종창 전 기자도 <대한신보>를 "이상하다"고 평했다.

대한신보 캡처 화면
대한신보 캡처 화면

한반도미래연합 황당한 주장 “한국이 유엔을 주도한다” 
어렵사리 연락이 닿은 한반도미래연합 측도 박 전 대통령과 우 전 기자에게 수상하는 유엔인권상은 진짜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 모 사무총장은 <평화나무>에 “아프리카 의장국이 인도 대통령이기 때문에 뉴델리에서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도는 아프리카가 아닌 아시아에 위치해 있다. <평화나무> 기자가 의문을 표하자 그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다가 “아시아 그쪽 지역의 의장국이 인도 대통령이기 때문에 (상을) 인도에서 받으시는 거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는 30여 장의 이미지 파일을 근거 자료로 보내주기도 했다. 그가 보내준 자료들은 우 전 기자의 주장대로 매우 조악하였다. 합성한 티가 두드러지거나, 삽입한 사진이 일그러져 있기도 했다.

최 사무총장은 “유엔인권상을 주는 것만 해도 (귀한 건데) …대통령급도 아니고 사비로 (상을 받기 위해) 와야 한다”며 “어디서 거짓된 소문을 듣고 안 간다고 하니 (유엔인권상을 받을 만한지) 자격이 의심된다”는 취지로 우 전 기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초청장을 보낸 지가 언젠데 이제 와서 이러느냐"고 답답해 했다. 우 전 기자는 앞서 초청장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비행기 표 이야기도 쏙 들어갔다.

그러면서 최 사무총장은 “(이 상은) 정말 유엔에서 주는 것”이라며 “(김정선) 유엔세계재활기구 세계의장께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알리며 법과 정의를 위해 노력한 우종창 기자를 유엔에 정식으로 추천한 것이다. 유엔에서 승인하여 전 세계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인정하여 한국 정부에 알리는 효과를 기대했던 것"이라고 했다.

<평화나무>가 유엔인권상 시상은 5년 주기로 2018년 수상 이후 다음 수상 연도는 2023년이기에 올해 수상자가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최 사무총장은 "특별상이다. (김정선) 세계의장의 요청으로 유엔에서 새로 제정되어 기간에 관계없이 준다"고 답했다. 제공한 자료에는 김정선 세계의장, 박근혜 전 대통령, 우종창 전 기자가 수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평화나무> 취재진이 재차 유엔 홈페이지 조직도에 유엔세계재활기구가 없는 이유 등을 묻자, 최 사무총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유엔세계재활기구의 활동을 유엔 소속 국가 지도자들이 모두 서명해 인정했으며, 유엔 본부, 유엔 은행 등이 한국에 들어와 한국이 유엔을 주도할 것이라는 등 믿기 어려운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정작 외환 문제로 김정선 세계의장은 인도에 가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우 전 기자는 "나한테는 (한반도미래연합 측이) 김정선 대표가 일정이 바빠 인도에 못 갔다고 하더라"고 했다. 또한 "(한반도미래연합 측이) 시상 날짜도 10월 18일이라더니 12월 10일로 미뤄졌다고 했다.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12월 10일은 세계인권선언기념일로, 항상문화연구원과 태형사상연구소 등에서 6월부터 주장한 시상 날짜였다.

(자료 제공=한반도미래연합)

우 전 기자는 한반도미래연합의 주장에 황당해 하며 한반도미래연합이 제공한 자료에 나와있는 IOED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대한민국 박대모(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임) 임예규 중앙회장은 6월 11일 유엔세계재활기구 관련 기사를 캡처해 “박 전 대통령이 10월 18일 유엔세계재활기구가 선정한 ‘IOED'S ANNUAL AWARD 부분’ 세계인권특별상을 수상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그는 "알아보니 IOED는 FBI와 인터폴의 수배를 받는 인도 기반 국제 사기 조직이라고 하더라”며 “그동안 김정선 대표 측에서 여러 투자 제안을 해왔다. 5G 사업을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가 인도 사기 조직에 속은 건지, 김 대표도 공범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여러 번 물리쳐 금전적 피해를 본 것은 없다”고 말했다.

<평화나무> 취재진이 알아본 결과 IOED 관련 기사를 소개하는 해외 사이트와 IOED 공식 홈페이지가 따로 있었다. 오픈 소스 저작물 관리 시스템인 워드프레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앰배서더인도3> 홈페이지는 IOED 관련 기사를 띄엄띄엄 올리는 곳이었다. 해당 사이트는 최신 게시물로 6월 19일에 관련 기사를 올리며 수상 후보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종창 전 기자가 포함되었다고 기재했다. 김정선 세계의장은 없었다.

하지만 국제교육개발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Educational Development)를 표방하는 IOED 공식 홈페이지는, 뉴델리 현지 시각으로 10월 18일 열리는 컨퍼런스 수상자 발표에 한국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수상자 대부분은 인도인이다.

최 사무총장이 제공한 자료에는 컨퍼런스 핵심 인사로도 김 세계의장, 박 전 대통령, 우 전 기자 세 사람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IOED 공식 홈페이지의 핵심 인사 명단에는 역시 한국인이 없다.

IOED 홈페이지는 또한 국제경찰위원회(International Police Commission, IPC)와 컨퍼런스를 진행한다고 기재하였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IOED는 교육 개발뿐 아니라 사이버 보안에도 관여하고 있다.

웹사이트 툴 위블리로 제작된 IPC 홈페이지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등록 비정부기구라고 밝히고 있다. 천여 개의 단체들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협력 비정부기구에 등록되어 있다. 관련 기관의 심사를 거쳐 사단법인 설립을 인가받거나 HACCP 인증을 받는 것과 유사하다. 등록되었다고 해서 UN을 대표하거나 유엔 공식 산하 기구는 아니다.

우종창 전 기자는 "IOED 인사가 수배 전단에 나온 자료를 보았다. 게다가 IOED 자료와 김정선 대표 측이 보내준 자료는 또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IOED 의장으로 표기된 키릴 가부리치는 동유럽의 몰도바 총리로 재직하다 2015년 학력 위조로 자진 사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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