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5.18을 공산 폭동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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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5.18을 공산 폭동이라고 했다?
  • 박종찬 기자
  • 승인 2020.05.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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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등, 미 국무부 공개 문건 편집하여 가짜 뉴스 유포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의 주장이 실린 유튜브 영상 미리 보기 화면(사진=유튜브 뉴스타운 갈무리)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의 주장이 실린 유튜브 영상 미리 보기 화면(사진=유튜브 뉴스타운 갈무리)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미국 국무부가 40년만에 공개한 문건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이 공산당 간첩들의 폭동이라고 적혔다는 가짜 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허위 사실은 5월 18일에 맞춰 지만원 씨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뉴스타운, 가로세로연구소, 이봉규TV, 그리고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각종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유포되었다. 지만원 씨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허위 사실 적시로 각 1억원 이상 두 차례 손해 배상금을 물어야 했던 인물이다.

미 국무부 보고서의 일부를 잘라 설명하며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사진=유튜브 뉴스타운 갈무리)
미 국무부 보고서의 일부를 잘라 설명하며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사진=유튜브 뉴스타운 갈무리)

미국 측이 정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했을까? 지만원 씨는 미국 국무부 공개 문건 중 1980년 6월 3일 서울 주재 주한미국대사가 워싱턴 DC의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낸 <POKG가 발행한 광주 사건 공식 보고(POKG Issues its official report on Kwangju incident>에 실린 “그 폭동은 전문적으로 선동되었다(that riot was professionally-instigated)”나 “그 폭동은 공산당 요원들과 김대중 추종자들의 작품이었다(The riot was the work of communist agents and the followers of Kim Dae-Jung)”와 같은 구절을 근거로 삼는다.

하지만 지만원 씨의 주장은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을 잘라낸 것에 불과하다. 첫 번째 문장에서 지만원 씨가 누락한 앞부분을 포함하면 “그 보고서의 요지는 그 폭동이 전문적으로 선동되었다는 것이다(thrust of the report was that riot was professionally-instigated)”이다.

지만원 씨가 화면에 띄운 문건에서 해당 문장의 앞에는 “Martial Law Command(MLC) issued on May 31 a "Comprehensive Report" on the Kwangju Insurrection”이란 문장이 보인다. “계엄사령부(MLC)는 5월 31일 광주 사태에 관한 종합 보고서를 발표했다”는 뜻이다. 즉 미 국무부 보고서는 전두환 측 계엄사령부의 보고서 내용이 어떠하다고 옮겨 적은 것이다.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가 누락한 부분이 포함된 'POKG Issues its official report on Kwangju incident' 한 면 전문(사진=U.S. Department of State - Freedom of Information Act)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가 누락한 부분이 포함된 'POKG가 발행한 광주 사건 공식 보고(POKG Issues its official report on Kwangju incident, 06/03/1980)' 한 면 전문(사진=U.S. Department of State - Freedom of Information Act)

두 번째 문장에서 지만원 씨가 누락한 뒷부분을 포함하면 “-에 따르면, 그 폭동은 공산당 요원들과 김대중 추종자들의 작품이었다(The riot was the work of communist agents and the followers of Kim Dae-Jung, according)”이다.

“-에 따르면(according)”의 뒷부분은 지만원 씨가 보여주지 않은 2쪽에 “to the MLC account(계엄사령부의 설명)”으로 이어져 있다. 문장을 완성하면 “계엄사령부의 설명에 따르면, 그 폭동은 공산당 요원들과 김대중 추종자들의 작품이었다는 것이다(The riot was the work of communist agents and the followers of Kim Dae-Jung, according to the MLC account)”이다.

결론적으로 미 국무부 보고서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한 게 아니라, 전두환 계엄사령부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했다는 주장을 옮긴 것이다.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의 번역을 삽입한 'Korea Monitoring Group Situation Report No. 7'(사진=지만원의 시스템클럽)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의 번역을 삽입한 '한국 모니터링 그룹 상황 보고 제7호(Korea Monitoring Group Situation Report No. 7, 05/25/1980)'(사진=지만원의 시스템클럽)

또 지만원 씨는 1980년 5월 25일 워싱턴 DC의 미 국무장관이 제네바 대표부로 보낸 <한국 모니터링 그룹 상황 보고 제7호(Korea Monitoring Group Situation Report No. 7)>에서 “The moderate citizens committee has lost control of the situation and the radicals appear to be in charge. peoples courts have been set up and some executions have taken place”란 문장을 “온건파 시민위원회는 시위의 통제권을 잃었으며 극렬분자들이 주도권을 잡은 것으로 판단. 인민재판이 열리고 있었으며 몇몇이 처형되었음”이라고 번역하기도 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80년 5월 26일 미 국무부로 보낸 'Korean SitRep(05/26/1980)'(사진=U.S. Department of State - Freedom of Information Act)
주한미국대사관이 80년 5월 26일 미 국무부로 보낸 '한국 상황 보고(Korean SitRep, 05/26/1980)'(사진=U.S. Department of State - Freedom of Information Act)

하지만 지만원 씨는 다음날인 1980년 5월 26일 미국 측이 보완한 보고서를 누락했다. 26일 서울의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한국 상황 보고(Korean SitRep, 1500, Monday, May 26, 1980)>는 광주 상황이 5월 25일 더 나빠졌다며(Situation in Kwangju: During the course of Sunday, May 25, events in Kwangju took a sharp turn for the worse,), 심지어 인민 재판소와 처형이 있었다(even of people’s courts and executions)고 기록했다. 하지만 이어 괄호로 25일의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주의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첨언했다(These have not been confirmed and should be treated with caution).

미국 국무부가 5·18 당시 생산한 '한국 모니터링 그룹 상황 보고 제8호(Korea Situation Report No. 8, 05/26/1980)'(사진=U.S. Department of State - Freedom of Information Act)
미국 국무부가 5·18 당시 생산한 '한국 상황 보고 제8호(Korea Situation Report No. 8, 05/26/1980)'(사진=U.S. Department of State - Freedom of Information Act)

같은 날 26일 워싱턴 DC의 미 국무장관이 제네바 대표부로 보낸 <한국 상황 보고 제8호(Korea Situation Report No. 8)>는 “광주 상황은 고요하지만 긴장된 채로 유지 중이고, 반군이 인민 재판소를 세우고 사형을 집행했다는 이전의 보고서는 완전히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The situation in Kwangju remanis quiet but tense, an earlier report that the insurgents had set up people’s courts and had carried out executions has not been fully confirmed, and should be treated with caution)”며 전날의 7호 보고서에 대해 경계했다.

그렇다면 25일 미국 측은 어떻게 광주에서 인민 재판이 열린다는 내용을 들은 것일까?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미국 언론인 팀 셔록이 미국 정부로부터 입수해 광주에 기증한 문서를 분석하여 2018년 8월 20일 해당 내용을 발표했다. 바로 전두환 신군부가 미국에 흘린 허위 정보였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전두환 신군부는 미국 측에 폭도 2천여 명이 무장 투쟁 장기화를 목적으로 산악 지대로 도주했다는 허위 정보를 퍼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만원 씨는 유튜브와 홈페이지 활동뿐 아니라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무리와 함께 5월 18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시위하며 “5.18은 북한 간첩이 일으킨 폭동”, “(5.18은) 김대중 졸개하고 북한 간첩하고 함께 해서 일으켰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주장하는 등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망언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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