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가짜 뉴스 법적 대응할 것"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최근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을 위해 일반 교회에 출석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메시지와 채팅방 캡처 이미지가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등에 돌면서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유포되는 메시지와 카카오톡 채팅방 캡처 이미지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이미지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메시지

<분당에 계신 목사님이 올리신 글>이라는 메시지에는 내부 고발자가 제보했다며, 신천지가 신도들에게 신천지 예배에 참석하는 대신 일반 교회로 가서 코로나19를 전파하라고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코로나19가 신천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여론을 만들라는 것이다.

메시지는 일반 교회에서 새로운 신자가 오면 안내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2주 뒤에 오라고 해야 한다고도 했다. 신천지 신도가 위장하고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당 메시지는 강신유 광주이단상담소장이 총신대 동기 목사와 통화한 내용이라는 문장도 추가되어 유포되기도 했다.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메시지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메시지

다른 메시지는 “외부 포교 활동은 정상 진행”하며 “주일(일요일)은 기성 교회로 가서 예배를 드리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공지 전달로 보인다. “최근 신천지 김남희 폭로 사건과 대구 다대오지파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여파로 모든 지파가 문을 닫았습니다”라고도 했다. 김남희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와 사실혼 관계였던 인물로 신천지의 2인자였으나, 탈퇴하여 최근 유튜브에서 이만희 교주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메시지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메시지

신천지 신도들의 대화처럼 보이는 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캡처 이미지는 “의심 증세가 있으면 저처럼 하십시오”라며 “지령대로 근처 교회에 가서 퍼뜨릴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실시간 검색어에서 신천지가 내려가서 다행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메시지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메시지

또 다른 채팅방 캡처 이미지에는 신천지 신도로 추정되는 이들이 3월 14일 창원에 있는 신천지 교회로 모이자는 내용이 담겼다. 채팅방 참가자들은 반대하는 사람 없이 참석에 동의하고 있었다.

 

전문가들, “사실 아닐 것”

이같이 유포되는 메시지에 전문가들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신천지 초기 교리를 정립하고 20년 동안 신천지에 몸담았었던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현욱 소장은 "각자 집에서나 다른 공간에서 인터넷 예배로 대체할 것"이라고 보았다.

임웅기 광주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 신도가 기성교회 들어와 코로나19를 옮겼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신천지가 더 비난받을 일을 자초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임웅기 소장은 “바벨론(일반 교회를 일컫는 신천지 용어) 예배 참석은 (신천지 입장에선) 죄를 지는 것이어서 (신천지 예배에 다시 참석해) 잿물로 씻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신천지 예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신천지 전도 교관 출신의 김충일 전도사는 해당 채팅방에 직접 참여해보았다. 김 전도사는 “신천지에서는 카카오톡 자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내부 지시를 들켜) 텔레그램 방도 나가게 하는 상황에서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오픈 채팅방으로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김충일 전도사는 채팅방에서 발견한 ‘정통 교회’, ‘아버지에 대한 믿음’, ‘지령’ 등도 신천지에서 쓰는 용어가 아니라고 했다. 신천지에서는 일반 교회를 ‘(멸망할) 바벨론’이라고 부른다. 또한 각종 욕설과 음담패설 등이 난무한다며 “신천지 문제가 대두되자 22일 장난식으로 개설된 것 같다”고 보았다. 김 전도사는 "실제 명령이었다면 신도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하고, 일부에게 내려진 특명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아야 한다. 지령을 받았느냐고 물어보는 것 자체로 신천지 대화로 보기 어색하다"고도 했다.

김충일 전도사에 따르면 3월 14일에는 창립 예배가 있는 날이다. 창립 예배는 신천지 ‘사명자’ 등급 이상은 필수 참석이고, 그 외 사람은 가고 싶어도 못 간다. 김 전도사는 “참석 가능한 사람이 정해져 있는 3월 14일 창립 예배 참석 여부를 묻는다는 건 신천지 신도들의 대화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뉴스앤조이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강신유 소장은 해당 메시지를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신천지가 교회에 올 수도 있다는 학교 동기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한 적이 있는데, 해당 메시지와 섞여서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신천지, “가짜 뉴스에 법적 대응하겠다”

신천지 매체 천지일보는 21일 신천지 총회본부가 신도들에게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보도했다. 문서 작성 프로그램 화면을 그대로 캡처했는지 곳곳에 빨간 밑줄이 쳐져 있었다. 해상도도 떨어진다. 엔터 키를 누른 흔적도 보인다.

21일 신천지 공문(사진=천지일보 포착 이미지)
21일 신천지 공문(사진=천지일보 포착 이미지)

이후 완결된 형태의 공지 문서가 배포되었다. 신천지는 가짜 뉴스에 법적 대응하겠다도 했다.

22일 언론에 퍼진 신천지 공문
22일 언론에 퍼진 신천지 공문

신천지의 덫이다? 

한편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신천지가 덫을 놓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23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한이연·박형택 소장)에 따르면 신천지 섭외부장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한이연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해당 인물은 유포 이미지를 보내며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알려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이연이 유포 이미지를 올릴 경우 망신을 주거나 허위 사실 유포로 고소를 하려고 했다는 분석이다.

신천지 섭외부장으로 알려진 사람이 보낸 메시지(사진=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제공)
23일 신천지 섭외부장으로 알려진 사람이 보낸 메시지(사진=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제공)

전국 각지 교회서 신천지 추정 신도 포착 

전국 각지의 기존 교회에서는 신천지 신도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서울의 한 교회에서는 21일 금요 기도회 시간에 처음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교회 목사가 코로나19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역학조사를 위해 연락처를 남겨달라고 하자, 방문자는 머뭇거리며 휴대폰이 없다고 했다. 가족 연락처라도 남겨달라는 목사의 말에 방문자는 어머니 연락처라며 전화번호를 적었다. 목사가 바로 전화를 걸자 없는 번호라는 안내 음성이 나왔다. 방문객은 돌아갔다.

23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의 한 교회에서 신천지 신도 2명이 잠입했다가 들켜 쫓겨났다. 해당 신천지 신도 중 1명은 교회 등록 교인만 들어올 수 있다는 목사의 말에 욕을 하고 주먹으로 위협했다. 목사가 휴대폰을 들어 촬영하려고 하자 도망쳤다. 다른 1명은 해당 교회에 몇 번 왔었던 신천지 신도였다. 대구에서도 한 교회에서 새벽 기도 시간에 신천지 신도 2명이 와서 쫓겨났다.

23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에서도 같은 사례가 발견됐다. 오후에 교회에 찾아온 낯선 사람이 담임목사 얼굴을 몰라보고 진입을 시도했다. 담임목사가 신원을 확인하자 방문자는 “구역 활동만 하기 때문에 담임목사 얼굴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교회는 지역별 교회 소모임을 구역 대신 목장이라는 명칭으로 10여 년 전부터 써오고 있었다.

담임목사가 구역장 이름을 묻자 방문자는 교인이 아닌 사람의 이름을 댔다. 담임목사가 나가달라고 하자 방문자는 버티다가 소리를 질렀다. 교회에는 오전에도 낯선 사람 2명이 찾아왔다가 돌아갔다.

이외에도 인천,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교회에 처음 온 방문자들이 이름과 연락처를 묻는 질문에 그냥 돌아간 사례들이 알려지고 있다.

 

이미 교회에 잠입한 신천지 추수꾼, 여전한 거리 포교

새로 찾아온 신천지 신도뿐 아니라 기존에 교회에 숨어 들어간 신천지 ‘추수꾼’을 색출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추수꾼은 기존 교회에 잠입하여 기존 신자를 신천지로 포섭하거나, 교회 내 영향력을 키워 분쟁을 일으키거나 아예 교회를 장악하는 ‘산 옮기기’ 전략을 시행하는 이들이다.

22일 MBC 보도에 따르면 대구의 한 일반 교회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감염자를 확인한 결과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로 해당 교회에 잠입한 신천지 추수꾼이었다.

한편 지자체가 폐쇄한 신천지 교회 외에 알려지지 않은 복음방 등지에서 신천지 오프라인 모임이 열리거나, 거리 포교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경기도 성남에서는 신천지 거리 전도자들이 자신들은 대구에 안 갔다면서 포교를 시도했다. 앞서 신천지는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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