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코로나19 확진 은폐·축소 시도에 감염 확진 공포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18-19일 연이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 다대오지파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신천지의 대응과 은폐 시도가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18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하는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사진=연합뉴스DB)
18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하는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사진=연합뉴스DB)

코로나19 증상에도 검사 거부하고 신천지 예배 출석한 31번 확진자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19일 오늘 오전 10시 10분부터 시작된 브리핑에서, 오전 8시 집계 기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10명 중 7명이 31번 확진자와 함께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31번 확진자는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여성이다.

권영진 시장은 대구 거주자뿐 아니라 신천지대구교회에 참석한 경상북도 타 지역 거주자 중에도 확진자가 있다고도 밝혔다. 권 시장에 따르면 31번 확진자가 2월 7일부터 17일까지 전날 6일에 일어난 교통사고를 이유로 입원한 새로난한방병원 관계자와 환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9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하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사진=연합뉴스DB)
19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하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왼쪽)(사진=연합뉴스DB)

이어진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는 추가 확진자들 15명 중 10명이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라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 중 13명이 대구·경북 거주자이다. 추가 확진자가 15명으로 확정됨에 따라 18일 31명에서 19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6명이 됐다.

31번 확진자는 새로난한방병원 입원 기간 중 외출하여 2월 9일과 16일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출석하고 15일에는 대구 동구 퀸벨호텔 2층 뷔페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도중 2월 10일 폐렴 증상을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새로난한방병원 측의 권고를 두 차례 거부했고, 증상이 심해져 세 번째 권유에 수성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하여 검사를 받고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31번 확진자는 입원 기간 중 여러 차례 외출하여 ‘나일론 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경북일보는 18일 기사에서 경상북도 성주군 공무원 51명이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 퀸벨호텔에서 31번 확진자와 함께 식사했다고 보도했다. 성주군청은 방역 작업과 아울러 해당 51명에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TV조선의 19일 뉴스에 따르면 31번 확진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1월 29일 직장인 씨클럽의 서울 강남에서 열린 본사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했다. TV조선은 해당 세미나에서 31번 확진자가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구일보의 18일 기사에서도 수도권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구 동구청을 인용하여 씨클럽이 다단계 회사라고 밝혔다.

한편 31번 확진자가 무리하게 신천지 예배에 참석한 이유를 신천지 특유의 ‘출석 인증’ 때문이라고 보는 해석이 있다. JTBC의 19일 보도에서 인터뷰한 신천지대구교회 탈퇴자는 “(신천지대구교회에서) 링거병까지 달고 와서 인증하라고 했다. 나도 아파서 전화했더니 출석만 찍고 가라고 해서 할 수 없이 갔다”고 전했다.

신천지대구교회 참석 인원…진실은?
18일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신도라는 것이 알려지자 신천지는 언론에 예배 출석 인원이 300명이라고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의 18일 기사는 “300여 명의 신도를 둔 교회”라고 적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9일 브리핑에서 “2월 9일과 16일 1부 예배 8-9시 예배에 참여했던 명단은 파악을 다 했다. 1000여 명 조금 넘는다. 오늘부터 전수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보고했다. 각 예배당 500여 명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신천지 초기 교리를 정립한 중직자 출신의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평화나무 취재진에 “경북 신천지 다대오지파만 1만4천-1만5천 명이고 신천지대구교회만 재적이 1만 명이 넘는다. 인증률로만 보면 9천 명, 실제 예배 출석률은 8천 명 정도”라며 “당국에 빨리 고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구·경북을 근거로 하는 신천지 다대오지파는 2018년에만 1만2천 명이 넘었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선전했다.

은폐·위장 시도 속에 커지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성
CBS노컷뉴스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는 당일 신도들에게 “자율 활동의 날”이라며 신천지대구교회 예배당 출입을 통제했다. “2인 1조로 활동”하고 “활동 후엔 어디 들어가서 재정비나 여가 시간을 보내라”며 야외 포교 활동을 지시하기도 했다. 공지에는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내용은 없었다.

기독교포털뉴스는 18일 “신천지 집회 장소는 보통 교회들처럼 의자가 아닌, 바닥에 줄지어 앉는 방식이다. 따라서 사람들과 더욱 붙어 앉게 된다. 집회 시간도 일반 교회와 달리 보통 1시간 반을 넘긴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변상욱 YTN 앵커 페이스북(사진=변상욱 페이스북, 2020.02.19.)
변상욱 YTN 앵커 페이스북(사진=변상욱 페이스북, 2020.02.19.)

변상욱 YTN 앵커도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존의 교회처럼 의자를 놓고 앉아 앞뒤로 거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모여 앉는 구조라 앞뒤로도 붙어 앉아 확산이 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JTBC는 19일 신천지대구교회 탈퇴자 인터뷰를 실어 예배 현장이 “숨 쉬는 것까지도 다 들을 수 있”다고 알렸다. 탈퇴자는 신천지대구교회 승강기에선 “꼼짝도 못할 정도로 밀착”되어 있다고 밝혔다. 의자가 아니라 바닥에 앉는다고도 밝혔다.

변상욱 앵커는 또한 “성적순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기본 교리 체제상 외부 활동이 경쟁적으로 이뤄져 본부가 분명한 지침을 내려야 자가 격리나 외부활동 자제가 이뤄질 겁니다”라며 “당국이 직접 (신천지) 본부와 연락해 조치해야 합니다”라고 신천지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 방안을 내놓았다. 변 앵커는 한편 “신도들이 가족에게 종교 활동을 숨기고 있는 경우도 많아 관리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걱정했다.

신천지대구교회 섭외부 공지로 알려진 이미지(사진=윤재덕 유튜브)
신천지대구교회 섭외부 공지로 알려진 이미지(사진=윤재덕 유튜브)

변상욱 앵커의 걱정이 드러나듯 신천지 섭외부에서는 신도들에게 공지를 보내 위장과 거짓말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내부 용어로 신천지를 S라 칭하는 공지는 텔레그램으로 전달됐으며, 각 경우에 대한 지침이 적혀 있었다. ‘텔레 투 넘버’란 휴대폰 하나에 텔레그램 두 계정을 실행하는 기능으로, 누군가 휴대폰을 확인하더라도 신천지 메시지가 오간 텔레그램 계정을 쉽게 감출 수 있다.

신천지대구교회 섭외부 공지로 알려진 이미지(사진=윤재덕 유튜브)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이 공개한 신천지대구교회 섭외부 공지는 신도가 신천지 소속이 드러난 경우에 “그날 예배에 안 갔다”거나 “다른 데서 예배 드렸다”라고 말하라고 지시했다. 신천지로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의심 받을 경우에는 “신천지에 코로나가 있는 것이 나랑 무슨 관계냐? 내가 코로나 걸렸으면 좋겠냐?”라고 되물으며 신천지와 관계없는 사람으로 위장하라고 지시했다. 신천지 섭외부는 경호·이슈 관리·내부 인원 단속·신도 탈퇴 저지 등의 역할을 하는 부서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공지(사진=신천지 어플리케이션 포착 이미지, 2020.02.18.)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공지(사진=신천지 어플리케이션 포착 이미지, 2020.02.18.)

신천지는 18일 홈페이지 공지에 “오늘부터는 성도 여러분과 지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국 모든교회에서 당분간 모든 예배 및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및 가정예배로 대체”한다고 했으나, 신천지 신도들이 18-19일 간 전국 각지의 교회와 대학교를 돌아다니며 신천지 신문이나 손 편지를 우편함에 넣은 사실이 알려졌다.

신천지가 한 대학교 기독교 선교단체 우편함에 넣은 우편물 뭉치(사진=제보자 제공, 2020.02.18.)
신천지가 한 대학교 기독교 선교단체 우편함에 넣은 우편물 뭉치(사진=제보자 제공, 2020.02.18.)

이러한 신천지의 코로나19 확진 축소·은폐·위장 대응 의혹에 감염 확산 가능성과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한편 신천지대구교회는 기독교포털뉴스, 뉴스앤조이, CBS노컷뉴스 등 기독교계 언론의 연락을 모두 받지 않은 채 연합뉴스 19일 기사에서 “내부 공지를 돌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19일 기사에서는 “교회 차원이 아닌 개인이 자체적으로 그런 공지를 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형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소장은 “신천지는 지침으로 지시하고 신도들이 명령에 따르는 통제적인 기관이다. 개인적으로 공지를 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